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식 낳고 후회한단 글보고

조회수 : 2,284
작성일 : 2013-07-31 08:14:26

불현듯 돌아가신 친정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제가 4남매의 막내로 바로 위 오빠랑 7살 차이 났었지요.

그러다 보니 친정 어머님은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 이미 할머니 소리를 들으실 정도로 나이

있으셨구요.

친정어머님이 늘 절 보면서 하신 이야기가 저걸 언제 키우나 였습니다.

당신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데 앞에서 철딱서니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해대는 어린 제가

참으로 안타까우셨던가 봅니다.

늦게 난 막둥이 공부는 다 마칠 수 있을까, 결혼은 시킬 수 있을까.

당신 나이를 생각하면  그리고 그 당시 집안 형편을 생각하면 저를 키우는게 꿈같이 아득하게 느껴지셨나봐요.

다른 자식은 다 커서 직장이다 학교다 해서 다 나가고 없고 당신 옆에서

혼자 놀고있는 저를 말끄러미 보시곤 하셨지요.

그리곤 저를 가만히 끌어 안아 주셨어요.

나이 차는 언니나 오빠 보다 제 형제가 되어주고, 친구도 되고 장난감이 되어주셨던 늙고 힘없는 엄마. 

그래도 한번도 너를 왜 낳았는지 하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어요.

한번도 너 같은 자식 낳아봐야 내 속을 안단 말씀도 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똑똑한 딸도 아니고 그다지 예쁜 딸도 아니었고 그저 적당히 부모님 속도 썩이는 자식이었는데두요.

대신 늘 우리 막둥이가 우리 집안의 복덩어리다, 그래서 우리집 형편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라는 말을 하셨지요.

저는 자라는 동안 제가 복덩어리라는 그말이 진리인줄 알았어요.

지금은 단지 제가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던 시기에 태어났을 뿐이란 걸 알지만요.

경제가 안좋던 시절 4남매를 대학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다 보내신 친정부모님.

그리고 다른 부모님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나이 오십이 넘어도 그런 글을 보니 울컥 부모님이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자식이 다 자라고 보니 품안의 자식이라는 말처럼 그래도 자식들이 작은 말썽거리라도 피우며 내 눈 앞에 있었던

시절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그립네요.

 

IP : 71.224.xxx.10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저도
    '13.7.31 8:20 AM (121.169.xxx.246)

    아들래미땜에 정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때가 많은데
    문득 드는 생각이 10년 뒤, 20년 뒤 오늘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몸은 너무 힘든데
    마음은 참 행복합니다.

    난 엄마니까
    엄마 품에서나마 어리광 부리는 울 아들.
    제가 좀 더 넓은 품을 가지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그런 엄마 마음을 아는지
    아이도 조금씩 나이 먹어갈 수록 바르게 자라가는 모습이 보여
    행복하네요.

  • 2.
    '13.7.31 8:44 AM (175.118.xxx.224)

    저도 늦둥이 막내예요ᆞ저희 엄마도 힘들단 표현보단막내는 자식 중에 제일 안쓰럽다 그러셨어요ᆞ예뻐만 해주셨으니 어릴때 그 의미를 몰랐고요ᆞ나이 많은 부모가 어린 막내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드셨을거란 짐작을합니다ᆞ요즘의 나이상관없이 활기찬 부모님들 새대가 아니시거든요ᆞ

    아직 품안의 어린 애기들 키우고 있고 아직은 많이 힘들지만, 내목숨보다 소중하고 완전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는게 무한한 행복을 주는 것 같아요ᆞ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2381 바나나먹으면 속이 아파요 4 음음 2013/08/03 3,365
282380 라면킬러 5 게을러 2013/08/03 1,402
282379 진짜 더워요 1 대구 2013/08/03 1,008
282378 한달에 9400쌍 이혼, 그래서 이혼시장이 각광받고 있다네요 6 호박덩쿨 2013/08/03 3,530
282377 예술의 전당 근처 호텔이나 숙소 2 딸과 함께 2013/08/03 2,439
282376 천년약속 어디서 파는지 아세요? 어디에 2013/08/03 821
282375 아는 분이 이런 문자를 보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되죠? 21 2013/08/03 16,024
282374 조카의 그림 일기 2 방학숙제 2013/08/03 1,310
282373 생중계 - 민주당 국민보고대회와 제 5차 범국민촛불집회 6 lowsim.. 2013/08/03 1,176
282372 게스트 하우스의 개념 좀 알려주세요~~ 3 ///// 2013/08/03 1,696
282371 누린내 약간 나는 돼지갈비 어떻게 구제할까요? 10 울딸도 뽀로.. 2013/08/03 3,098
282370 피자헛 주머니 피자 어때요? 4 시킬까말까 2013/08/03 2,380
282369 어제 외식 두 번 했는데 오늘 얼굴이 부었어요- - 8 조미료땜에?.. 2013/08/03 2,075
282368 생선팬 추천해주세요 2 BRBB 2013/08/03 1,426
282367 설국열차- 관객의 지적수준을 존중해주는 영화 10 11 2013/08/03 3,351
282366 촛불집회’ 한달새 5백→2만5천명…오늘은? 9 ... 2013/08/03 1,328
282365 82님은 여행가면 어떤 타입이세요꽃보다 할배에서 15 꽃보다 할배.. 2013/08/03 3,255
282364 지금 족발먹고 있어요... 3 bb 2013/08/03 2,667
282363 쇼윈도 부부의 삶... 15 스카이 2013/08/03 17,693
282362 우리도 닭그네를 위해 3 우리도참여~.. 2013/08/03 1,145
282361 리조트 숙박권 구매 사기방지 안전결제. . . . 1 프블 2013/08/03 808
282360 자식을 키우시는 분들이 이글을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7 ........ 2013/08/03 3,521
282359 맛없는 사과 한박스 어쩌죠? 14 사과 2013/08/03 2,371
282358 암환자를 위한 반찬 서비스? 반찬 가게 아시는 분 계실까요? 3 도와주세요~.. 2013/08/03 2,706
282357 촛불집회에서 3년간 학부모로 알고지낸 애 친구엄마를 만났답니다... 15 우린한마음이.. 2013/08/03 4,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