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전에도 기차에서 글을 올린적 있어요.
건강하지 못한 홀어머니와 백수오빠 이야기...
이번 주말도 어김없이 전 본가에 내려가려하는데요
업무로 바빠서 잠시 못봤다 핸드폰 확인하니 카톡이 15개가 넘게 와있네요.
너 오면 뭐하고 뭐하고 뭐 같이하고 엄마랑 이런거 이야기해봐야하는데 그전에 나랑 먼저 이야기하고
등등등....오빠가 보낸거요.
집안에 일이 있으면 가족들끼리 상의하고 진행하고 하는게 이론적으론 맞는데
전 이런게 왜 이렇게 피곤한가요.
제가 마음이 나빠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어릴때부터 차별 많이 받고 자라왔어요.
장남에 잘생기고 뽀얗게 귀티나게 생긴 오빠에..깜상에 작고 뚱뚱하고 잘울어서 미움받는 둘째인 저
지금은 나이먹으면서 어디가도 이쁘다는말 많이 듣고 엄마랑 어디가면 엄마랑 딸이 똑 닮았다는말 많이 듣고
(엄마가 엄청 미인이세요..60 중반에 민낯에 니베아립밤만 바르고 다니세요) 그렇지만
어릴때 놀림 많이 받았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놀리는게 아니구요
가족들이요. 귀엽다고 놀린건지 어쨌는지 저는 모르지만 엄청 상처 많이 받았어요.
아줌마 뚱띵이 장조림 등등 이게..어린아이한테 놀릴말일까요?
원래 예민하고 상처 잘받는 성격의 태생이라 부끄럽고 무안하면 많이 울긴했어요 어릴때.
냉정하고 매정한 엄마는 울음 그칠때까지 방치하는 스타일이셨구요. 그러면 더 서러워서 눈물 폭발...
큰소리내면서 막 바닥에 드러누워 울지않고 그냥 가만 서서 눈물만 주룩주룩 울어요.
울지말고 말하라고 해서 안하면 또 맞구요..방치..
아직도 기억나는데 어딘지도 모를 시골 잔칫집을 갔는데 너무 사람많고 죄다 모르는 사람이고
엄마 치맛자락을 좀 붙잡고 다녔더니 어디 구석에 저를 놓고 가버렸어요.
울다울다지쳐서 잔칫집 구석에 있다보니 저녁이 다 되어가는데
어떤 할머니가 너 엄마 어딨냐고 ..제가 모른다고 해서 할머니가 절 업고 다니며 엄마를 찾아줬어요.
초등학교 운동화나 학부모회 사립이라 그런거 부모님들이 엄청 신경쓰는편인데 한번도 오신적 없어요
항상 오빠네반에 가야하니까요.
4학년때 집이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저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전학을 시켜버리네요. 저만요.
저녁밥상에 같이 앉아서 밥먹는데 저는 그전날 구워놓은 딱딱한 고등어를 주고
오빠는 방금 금방 구워서 따뜻한 꽁치를 주는데...제가 너무너무 서러워서 숟가락놓고나가서 엉엉 울었던게 기억나요.
반찬 그까짓게 대수냐 싶을지몰라도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구요.
제가 다부지게 욕심이 많아서 공부든 학교생활이든 알아서 잘 하기는 했어요. 어쩌면 관심받고 칭찬받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달콤하게 칭찬받아본 기억이 없네요....
오빠가 공부를 잘 못하고 속 많이 썩였거든요. 저만 칭찬해주면 오빠 기죽는다고 그런거 없었어요.
학교 지각은 항상 하던 일이고 자가용등교 졸업때까지 시켜주시더라구요. 저는 제가 알아서....
고등학교때는 왠만한 과목은 전부 과외를 시켰는데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저는..과외같은거 소용없더라는 엄마의 돌림노래를 몇년을 듣고 과외받고 싶어도 다 포기했더랬어요.
돈타령 시켜도 소용없다 타령 듣기 싫어서 그냥 제 힘으로 해서 상위권 대학 특차로 갔어요.
그리고 아빠 돌아가셨어요.
오빠가 미국 유학을 가서 그때부터 엄마가 버신 돈은 다 거기로 들어갔지요.
10 원한장 마음대로 안쓰며 사시는걸 제가 알았기때문에 저는 제 힘으로 더더욱 열심히 살아야했고
이제 겨우 저 혼자는 살만한데...(지난번 글에도 썼던 내용이지만.)
엄마가 지방에서 혼자 못 사시겠다고 서울로 오시겠다고해요.
어쩔 수 없지요...늙어 혼자 되신 엄마 몸도 불편하신데 (지병이 있으신건 아니고 그냥 무기력해요. )
서울로 오시고 싶으면 오셔야죠. 오빠도 이제 취직해야겠다고 하니 같이 서울로 올텐데
제가 바라는 한가지는 제발 따로 살고 싶은거에요...
결혼안한 자식은 부모랑 꼭 함께 살아야할까요?
오빠는 같은 서울하늘아래 살면서 따로 살자니 말되냐? 이러고
오빠랑 엄마라 함께 살면서 엄청 갈등이 많고 그 중재를 모두 제가 하다보니 아마 저를 꼭 끼워살고 싶은 눈치구요
그저께는 부동산이 처분되면 현금이 돌겠지만 현금 모자라면 가진돈에서 집을 구해야하는데
너랑 엄마랑 둘이 살만한집 구하던지....이러는데
순간 돌아버리는줄 알았네요.
15년간 혼자 살아서 지금 누구랑 같이 살으라고 해도 불편해서 못살겠는데
사이가 죽고 못사는 가족도 아닌데 ..이 나이에 함께 살아야할까요?
심지어 오빠가 길에서 주워서 데리고 온 강아지가 있는데 엄마랑 같이 사니 강아지때메 갈등이 너무 많다고하여
제가 강아지는 반년정도 키워줬어요. 저 오피스텔 사는데 집주인이 키우면 안된다는거
30만원들여 방음장치 다하고 밤에 외출한번 안하고 얼마나 가슴졸이며 데리고 있었는지 몰라요.
엄마 오빠의 감정의 쓰레기통이 된 기분....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주욱이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별일 아닐수도 있을것같아요.
제가 워낙 맺힌게 많아서 아주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것일수도 있지요.
그래서 가능하면 좋게좋게 생각하고 한번도 큰소리 낸적도 없고 반대의견낸적도 없이 살아왔는데..
그게 더 화를 불렀나싶네요.
제가 결혼이라도 했으면 못 저럴텐데싶고..오라가라 이거해라마라
본인이 엄마랑 다투면 (사흘이 멀다하고 ..) 저보고 전화해서 엄마 기분 살피고 풀어주라고해요.
다른 집들도 다 이런가요? 제가 곰살맞지 못해서 이런게 싫은걸까요?
저희 어머니 동년배이신분들...따님이 엄마랑 함께 살기 싫다고하면 무지 상처받으시겠죠?
심리상담 받으려고 선생님 알아뒀어요.
당장 내일 본가에 가야하는데 이런저런 생각하니 가슴만 답답하고...
가족들의 복잡한 사연을 다른사람이 객관적으로 보아주긴 어렵겠지만
이런경우 어떤 처사가 현명한지 다양햔 의견 구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