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생각하다가, 여기 지혜를 구해봅니다.
좀 길어요.
근데 좋은 방법이 안 떠올라요.
아이가 학교에서 방과후로 바이올린을 배워요.
오랫동안 하기도 했고, 이제 4/4로 바꿀 시기이기도 해서, 전공할 건 아니지만 평생 친구로 연주하게 할거고, 오케스트라 활동도 하고 있어서, 좀 좋은 걸로 바꿔줬어요.
200정도 되는 걸루요.
그 뒤로 아이가 아주 좋아하면서 바이올린을 아끼는데요.
두어달 전에, 같이 방과후 하는 아이가, 레슨받다 쉬는 시간에 의자위에 올려둔 바이올린을, 막 뛰어다니다가 바닥에 세게 떨어뜨렸어요.
저희 아이가 부주의하게 뭘 잘못 놓은 건 아니고, 레슨 쉬는 시간엔 다 악기를 의자위에 올려두고 쉬게 하고 있고, 악기들이 있으니 교실에서 뛰거나 장난치지 말라고 선생님이 늘 말씀하신대요.
선생님도 놀라고, 애도 놀라고...소리가 좀 이상해졌지요.
떨어뜨린 애도 놀랐는지, 사과도 안하고 그냥 바라만 봤나봐요.
저희 애는 바이올린때문에 너무 속상해하고, 선생님은 방과후 선생님 신분이시라 애한테 크게 혼내거나 하지도 못하시고 그냥 흐지부지 되었어요.
소리가 좀 이상해지긴 했지만, 그러다 돌아오기도 한다 하고..
아이는 바이올린때문에도 속상했지만, 나름 친했던 그 아이가 사과도 안하고 넘어간게 더 기분이 상했었지요.
저도, 그렇다고 그 아이에게 제가 뭐라 할 수도 없고, 그 집 어머님께 전화해 말씀드리기도 그렇고..속상해하는 아이 달래주기만 하고 넘어갔어요.
이대로 일이 끝났으면 좋았는데, 점점 바이올린 소리가 이상해지고 소리가 잘 안나기까지 해서, 결국 어제 방과후 선생님이 악기상에 수리를 맡기러 가지고 가셨거든요.
단순히 충격받아 소리가 좀 이상해진건가 하고 예상했어요.
근데, 전화가 왔는데, 단순한 수리가 아니라 안에 베이스바인지가 강한 충격에 금이 가서 아예 뜯고 수리를 해야 한다네요.
수리 기간도 일주일 가까이 걸리고, 비용도 20만원 정도 소요된다고..
그리고 오늘 방과 후 수업에 아이가 악기 없이 가서 다른 친구 악기로 간단히 레슨만 받고 왔는데, 얘길 들어보니..
선생님이 이러이러하게 크게 수리를 하게 되어서 비용도 많이 나오고, 그때 세게 떨어뜨려서 안에서 크게 망가졌더라..
그렇게 말씀하시고, 다른 친구 하나가, 어 그거 그 때 **이가 떨어뜨렸었는데.. 이렇게 말하고, 저희 아인 속상해하고 그러고 있는데, 그 얘길 듣는 그 떨어뜨린 애는 또 사과 한번 없이 가만히 있었나봐요.
오늘 끝나고 온 아이가, 평생 친구라고 아끼던 바이올린이 그리 된 것도 속상하지만, 어떻게 지난 번에 떨어뜨리고도 사과 안하더니, 이렇게 수리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사과 한번 안할 수 있냐고, 기분이 완전 상했더라구요.
저도 첨엔, 수리비 달라고 새삼스럽게 전화하기도 그렇다 싶어서 20만원 진짜 아깝지만 별 수 있나 생각했었는데, 그 아이 태도가 참 기분이 나쁘네요.
지금 고민 막 하고 있어요.
1. 그냥 넘어간다. 수리비 아깝지만, 싫은 소리 하기도 구차한 기분이고, 두어달 지난 일 지금 전화해 말하기도 좀 이상하다.
2. 그냥 넘어가긴 그렇고, 수리비까진 청구 안하고 우리 아이에게 직접, 그 친구에게 네가 사과도 없어서 기분이 나빴다고 얘기해보게 한다.
3. 수리비는 그냥 넘어가고, 그 아이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네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 다른 책임은 묻진 않겠지만, 그래도 친구에게 사과도 안하고 넘어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내가 직접 말해준다.
4. 그 엄마에게 전화해서,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수리비는 상관없으니 그 집 아이에게 사과는 하게 시켜주셨으면 한다고 말한다.
5. 그 엄마에게 전화해서, 수리비와 사과를 정중히 요구해본다.
이 정도에서 고민만 엄청 하고 있어요.
아이는 속상해하구요.
어떻게 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