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석]대화록 없는 게 문재인 탓이라고?
수구카르텔에 또 흔들리는 민주당
야비함과 뻔뻔함과 억지와 궤변
대통령이 무슨 일을 어떻게 수행했는가를 낱낱이 기록으로 남겨 후대의 교훈으로 삼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의해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한 것이 국가기록원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이야말로 노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의 하나임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그 (영광의) 대화록을, 그렇게 탄생한 기록원에 넘기지 않고 심지어 폐기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30년 후에나 공개될 대화록이 이처럼 수구세력의 정략에 악용될지 꿈에도 몰랐던 상황에서 어떻게 그것만 쏙 빼서 폐기하거나 넘기지 않을 생각을 했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므로 국가기록원에서 문제의 대화록을 끝내 찾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기록이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가기록원이 검색에 협조하지 않거나 아예 검색을 방해하는 경우 ?누군가 기록을 빼 갔거나 파기했을 경우일 개연성이 크다. 국정원이 내놓은 사본을 원본과 비교해 본 결과 사본의 왜곡ㆍ변조사실이 밝혀지거나, 누군가 이미 불법적으로 원본을 들여다 본 흔적이 드러날 위험성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그 ‘누군가’라는 것은, 임기가 보장된 기록원장을 갈아 치우고, ‘대화록’을 꺼내 들고 온갖 장난질을 쳐 온 세력임에 틀림없다. 그것이 합리적 의심이다.
문재인 의원이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걸고,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9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정본을 까자고 했던 것은, 국정원이 갖고 있는 대화록 사본과 그 발췌본을 이용한 집권세력의 의도에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읽는 것이 옳다. 상황은 또 다시 그가 의도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고 있지만 그것이 문 의원이나 그를 지지했던 김한길 대표의 판단미스 때문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힘의 불균형 때문이다.
민주당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으며, 하기 싫다고 하지 않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고 했지만, 그것은 민주당이 수구집권세력의 ‘매트릭스’에 그대로 갇혀 있을 경우의 얘기다. 조중동의 보도에 우왕좌왕하면서 막말파문에 움츠러들고 문재인과 김한길을 탓하는 모습이 그 전형이다. 지금은 전략전술을 짠다고 머리나 굴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매트릭스’를 깨트리고 ‘괴물’을 퇴치하려면 판을 완전히 뒤집어 엎어야 한다. 시민의 힘을 믿고 계속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다행히 촛불을 든 시민들은 전혀 흔들림없이 진실을 꿰뚫어 보고 있다.
http://news.kukmin.tv/news/articleView.html?idxno=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