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아마도 얼마 못 사실 것 같아요.
원래 암치료 받다가 최근에 급속히 나빠졌는데 그게 항암 치료 하면서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고 그러니
기력이 약해지고 그러니 자기 몸을 갉아 먹는 식으로 버티다가 이주일 전에 갔을 때 보니 무척
상태가 나빠져서 숨쉬는 것도 힘들어 할 정도였어요.
그 때도 검진을 위해서 병원에서 오라는 날짜가 아직 멀어서 그래도 집에 계시고
그랬는데 사흘 전에 너무 심해져서 늘 치료받던 병원에 갔더니 몸 안에서 출혈이 일어났다고
그게 어느 부위인지 모른다고 알아본다고 그저께 어제 사진 찍고 등등 했나 보더라구요.
지금은 관으로 영양 삽입하고 있고 어제까지는 의식도 없고 말도 못하다가 지금은
어눌하게나마 말도 한다는데 아버지 말로는 병원에 더 두는 게 의사의 실험 대상인 것 같고
본인도 힘드니 그만 병원에서 나오는 게 어떠냐고 합니다.
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라도 치료해서 고치고 싶고 그래서
힘든 치료도 꾹꾹 참고 견디고 있는 중이지만 지금 병원에 입원한지
겨우 사흘 됐는데 아버지느 저렇게 말하고 계신데
제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모르겠어요.
어머닌 간암이고 지난 3년간 게속 병원 왔다 갔다 하면서 치료 받아 왔고
차로 한 시간 거리 운전이며 병원 따라 가주고 하는 일은 아버지가 다 해왔습니다.
아버지 원래 성정이 다정하거나 살가운 편도 아닌데다 어머니 하고는 더더욱 정이라곤
없어서 그냥 인간적인 도리로만 했지만 어쨋든 자식보다는 나은 쎔이었죠.
아들 둘은 같은 도시 가까이 살아도 큰 며느리는 결혼하고 전업이었고 애 둘 어머니가 같이 키워주고
나니 큰조카 중학교 가기 전쯤 분가해 나갔고 그 후로도 전업으로 살다가 얼마 전부터 집에서 부업한다고
하더군요. 먹고 살기 어려워서 부업 하는 건 아닙니다.
둘째 처는 회사 다니고 역시 잠깐 들어와 살다가 나갔고 저는 멀리 살아요.
아프면서 자주 내려가 보았지만 저는 제 가정의 경제적으로는 가장 역할을 하고 있어서 자주는 못 내려갔고
음식이나 필요한 거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보내드리는 식으로 하고 지내왔어요.
아버지말은 앞에도 말했다시피 그대로 병원에 두는 건 의사의 실험 밖에 안되는 것 같고
또 병원에 둔다한들 가망도 없으면서 계속 쌓이는 치료비는 누가 낼거냐는 거죠.
두 동생들 앞으로는 이미 집을 한 채씩 다 해준걸로 압니다. 큰 동생은 분가하면서
같이 안 사니 부모님이 그 집에서 사시기는 했지만 명의는 동생이름인 거죠.
작은 동생 역시 집을 한 채 주었지만 그건 다 팔아서 쓴 걸로 알고요.
전 일원 한 장 받은 건 없어요. 물론 키워는 주셨죠.
전 환자인 엄마 본인이 살고 싶다고 치료 받고 싶다고 하는데 본인의 의사가 존중되야 한다는
입장이고 아버진 다른 의견이신거죠.
아버지 말로는 큰동생은 엄마를 어떻게 할지 현재 이일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하고
또 혼자서는 별로 결정을 못하는 것 같다고 하시대요.
작은 동생은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고요. 엄마 아프시고부터 주로 두 동생들이 집에 와서
들르고 음식도 사다 주고 그랬어요. 왜냐면 며느리 부모가 아니라 아들들 부모니까요.
며느리 둘은 아주 가끔씩 음식 해오거나 주로 만들어 놓은 반찬, 짜든
맵든 사다 주는 게 주로 하는 일이었죠. 최근에 아주 아빠서 숨쉬기도 힘들고 집 안에서 거동도
못하고 그래도 며느리 한 사람도 와 본 사람이 없었죠.
진짜 속마음 같아서는 비록 치료한다해서 낫지 않는다 해도
그저 생명을 연장할 뿐이다 해도 전 큰 동생한테 준 그 집 팔아서 거기다 쓰고 가게 하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집이 좀 크고 서울은 아니라도 값이 나가는 집인데 아버지는 집 줄여서 가면 되고
그 돈으로 그리 했으면 좋겠는데 아버진 아마도 아까울테고 그렇겠죠.
그렇다고 제가 돈이 있어서 내가 비용 다 감당할게 이럴수도 없고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엄마 본인은 치료 받고 싶다는 의사 표현을 하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그 집이 사실 판다해도 윗층에 전세금 주고 하면 아버지 살 집 마련한다 생각하면 또
그리 많이 돈이 나오지는 않을거란 이야기도 있는데 그래도 그 얼마 안 되는 거라도 엄마가 다 쓰고 갔으면
좋겠는데 그렇다 해도 그 집도 제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평생에 걸쳐서 번 돈으로 산 건데
내가 아는 아버지 생각으로는 분명 아까와서 절대 살리지도 못할 일에 그 돈 자기꺼 아니라도 못 쓰게
할 사람이라는 건 너무 확실해요. 맘 같아서 그 돈이라도 엄마가 쓰고 가게 하고 싶지만
물론 내가 그러자고 한다고 해서 100% 그리 되는 것도 아니겠지만 마음이 답답하고
나이 들수록 사는 게 힘든 일이란 걸 절감하게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