옆에 많이 읽은 글 읽다가 생활비 이야기가 있어서요.
저희집은 아직 아기가 어려요. 이제 두돌 반 정도 되고,
아주아주아주 평범한 서민이라고 생각해요.
(맞벌이 안하니까 지금은 평범은 아니고, 좀 많이 서민이네요^^;;;)
다만, 지방에 사니까, 남들처럼 억소리나게 벌지 않아도 그냥 저냥 살아는 지네요.
전세 살고, 분양받아 놓은 집은 있어요.
예정대로라면 입주할때 빚은 없을거 같지만, 전재산을 집에 올인하는거죠. 그야말로 현금보유율이 0%
아이를 낳고, 생활비 자체가 많이 늘지는 않았는데,
생활비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상을 초월하게 늘었어요.
생활비가 100이라고 치면 그 중 유류비와 관리비, 공과금 제외하면 거의 90프로가 식비예요.
문화 생활 안하고요, 계절별로 남편 티셔츠 한두개, 청바지 한두개, 운동화 한개정도..
제 옷은 안산지 엄청 오래돼서
아기 낳고 수유하면서 몸무게가 엄청 빠져서 아기 두돌쯤 임신 전에 입던 옷 다 버렸더니, 지금은 정말 입을 옷이 없어요.
(애석하게도 살이 다시 차올라서 옷 버린거 후회해요 ㅜㅜ)
문화생활은, 결혼 전이나 임신 전에 배우고싶은거 많이 배우고 보고싶은거 많이 보고, 하고싶은거 많이 해봐서 그닥 목마르지는 않아요. (정확히는 아기가 별난편이라 문화생활의 'ㅁ'자도 생각 안나요. 혼자만의 시간이 난다면 자고싶어요)
화장품은 아기랑 24시간 있으니 기초도 안발라서 필요없어요.
아기 전집 한질도 없고요(사실 필요하다고 생각도 안해요.), 동화책이 한 다섯권 되나?
장난감은 할머니들이 해도 너무한다며 사주신게 몇가지 있고요(전 그렇게 생각안했는데, 불쌍하대요 ㅠㅠ)
문화센터 안다녀요.
어린이집 안다녀요.
홈스쿨링? 방문학습지? 그런거도 안해요.
미술용 재료들은 여동생이 미술전공이고 지금도 활동 중이라서 연습용 도화지같은거나 물감, 크레파스, 색연필 같은 거 화방에서 얻어줘요. (워낙 오래가고 친하니까 조카 생겼다니 그냥 챙겨주신데요)
베란다에 물감이랑 도화지 몇장 펴놓으면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 나가서 뚜껑 열고 붓으로 쑤셔서 막 그리고 놀아요.
이게 아이가 하는 교육? 정기적인 놀이?의 전부같아요.
머리삔이나 머리띠 같은 소품은 역시 여동생 친구들이 만들어 줘요.
옷은 아기가 워낙 우량아여서 6개월에서 돌 사이에 산 옷들이 죄다 110이어서 아직까지 그때 옷 입어요. 그땐 110이 꽉 꼈는데 지금은 정상체중이라서 넉넉하게 맞거나 커요.
제일 최근에 옷 산게 2월달에 원피스 두벌 산거예요. 그 뒤론 하나도 안샀고, 발이 무럭무럭 자라서 신발은 종종 사줘요.
어머..쓰고 보니 진짜 우리 아기 돈 들어가는게 없는거 같네요..;;;
근데 식비가 진짜 상상을 초월하게 들어가요.
워낙에 안먹는 아기고(굶겨봐라 이런 조언 말아주세요~ 입원도 시켜봤어요 ㅠㅠ )
그나마 먹는게 살치살이나 꽃갈비살, 채끝 아주 연한거, 안심은 가끔 내키면 아무것도 없이 구워줘야 먹고요.
요구르트(비싼거 먹어요. 한병에 이천원정도 해요. 하루에 네다섯개, 우유도 안먹고 분유도 안먹어서 이거라도 먹이래요. 이것도 오만떼만거 다먹여보고 겨우 먹는거 찾은거예요)
포도 한송이(겨울엔 눈물나게 비싸요)
귤(여름엔 눈물나게 비싸요)몇개
생무, 생연근, 생고구마, 생당근, 생밤, 멸치, 해산물 찌거나 구운거(갈치,대구,전복,새우, 가자미 등), 배추김치, 고들빼기 김치, 케일 구운거 정도 먹어요.
그게 뭐? 하시겠지만, 제철 아니면 채소값도 엄청 비싸요. 지금도 옆에서 고구마 뜯고 있어요.
고기랑 해산물은 소금만 아주 약간 쳐야지 다른 양념하면 안먹어요.
비린내나도 안먹어요.
질겨도 안먹고 불고기도 안먹어요. 해산물은 감사하게도 친정엄마가 떨어지지 않게 대주세요.
여기에 밥 아주아주 아주 아주아주 조금 먹어요.
과자도 안먹고 빵도 안먹다가 한달전쯤부터 식빵이나 모닝빵같은것만 조금씩 먹어요.
간식은 위에 적은 포도, 귤, 생채소, 케일 구운거 먹고요..ㅡㅡ^
당연히 외식도 거의 안해요. 유일한 외식이 가아~~~끔 소고기 구워먹으러 가는거예요. 그냥 밥집같은데 가면 아기가 안먹어요.ㅡㅡ;
와..적고나니 환장하겠는데, 다니는 소아과에서는 이만한것도 감사하게 생각하래요. 진짜 안먹어서 대학병원에 입원시켰었거든요. ㅡㅡ;;저도 사실 감사하는 중이고요.
근데 이러니까 정말 식비가 상상을 초월하다 못해 기가 막히게 나와요.
오늘도 인터넷 장보기로 아기 고구마랑 케일 주문하다가 지난 내역 쭉 열어보니 전부다 먹는거네요..;
카드 내역은 죄다 마트고요.
혹시 저희처럼 식비 비율이 90프로에 달하는 분 또 계세요?
저 불고기 소분해서 얼려보는게 소원인 여자예요.
양념한 고기도, 냉동 된 고기도 안먹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