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랫만에 삐용이소식(고양이) - 얘기 싫으신분은 패스해 주세요.^^

삐용엄마 조회수 : 1,175
작성일 : 2013-07-18 16:22:50
요즘 남편이랑 저는 삐용이와 잠깐씩 숨박꼭질 놀이를 합니다.
삐용이에게 얼굴 슬쩍 보이고 후다닥 숨어 있으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달려와서  찾았다! 하는 표정으로 찾아내고는 손살같이 도망가요.

도망가는 삐용이 뒤를 우다다 쫓아가면 빛의 속도로 도망가는 삐용이.
그 모습을 보고 나서 또 잽싸게 다른 곳에 숨으면
아무래도 집안에서 숨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이미 익숙해진 삐용이에겐
식은 죽 먹기인지 금새 찾아내곤 하는데
작은방 문 뒤쪽에 숨어있으면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엉덩이를 절도있게 흔든다음 숨어있는 엄마나 아빠를 찾고 앞발로 슬쩍
터치까지 하고는 또 달아납니다.

욘석 정말 숨박꼭질에 재미를 붙인 거 같아요.
가끔 지치면 삐용이가 숨어서 찾아주길 기다리기도 해요.
그런 뜻도 모르고 엄마 아빠가 다른곳에 한눈 팔고 있으면 그냥 슬금슬금 나와서
또 저희 앞에서 쌩~하고 우다다 달려 나갑니다.ㅎㅎㅎ


며칠전에는 삐용이 화장실 앞에 뭔가 시커멓게 손가락 마디 만한 게 떨어져 있는 거에요.
이게 뭐지 하고 쳐다봤더니
뭐가 그리 급했는지 화장실에서 맛동산 만들다가 부스러기를 매달고 나왔다가
화장실 앞에 떨어뜨린 모양이에요.
그날 잔소리 좀 했어요.
얼굴 잡아 주름 좀 만들면서  창피하게 뒷처리도 제대로 못하는 고양이가 어딨냐고
막 잔소리 했는데 늘 그렇듯 그러던지 말던지~


여름이오고 안방에서 모기장 치고 자고부터는 안방문을 닫고 자는데
처음에 안방문 닫았을땐 문 열라고 그리 울어대더니
지금은 그래도 익숙해져서 한두번 울다가 그냥 자는데  문제는 새벽 4시부터
안방 문 앞에 앉아서 문 당장 열라고 울어댄다는 거에요.

정말 참고 참아봤는데 끊임없이 울어대고 한시간이 넘게 울어대요.
단독주택이면 내가 기필코 네 버릇을 고치리라 맘 먹고 울던지 말던지 신경도 안쓸텐데
바로 옆집이랑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있는 집이라
삐용이가 울면 옆집에 그대로 전달이 될 것이 분명해서  버릇 고치려다
옆집과 싸움날까 싶어 

새벽에 삐용이가 울면  네네~ 하면서 집사답게   얼른 일어나서
내린 모기장 사방으로 올려놓고 문 열어줘야 합니다.
안그러면 삐용이가 모기장을 잘근잘근 씹어대고 구멍 뚫어대고 난리가 날테니까요.
남편도 저도 삐용이한테 조련 당하고 있는 기분 요즘 부쩍 느낍니다.ㅎㅎ


그렇게 문 열어주면 되려 지가 승질내면서 우엥~~ 하고는 다다다 달려서 창문틈에
올라가서 한번 살피고 그리곤 내려와서 엄마 아빠 사이에 철푸덕 누워서
잠 좀 자다가  셀프 쭉쭉이로 발바닥도 빨아대다가 그래요.


그러고보니 셀프 쭉쭉이는 정말 많이 줄었네요.
예전엔 수시로 했었는데 지금은 새벽에 저희 틈에서 한두번 할까 말까 정도니까요.

 냉장고에 넣어둔지 오래되어서 맛이 없는 미숫가루를
가끔씩 물에 개어서 얼굴 팩처럼 쓰기도 하는데
며칠전에는 작은 그릇에 개어둔 미숫가루를 들고 화장실에 가서 얼굴에 바르고
미숫가루가 뭍은 그릇을 변기 뚜껑 위에 올려뒀어요.


제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따라와서 구경하는 삐용이가
어김없이 변기 뚜껑에 올라왔는데
미숫가루가 뭍은 그릇을 킁킁 거리더니 그릇 주변 욕실 뚜껑을
앞발로 자꾸 긁으면서 그릇을 덮는 시늉을 해요.ㅎㅎ
냄새가 요상했는지  맛동산으로 착각을 했나봐요.
아니면 그정도로 이상한 거라고 생각했는지

변기뚜껑 뜯어지게 박박박 거리면서 열심히 덮는 시늉을 해대서
신경쓰여 그릇 치웠더니 얌전해 지더라고요.


하루종일 거실이랑 방을 돌아다니며 놀다가
나무틀아래 박스에 들어가서 낮잠도 실컷 자다가
저녁에 엄마,아빠가 TV보고 쉬면 또 박스에 들어가서 놀다 졸다가
저희가 안방에 들어가서 잘 시간만 되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박스에서 나와서 저벅저벅 걸어 안방에 들어가서 
턱 하니 누워있어요.


그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ㅎㅎ
하지만 곧 제 품에 안겨 밖으로 나오게 되지만요.


좀전에는 공가지고 앞발로 튕겼다 뛰어다녔다
한참 시끄럽게 하더니  상자 속에서 자고 있어요.
IP : 58.78.xxx.6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13.7.18 4:25 PM (121.165.xxx.208)

    고양이랑 잡기 놀이 하다가 녀석들이 앞발로 툭 치고 쓩 도망가는거 넘 귀엽죠 ^^
    삐용아 건강해라~~

  • 2. 비가
    '13.7.18 4:30 PM (112.171.xxx.63)

    와서 습하고 더운 여름이라 걱정했는데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 3. 삐용엄니는
    '13.7.18 4:43 PM (116.121.xxx.125)

    내가 놀아준다 생각하시겠지만
    어쩌면 삐용이가 "내가 이것까지 해야돼??
    다 큰 어른들이 뭔 맨날 술래잡기야...
    아놔 날도 더운데...."
    이럴지도 몰라요 삐용이한테 물어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 4. 하~~
    '13.7.18 5:03 PM (110.45.xxx.22)

    읽기만 해도 삐용이 노는 모습이 눈에 막 그려지면서 행복해 지네염~~
    글만으로도 사람 행복하게 만드는 삐용이 너 뭐니 증말 ㅎㅎㅎㅎㅎ
    삐용이총각 최근 사진 줌인줌아웃에 등록 원츄요~~

  • 5. ㅋㅋ 진짜 귀요미 삐용이
    '13.7.18 5:54 PM (222.111.xxx.155)

    진짜 삐용이 노는게 막 그려져요 ㅋㅋ 부부가 같이 노니까 더 즐거우실 것 같아요 ㅎㅎ

    욘석들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이 정말 크지요, 울 냥이들이 밤에 자기전에 미리 침대에 올라와 만져달라고 골골 거리고 있는 걸 보면 얼매나 웃기면서도 구엽고 흐믓한지.. 저희도 길냥이들을 데려다 키우는 거라 요즘 밖에 애들을 보면 더 맘이 짠하고 그래요, 얼마나 귀엽고 소심하고 발랄(?)한 애들인데 밖에서 저렇게 천덕꾸러기로 고생하며 살아가나 싶어서요... ㅜㅜ

  • 6. 귀여워요
    '13.7.18 6:24 PM (223.62.xxx.28)

    정말 귀여워요. 삶의 활력소~~

  • 7. ^^
    '13.7.18 6:43 PM (122.40.xxx.41)

    엉덩이를 절도있게 흔드는건 뭘까요.
    그모습 보고싶네요.

    삐용이는 누나나 형은 없나요
    맨날 엄마아빠랑만 노는듯 해서요^^

  • 8. 하나
    '13.7.18 9:16 PM (222.112.xxx.58)

    정말 글을 잘쓰세요. 삐용이의 행동이 본것처럼 그려지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9475 태민앓이... 4 탬은사랑 2013/08/26 1,626
289474 아까 무하 ㅇㅇ 2013/08/26 967
289473 까만 무릎... 미백 노하우 좀~~~~ 1 여름다가고 2013/08/26 3,406
289472 아기 선물 뭐가 좋을까요.? 1 오리 2013/08/26 788
289471 덴마크쪽이 많이 개방적인가요? 6 ,,, 2013/08/26 3,169
289470 미국 워싱턴D.C 근교 주거지 질문입니다. 4 워니들 2013/08/26 1,529
289469 개고기는 먹으면 안됩니다 34 개고기 2013/08/26 3,363
289468 여행사남자과장급 월급 얼마 받나요?? 11 여행사 2013/08/26 5,825
289467 오늘 생선가스 먹었는데 명태입니다. 8 명태 ㅠㅠ .. 2013/08/26 2,081
289466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4 준준 2013/08/26 817
289465 ab형이 좀 계산적인가요? 46 ... 2013/08/26 6,870
289464 에어쿠션 재활용 하고 싶은 분 계시다면!! 5 풍경 2013/08/26 5,015
289463 혼자가 좋은데요 남들과 함께할때 느끼는... 13 ggg 2013/08/26 3,840
289462 자궁경부암 예방주사 2차까지 맞았는데 안좋다면서요? 2 2013/08/26 2,251
289461 핸드폰 문의드려요~ 3 서쪽바다 2013/08/26 699
289460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아트샵에 대해 질문 드립니다^^ 13 /// 2013/08/26 3,373
289459 비염치료 이빈후과나 한의원중 어디가 나을까요? 6 만성 2013/08/26 1,544
289458 쓸쓸한 50 5 ... 2013/08/26 2,517
289457 아이진로 이과 9 .. 2013/08/26 2,276
289456 오늘 9월18일부터 美출구전략 시작이라고 발표났는데요 1 어떻게되나 2013/08/26 1,819
289455 선볼때 남자가 만나자 마자 걸어가면서 의도적으로 저보다 한찬 뒤.. 38 ... 2013/08/26 16,588
289454 에어쿠션21 호랑 23호 차이 많이나나요? 4 졸리긴한데 2013/08/26 2,995
289453 문자 1통, 부재중 전화 3통에도 응답없어서 화/신경질 냇더니 .. 20 ㅠㅠ 2013/08/26 6,080
289452 오션월드 수영복 치마바지 괜찮을까요?(답변좀 주세요ㅠㅠ) 3 저기 2013/08/26 1,915
289451 국민 40% “권은희가 청문회에서 가장 신뢰간다” 3 여론조사들 2013/08/26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