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머님 사랑합니다(펌글)

성현맘 조회수 : 1,129
작성일 : 2013-07-19 09:52:31
내 나이 11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내 아래론 여동생이 하나 있다.

전업주부였던 엄마는 그때부터 생계를 책임지셔야했다.

못먹고,못입었던것은 아니였지만 여유롭진 않았다.

대학졸업 후 입사 2년만에 결혼을 하였다.

처음부터 시어머니가 좋았다.시어머니도 처음부터 날 아주 마음에 들어하셨다.

10년 전 결혼 만 1년만에 친정엄마가 암선고를 받으셨다.

난 엄마 건강도 걱정이였지만,수술비와 입원비 걱정부터 해야했다.

남편에게 얘기했다.남편은 걱정말라고 내일 돈을 융통해볼 터이니 오늘은 푹 자라고 얘기해주었다.

다음날 친정엄마 입원을 시키려 친정에 갔지만,엄마도 선뜻 나서질 못하셨다.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몇 개 있으니 4일 후에 입원하자하셨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그 때 시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지은아.너 울어?울지말고 .........내일 3시간만 시간 내 다오"

다음 날 어머니와의 약속 장소에 나갔다.어머니가 무작정 한의원으로 날 데려가셨다.

미리 전화 예약 하셨는지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간병하셔야 한다고요.."맥 짚어보시고 몸에 좋은 약을 한 재 지어주셨다.

백화점에 데려가셨다.솔직히 속으론 좀 답답했다.죄송한 마음이였던것 같다.

트레이닝 복과 간편복 4벌을 사주셨다.선식도 사주셨다.

함께 집으로 왔다.어머니께서 그제서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환자보다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어.병원에만 있다고 아무렇게나 먹지 말고,아무렇게나 입고 있지말고.."말씀하시며 봉투를 내미셨다.

"엄마 병원비 보태써.니가 시집온 지 얼마나 됐다고 돈이 있겠어...그리고 이건 죽을때까지 너랑 나랑 비밀로하자.니 남편이 병원비 구해오면 그것도 보태써...내 아들이지만,남자들 유치하고 애같은 구석이 있어서 부부싸움 할 때 꼭 친정으로 돈들어간거 한 번씩은 얘기하게 되있어.그니까 우리 둘만 알자."

마다했지만 끝끝내 내 손에 꼭 쥐어주셨다.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어머니께 기대어 엉엉 울고 있었다.
2천만원이였다......

친정엄마는 그 도움으로 수술하시고 치료받으셨지만,이듬 해 봄 엄마는 돌아가셨다.

병원에서 오늘이 고비라고 하였다.눈물이 났다.남편에게 전화했고,갑자기 시어머님 생각이 났다.나도 모르게 울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는 한 걸음에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남편보다 더 빨리 병원에 도착하셨다.

엄마는 의식이 없으셨다.엄마 귀에 대고 말씀드렸다.

"엄마...우리 어머니 오셨어요...엄마..작년에 엄마 수술비 어머님이 해주셨어..엄마 얼굴 하루라도 더 볼 수 있으라고..."
엄마는 미동도 없으셨다.당연한 결과였다.

시어머니께서 지갑에서 주섬주섬 무얼 꺼내서 엄마 손에 쥐어주셨다.
우리의 결혼 사진이였다.
"사부인...저예요..지은이 걱정말고.사돈처녀 정은이도 걱정말아요.지은이는 이미 제 딸이고요....사돈처녀도 내가 혼수 잘해서 시집 보내줄께요..걱정 마시고 편히 가세요..."

그때 거짓말처럼 친정엄마가 의식 없는 채로 눈물을 흘리셨다.어머니는 듣고 계신거였다.

가족들이 다 왔고 엄마는 2시간을 넘기지 못하신 채 그대로 눈을 감으셨다.

망연자실 눈물만 흘리고 있는 날 붙잡고 시어머니께서 함께 울어주셨다.

어머니는 가시라는데도 3일 내내 빈소를 함께 지켜주셨다.

우린 친척도 없다.사는게 벅차서 엄마도 따로 연락 주고받는 친구도 없었다.

하지만 엄마의 빈소는 시어머니 덕분에 3일 내내 시끄러웠다.
"빈소가 썰렁하면 가시는 길이 외로워..........."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닌 내 동생까지 잘 챙겨주셨다.가족끼리 외식하거나,여행 갈 땐 꼭 내 동생을 챙겨주셨다.

내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했다.

동생과 시어머님은 고맙게도 정말 나 이상으로 잘 지내주었다..

시어머님이 또 다시 나에게 봉투를 내미신다.

"어머니.남편이랑 따로 정은이 결혼 자금 마련해놨어요.마음만 감사히 받을께요"

도망치듯 돈을 받지 않고 나왔다.버스정류장에 다달았을때 문자가 왔다.

내 통장으로 3천만원이 입금되었다.그 길로 다시 어머니께 달려갔다.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울면서 짜증도 부렸다.안받겠다고.

어머니가 함께 우시면서 말씀하셨다.
"지은아...너 기억안나?친정 엄마 돌아가실때 내가 약속 드렸잖아.혼수 해서 시집 잘 보내주겠다고.나 이거 안하면 나중에 니 엄마를 무슨 낯으로 뵙겠어"

시어머님은 친정엄마에게 혼자 하신 약속을 지켜주셨다.

난 그 날도 또 엉엉 울었다.어머니께서 말씀하신다.

"순둥이 착해 빠져가지고 어디에 쓸꼬....젤 불쌍한 사람이 도움을 주지도,받을 줄도 모르는 사람이야...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고 울고싶을땐 목놓아 울어버려"

제부 될 사람이 우리 시어머니께 따로 인사드리고 싶다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시부모님,우리부부,동생네.

그때 어머님이 아버님께 사인을 보내셨다.그때 아버님이 말씀하셨다.

"초면에 이런 얘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사돈처녀 혼주자리에 우리가 앉았음 좋겠는데..."

혼주자리엔 사실 우리 부부가 앉으려 했었다.

"다 알고 결혼하는것이지만,그 쪽도 모든 사람들에게 다 친정 부모님 안계시다고 말씀 안드렸을텐데...다른 사람들 보는 눈도 있고...."

그랬다.난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였다.

내 동생네 부부는 너무도 감사하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 동생은 우리 시아버지 손을 잡고 신부입장을 하였다.

내 동생 부부는 우리 부부 이상으로 우리 시댁에 잘해주었다.


오늘은 우리 어머님의 49제였다.

가족들과 동생네 부부와 다녀왔다.오는길에 동생도 나도 많이 울었다.

오늘 10년 전 어머니와 했던 비밀 약속을 남편에게 털어놓았다.

그 때 병원비 어머니께서 해주셨다고...

남편과 난 부등켜 안고 어머님 그리움에 엉엉 울어버렸다....

난 지금 아들이 둘이다.

난 지금도 내 생활비를 쪼개서 따로 적금을 들고 있다.

내 어머니께서 나에게 해주셨던것처럼 나도 나중에 내 며느리들에게 돌려주고싶다.

내 휴대폰 단축번호 1번은 아직도 우리 어머님이다.

항상 나에게 한없는 사랑 베풀어주신 우리 어머님이다.



어머님....우리 어머님...너무 감사합니다.어머니 가르침 덕분에 제가 바로 설 수 있었어요.

힘들 시간 잘 이겨낼 수 있었고요..어머님...넘 사랑합니다..그립습니다...

제가 꼭 어머니께 받은 은혜 많은 사람들게 베풀고 사랑하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너무 보고싶어요.....

제가 얘길 다 안써서 그렇지, 저희 어머님도 평소엔 호랑이 시어머님이셨답니다^^

제가 잘못된 판단과 생각하면 지적해주셨고,혼도 많이 내셨고,

잘한건 무한칭찬해주셨고요....그리고 제가 글에 쓴 것처럼 정이 많으셔서

먼저 알아서 제 입장 생각해주시고 먼저 손 내밀어주신 정말....

존경받을 어머님이셨어요...

많은 분들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가장 부러운 사람은 지금 당장 전화할 부모님이 계신분들이예요.

전 너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고,제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할 때 어머니를 잃었고,

제가 앞가림 잘 하고 도와드릴 수 있을때 시어머님을 잃었어요.

항상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 가족,내 가정이 최우선이란거 ,

그리고 건강한 내가 있어야 주위 사람도 있다라는것..잊지마시고..

건강하게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감사합니다..

저도..눈물이 많이 납니다....너무 고맙습니다....

전 오늘도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님들께 많이 얻어가요...

이 은혜는 또 어찌 갚지요....너무 감사합니다......

*펌*
IP : 175.196.xxx.1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네?
    '13.7.19 10:08 AM (175.114.xxx.12)

    이거 소설이라구요? ㅜㅜ
    젠장 닭똥 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구만 ㅜㅜ

  • 2. ...
    '13.7.19 10:26 AM (59.15.xxx.61)

    감동적이긴 한데
    암만봐도 비현실적...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죠.

  • 3. 성현맘
    '13.7.19 10:29 AM (175.196.xxx.19)

    저도 소설인걸 모르고^^;;
    하지만 두 아들맘인 저, 시누다섯에 외 며느리인 저는 다짐합니다.
    미래에 이런 시어머니가 되고 싶다고^^

  • 4. 에이...
    '13.7.19 10:40 AM (110.35.xxx.79)

    젠장 닭똥 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구만 ㅜㅜ 2222
    이건 현실이 아님...

  • 5. 젠장.
    '13.7.19 11:36 AM (58.72.xxx.63)

    이걸 나에게 보내신 시어머니는 무슨맘이신걸까요@@?

  • 6. ...
    '13.7.19 11:54 AM (58.236.xxx.74)

    막 눈물이.....훌쩍훌쩍하다 보니 .. 소설이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2315 부산대 여기숙사 성폭행 사건기사 보셨나요? 6 화가 난다 2013/09/02 3,923
292314 여자 혼자 부산 찜질방에서 자는거 위험한가요? 11 1박2일 2013/09/02 7,435
292313 KDB 산업은행에 5000만원이상 예금해도 괜찮을까요? 4 토토로 2013/09/02 4,497
292312 이나이에 대출끼고 새아파트 사도 되는지요? 4 40대후반 2013/09/02 2,451
292311 시댁형제들이 시부모님에게 너무 관심이 없어요. 26 2013/09/02 4,880
292310 커버력좋은 화운데이션 2 추천 2013/09/02 2,298
292309 골프를 배우려면 4 뭐부터? 2013/09/02 2,448
292308 Pt 받고 있는 중인데요. 6 참나 2013/09/02 2,329
292307 병원문의 1 답답 2013/09/02 917
292306 수출업무 잘 아시는분 문의드려요*(인보이스와 패킹리스트 작성관련.. 6 수출왕초보 2013/09/02 5,548
292305 추석 다음날 한옥마을 가는거 무리일까요? 3 sss 2013/09/02 1,398
292304 그리운.. 제인 마치... 9 갱스브르 2013/09/02 5,009
292303 줄넘기하고 나니 모기가 저만 물어요. 2 모기미워 2013/09/02 1,089
292302 응아가 무르고 냄새가 좀나도 좋아하는 오리젠을 계속 먹이는게 낫.. 4 강아지 2013/09/02 1,893
292301 '대형 공안이슈' 속 2일 정기국회 개회 세우실 2013/09/02 1,151
292300 목 어깨치료 어디서 하는게 좋을까요? ,,, 2013/09/02 1,083
292299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위안부 기술 축소·왜곡 5 샬랄라 2013/09/02 1,063
292298 발바닥 가운데가 갑자기 붓는건 뭔가요; 40대여자 2013/09/02 1,573
292297 지방종으로 수술을 합니다. 혹시 잘하는 병원 추천부탁합니다. .. 8 코스모스 2013/09/02 14,471
292296 강릉쪽 강추!합니다. 46 여름휴가 2013/09/02 6,877
292295 동요나 동화보면서 자꾸 심각해지네요^^; 10 잔혹동화까진.. 2013/09/02 1,692
292294 딱지도 없고얼굴 각질도 없는데 효과 없는 징조인가요?? 1 아이피엘했는.. 2013/09/02 1,319
292293 자꾸 빠지는 학원친구 어쩔까요? ᆞᆞ 2013/09/02 1,168
292292 레테는 왜 요즘 활동이 뜸한건지 아시는분? ^^ 5 궁금이 2013/09/02 2,683
292291 어제 sbs 스페셜 더치페이에 관한 내용 보고요 5 ㅎㅎ 2013/09/02 4,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