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식 낳고 후회한단 글보고

조회수 : 2,335
작성일 : 2013-07-31 08:14:26

불현듯 돌아가신 친정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제가 4남매의 막내로 바로 위 오빠랑 7살 차이 났었지요.

그러다 보니 친정 어머님은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 이미 할머니 소리를 들으실 정도로 나이

있으셨구요.

친정어머님이 늘 절 보면서 하신 이야기가 저걸 언제 키우나 였습니다.

당신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데 앞에서 철딱서니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해대는 어린 제가

참으로 안타까우셨던가 봅니다.

늦게 난 막둥이 공부는 다 마칠 수 있을까, 결혼은 시킬 수 있을까.

당신 나이를 생각하면  그리고 그 당시 집안 형편을 생각하면 저를 키우는게 꿈같이 아득하게 느껴지셨나봐요.

다른 자식은 다 커서 직장이다 학교다 해서 다 나가고 없고 당신 옆에서

혼자 놀고있는 저를 말끄러미 보시곤 하셨지요.

그리곤 저를 가만히 끌어 안아 주셨어요.

나이 차는 언니나 오빠 보다 제 형제가 되어주고, 친구도 되고 장난감이 되어주셨던 늙고 힘없는 엄마. 

그래도 한번도 너를 왜 낳았는지 하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어요.

한번도 너 같은 자식 낳아봐야 내 속을 안단 말씀도 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똑똑한 딸도 아니고 그다지 예쁜 딸도 아니었고 그저 적당히 부모님 속도 썩이는 자식이었는데두요.

대신 늘 우리 막둥이가 우리 집안의 복덩어리다, 그래서 우리집 형편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라는 말을 하셨지요.

저는 자라는 동안 제가 복덩어리라는 그말이 진리인줄 알았어요.

지금은 단지 제가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던 시기에 태어났을 뿐이란 걸 알지만요.

경제가 안좋던 시절 4남매를 대학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다 보내신 친정부모님.

그리고 다른 부모님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나이 오십이 넘어도 그런 글을 보니 울컥 부모님이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자식이 다 자라고 보니 품안의 자식이라는 말처럼 그래도 자식들이 작은 말썽거리라도 피우며 내 눈 앞에 있었던

시절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그립네요.

 

IP : 71.224.xxx.10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저도
    '13.7.31 8:20 AM (121.169.xxx.246)

    아들래미땜에 정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때가 많은데
    문득 드는 생각이 10년 뒤, 20년 뒤 오늘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몸은 너무 힘든데
    마음은 참 행복합니다.

    난 엄마니까
    엄마 품에서나마 어리광 부리는 울 아들.
    제가 좀 더 넓은 품을 가지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그런 엄마 마음을 아는지
    아이도 조금씩 나이 먹어갈 수록 바르게 자라가는 모습이 보여
    행복하네요.

  • 2.
    '13.7.31 8:44 AM (175.118.xxx.224)

    저도 늦둥이 막내예요ᆞ저희 엄마도 힘들단 표현보단막내는 자식 중에 제일 안쓰럽다 그러셨어요ᆞ예뻐만 해주셨으니 어릴때 그 의미를 몰랐고요ᆞ나이 많은 부모가 어린 막내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드셨을거란 짐작을합니다ᆞ요즘의 나이상관없이 활기찬 부모님들 새대가 아니시거든요ᆞ

    아직 품안의 어린 애기들 키우고 있고 아직은 많이 힘들지만, 내목숨보다 소중하고 완전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는게 무한한 행복을 주는 것 같아요ᆞ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4200 산북성당 쌍화차? 7 궁금 2013/11/22 2,868
324199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보신 분 있으세요? 8 ff 2013/11/22 1,777
324198 작년판 빈폴 다운패딩인데 1 사라 2013/11/22 1,930
324197 남미 여자 아이돌의 위엄 1 우꼬살자 2013/11/22 1,999
324196 잇몸수술은 의보가 되나요? 6 깍뚝이좋아 2013/11/22 1,795
324195 스마트폰을 폴더처럼 3 스맛폰 2013/11/22 1,500
324194 부모님 25년 운영한 식당...접고싶게 만든 블랙컨슈머.(제발 .. 59 vina 2013/11/22 19,326
324193 급질>어제 빕스 2만원 할인권 사신 분,찾아요. 어디있어요?.. 2013/11/22 1,651
324192 아들구스다운 사러 하루종일 다녔는데 7 헤비다운 2013/11/22 3,056
324191 옛날엔 아파트에서 반팔에 반바지 입고 살지 않았나요? 4 궁금 2013/11/22 3,275
324190 어린이집 대기 1번이었는데 전화 안 받았다고 밀려났어요 3 찐감자 2013/11/22 2,731
324189 서천 갈대숲 낼 갈라꼬 하는데 갈데가 또 있나요? 2 .. 2013/11/22 1,446
324188 접촉사고후 상대방에서 수리비 입금이 안되네요. 3 Pinga 2013/11/22 1,774
324187 택배라고 해서 문열어줬는데 안오는경우? 2 .... 2013/11/22 1,314
324186 10년된 결혼예복 작아졌는데 버릴까요? 3 고민맘 2013/11/22 2,136
324185 담요 받았다는 글 올렸는데.. 1 담요 2013/11/22 1,170
324184 아들 때문에 고민이에요.. 7 너구리 2013/11/22 2,391
324183 저렴하고 취할 수 있는 술 추천 부탁드려요. 1 보라돌 2013/11/22 1,080
324182 거위털이나 오리털이불 사용 하시는분.. 5 거위털이불 2013/11/22 2,241
324181 친정아버지 3 김장 2013/11/22 1,264
324180 베스트글 중에 '소름끼치네요'를 보면서 이말을 꼭 하고 싶네요 7 아마 2013/11/22 3,216
324179 절임배추사서 간편김장하면 사먹는것보다 나을까요? 9 자취 독신녀.. 2013/11/22 2,770
324178 오늘 시국미사 중계 하나요? 3 ... 2013/11/22 1,323
324177 (급) 맥주 안주사러 편의점갑니다. 뭘 살까요? 8 ㅇㅇ 2013/11/22 2,057
324176 롱샴 르플리아쥬~ 1 소피아87 2013/11/22 2,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