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한지는 1년.
작년 여름에 친구 와이프가 원룸을 얻어 나가고 자기 살림은 원룸 만기인 올 여름에 가져가겠다고해서 제 생각으로는 몇 개월동안 재결합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아니었나봐요.
저희집 김치냉장고가 고장나서 친구네 집에 김치는 맡겨놓았었는데요.
그 김치를 다음주에 찾아가겠다고 전화통화하다가 근황을 물어보니 2주 전쯤 와이프가 살림을 가져가서 밥도 못해먹었다고 하더라고요.
다행인지? 저희 김치가 한 칸을 차지하고 있어서 김치냉장고는 놓고 간것 같다고 하면서 가구, 식탁, 이불, 냄비,그릇, 전자레인지 심지어 도마,베개까지 다 가졌갔대요. 게다가 결혼할 당시 사준 예물시계랑 반지도 가져가고요.
33평 아파트에 낡은 소파, 냉장고, 김치 냉장고, 제가 빌려준 가스레인지만 있어서 집이 운동장 같다며 웃는 친구의 목소리에 화가 나더군요.
친구가 싫어서 이혼하려는건 그렇다 하더라도 작은 살림까지 다 가져가서 자기가 끔찍히 생각하는 아이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끔 하는건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어요.
몇년동안 친구로 지냈던 정으로 친구 와이프가 하는 일을 잘되라고 응원해주고 싶었고 친구 와이프의 입장을 많이 이해해주리라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러기는 힘들것 같고 남들앞에서 소통과 힐링을 말하는 그녀가 한동안은 가증스러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