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듬직하고 어렸을 때부터 점잖다 착하다 소리 듣고 자란 아들이고
제가 할 일을 정해주면 (문제집 몇 쪽 풀기, 몇 시까지 학원가기..)
두 번 잔소리 안 하게 알아서 잘 하는 아들입니다.
방치우기 빼고는 제가 잔소리하거나 혼 낼 일 없이 커서
자다가도 감사하는 아이지요.
둘째는 천방지축.. 매일이다시피 혼나도 또 품으로 기어들어오고..
할 일을 정해줘도 잊어버리고 하기 싫다고 징징거리고..
제가 좀 엄한 엄마라 정색을 하고 혼낼 때는 혼내지만
그래도 막내라 이쁘다고 안아주고 이뻐하고 엉덩이 두드려 줍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사춘기/변성기가 온 큰 애가
유난히 동생한테 잔소리하고 소리지르고 제 맘대로만 하려고 해요.
동생은 또 어렸을 때부터 큰 애가 먼저다.. 큰 애가 잘 한다.. 소리듣고 자라서 그런지
주눅이 들어서 대들지도 않고 웬만하면 울상을 하고 말을 들어요.
문제는 그런 걸 보면 엄마인 저나 아빠인 남편이 욱 할 정도로 심하다는 거죠.
어렸을 때부터 동생 보는 게 스트레스라고 칭찬하고 둘째 한번 안아주면 첫째도 꼭 안아주고
그렇게 키웠어도 막내 노릇이 부럽고 샘나는 건지..
아니면 본인은 당연히 할 일을 동생은 어리광부리면서 안 하려고 머리쓰는 게 싫은 건지..
(웬만하면 안 들어줍니다.. 이뻐도 형평성을 따지는 성격이라.. 그리고 큰 애 눈치 보여서 ㅜㅜ
하지만 가끔은.. 중요한 거 아니면 넘어가기도 하지요;;;;;;)
사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남들한테 우는 소리 못하고 뭐 달라는 소리 잘 못하는 성격이라
큰 애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해요.
심지어 저는 할머니한테 뭐 사달라는 말도 못하는데 사촌동생이 할머니한테 전화로 크레파스 사달라고 하는 거 보고
약간 충격받은 적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처럼.. 내가 요구해야 더 생기는 거잖아요.
큰 아이한테도 이런 내용을 설명하고 네가 원하는 건 언제든지 엄마한테 얘기해라,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해주고 아닌건 안 해주겠지만
네가 말하지 않으면 엄마가 알아서 해 주기는 어렵다.. 라고 충분히 얘기했어요.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 그런 아이가 동생을 때리지는 않지만 소리지르고 억압(?)하고
짜증내고 물건 집어 던지고.. 하는 걸 계속 보자니 속이 터집니다.
가급적 저도 객관적으로 얘기하고 잘 다독이려다가도 혼내게 되구요
그럼 또 자기만 뭐라고 한다고 눈물 보이면 또 속상하구요.
혼내지 않으려니 너무 심하고 둘째가 기가 죽어서 혼내지 않을 수도 없구요.
제가 어떻게 해야 현명한 엄마로 아이들 마음 다치지 않게 고쳐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