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전두환 전 대통령, 수천억 비자금 어떻게 관리했나
금융전문가가 차명계좌·대여금고 등 치밀하게 디자인
2004년 불법 대선자금을 추적하던 검찰은 서울 명동의 한 사채업자 계좌에 2001년 9월~2002년 3월 수표가 분산 입금된 걸 발견했다. 한빛은행(현 우리은행) 여의도중앙기업금융지점에서 발행된 1억원 수표 등 모두 65억여원어치였다. 돈의 흐름을 수상히 여긴 검찰이 수표들의 출처를 보니 놀랍게도 모두 이트레이드증권 영업부에 개설된 ‘김철수’씨의 계좌로 이어졌다. 김씨는 노숙자였다. 1995년 뇌물죄 수사 이후 10년간 잊혔던 전두환(82) 전 대통령 비자금의 꼬리가 잡힌 순간이었다.
노숙자 김철수씨의 계좌는 지난한 ‘전두환 계좌’ 추적의 시작이기도 했다. 1994~2000년 발행된 국민주택채권이 김씨의 증권계좌에 들어갔다 즉시 매도되는 방식으로 모두 137억500만원어치가 수표로 출금됐다. 이 채권들은 어디서 왔을까. 계좌추적 결과 모두 사채업자들의 계좌에서 출고됐고, 그들의 계좌에 입금된 돈들을 추적하니 1991~1993년 산업은행과 장기신용은행(현 국민은행)에서 나온 채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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