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외교차관, ‘귀태 격노’ 朴 심기 건드릴 듯
청와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여론을 아주 예민하고 볼 것 같습니다. 청와대가 정말 두려워하는 부분을 건드린 건데요, 지난주 귀태 발언 나오니까 대통령까지 나선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청와대는 ‘전범 기시 노부스케 전 일본 총리의 외손자 아베와 박정희의 딸 박근혜’라는 프레임에 대해서 아주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베와 박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이 안 좋게 유포되는 걸 거의 공포에 가깝게 두려워하고 있는데, 외교차관이 이런 실수를 한데 대해서, 대통령까지 심기를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규현 차관은 외교관 생활 오래 한 커리어 외교관인데, 어떻게 이런 실수를 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1. 외교부 차관이 일본 자민당의 대승을 바란다는 말을 했다고요?
일본을 방문한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이 일본 외무상한테 한 말입니다. 어제 도쿄의 외무성 청사에 가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만났는데요, 기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21일) 참의원 선거에서 크게 대승을 거두길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규현 차관은 나중에 기자들이 물으니까 덕담으로 한 말이라고 진화했는데요, 그 해명을 받아들여서 그런지 우리 언론들은 구설수에 올랐다는 식으로만 가볍게 다루고 있는데, 저는 아주 심각한 발언이었다고 봅니다. 덕담이라고 무슨 말이건 허용되는 건 아니죠.
- 아베 총리의 자민당이 크게 이겨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
침략의 역사를 부정한 아베가 이번 선거에서 압승하면, 헌법 개정이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나설 게 뻔한 상황인데요, 그런 당의 대승을 기원한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당연한 지적인데요, 저는 그런 차원에서도 문제가 물론 컸지만, 더 중요한 건, 외교부 차관이 외교의 근간을 무너뜨렸다는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국정원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한 걸 가지고 국가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하고, 선거부정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렸다고 비판하는데요, 그건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누구도 그렇게 하면 안 되니까 국정원을 문제 삼는 건데요, 김규현 차관의 발언도, 아베 당을 편들어서가 아니라, 어떤 당이라도 외교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합니다.
- 외교에서 절대 용납 안 되는 거죠?
외교의 기본은 내정간섭을 안 하는 건데요, 그 중에서도 절대 하면 안 되는 게, 권력을 교체하는 문제, 즉 선거에 어떤 방식으로도 개입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외교차관이 옆나라 외교장관을 만나서 선거에서 대승하라고 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원칙이 그렇고요, 자민당 지지자가 아닌 일본 사람들이나 다른 당 정치인들을 한국의 적으로 돌린다는 문제도 포함되는 얘깁니다. 그래서 외교차관이 옷을 벗어야 되는, 엄중한 상황입니다. 설령 말실수라고 해도 용납이 안 되는, 기본을 무너뜨린 일입니다. 이명박 정 때 유명환 외교장관이 국회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도 모르고 천정배 의원한테 욕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건 그야말로 말실수였고, 그래서 천정배 의원도 문제 안 삼았는데요, 이번 일은 그런 차원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기본이 무너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