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햄버거를 날치기 당했어요.

왜그랬지.. 조회수 : 15,241
작성일 : 2013-07-18 14:07:45

오전에 일 보러 나갔다가 점심으로 먹으려고 남편거랑 제거랑

햄버거 두개 포장해서 집에 오는 길이었어요.

횡단보도 하나 건너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놔서 햄버거 비닐봉투 들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그런 가벼운 비닐봉투 들 때 손가락 두어개 끝에 달랑달랑 들고 있잖아요?

그렇게 들고 있다가 파란불 들어와서 길을 막 건너려는데 옆으로 뭐가 잽싸게 지나가면서 그 봉투를 채갔어요.

기껏 20미터 될까말까한 짧은 횡단보도였고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너무 순식간이라 저도 어? 하다가 놓친거에요.

뒷모습을 보니 초등학교 고학년? 아니면 중학생인데 몸집이 작아서 초등학생 처럼 보이는 청소년 정도되는 아인데..

아직 이 지역 아이들 방학도 아니고 평일 낮에 그렇게 밖에 있는거라면 가출학생이었을까요?

제가 햄버거 들고 신호 기다리는걸 뒤에서 보면서 신호 바뀌기를 기다렸다 채갔을까요..

오른손엔 햄버거 왼쪽 어깨에 숄더백을 매고 있었는데 나쁜 맘을 먹고 그랬다면

숄더백을 채가는 것도 가능했을거라는 생각까지 드니까 살짝 뒤통수가 쭈뼛해지긴 했는데..

냅다 달려가던 뒷모습이 너무 앙상해서..

그냥 치기어린 장난이었을지.. 정말 허기져서 먹을게 보이니 채간건지..

얘 안쫓아갈게 어디 가서 천천히 맛있게 먹어.. 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까지 들더라구요.

 

다시 돌아가서 햄버거를 또 사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빈손으로 집에 와서 남편이랑 라면 끓여먹고

남편 출근하고 저 혼자 앉아서 커피 한잔 타마시다 보니 내내 생각나네요..

IP : 121.147.xxx.224
4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7.18 2:10 PM (211.184.xxx.199)

    배가 많이 고팠으려나요? 앙상한 뒷모습이라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 2. 에고
    '13.7.18 2:12 PM (222.236.xxx.253)

    저도 뭐 이런일이? 하려고 했는데
    앙상한 뒷모습....이란 말씀에 쯧쯧... 싶네요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이런 생각..
    정말 나쁜맘 먹었음 가방을 채갔을텐데... 그야말로 배가 많이 고팠나보네요

  • 3. 지나모
    '13.7.18 2:13 PM (59.6.xxx.26)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렇지 ᆞᆞ

    나쁜짓부터 배우는 아이들이 너무 안타깝네요

  • 4.
    '13.7.18 2:14 PM (121.130.xxx.228)

    햄버거 날치기 이야기는 평생 첨들어요 ..ㅠㅠㅠㅠ

    배고팠던 아이겠죠
    포장지 다 봤을테니..

    배고파서 훔쳐먹는건 용서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범죄는 부디 저지르지 말아라,.

  • 5. 돌돌엄마
    '13.7.18 2:15 PM (112.153.xxx.60)

    음.. 원글님 마음이 고우시네요.. 걔도 얼마나 그게 먹고 싶으면 그걸 채갔나 싶고..

  • 6. ..
    '13.7.18 2:16 PM (61.83.xxx.26)

    헐..
    정말 이런얘기 첨듣네요

  • 7. 불쌍하네요..
    '13.7.18 2:17 PM (223.62.xxx.46)

    전 서울역에서 노숙자한테 콜라뺏긴적 있음 ㅜㅜ
    너무나 여유롭고 당당하게 제옆에 있던 콜라를 유유히 가져감 ㅋㅋ 그뒤로 역 대합실에 절대로 안앉아요
    걸어다니거나 가게 안에만 있음 ㅋㅋ

  • 8.
    '13.7.18 2:17 PM (14.32.xxx.214)

    그래도 날치기는 나쁜짓인데

  • 9. 너무 먹고싶었나..
    '13.7.18 2:18 PM (118.223.xxx.118)

    더 큰 범죄는 만들지말기를.....

  • 10. 애잔하네요
    '13.7.18 2:19 PM (112.152.xxx.52)

    에효..



    더이상 엇나가지 않기를..

  • 11. 가출청소년 아닐까요?
    '13.7.18 2:25 PM (203.142.xxx.6)

    집이 어렵고 가정폭력에 아이들이 밀려나다가 가출하는 아이들도 많다는데.. 그러다 결국 배고픔때문에 원조교제도 하고 노숙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아이 중 하나 아닐까요? 안쓰럽네요..

  • 12.
    '13.7.18 2:26 PM (210.109.xxx.130)

    저예전에 솜사탕 살 때랑 같은 상황이네요.
    솜사탕 아저씨한테 솜사탕 건네받고 막 돌아서는데
    어떤 꼬마가 달려와서 솜사탕을 손으로 움켜쥐고 도망가더군요
    제손에는 나무젓가락만 덜렁....

  • 13. ;;;
    '13.7.18 2:28 PM (121.129.xxx.174)

    혹시 돈다발이 담긴 종이봉투라고 착각....한건 아니겠죠?... 원글님 많이 놀라셨겠고 가해자들 안스럽네요. 다들 누군가에겐 귀한 자식이었을텐데.

  • 14. ㅠㅠ
    '13.7.18 2:33 PM (121.165.xxx.208)

    너무 딱하네요..
    배고파서 햄버거를 날치기한것일수도 있고
    종이봉투면 돈봉투로 오해했을수도 있고..
    원글님 안쫓아갈테니 천천히 먹으란 말씀에 울컥합니다.

  • 15. 절도전문가
    '13.7.18 2:41 PM (202.30.xxx.237)

    "얘 안쫓아갈게 어디 가서 천천히 맛있게 먹어" 라고 말씀 하셔서 안심 시킨 후 경찰 대동하여 검거했어야 해요.

  • 16. 아..
    '13.7.18 2:42 PM (121.147.xxx.224)

    돈봉투라곤 생각안했을거에요.
    롯데리아에서 사면 롯데리아 제대로 찍힌 봉투에 넣어주잖아요. 횡단보도 바로 앞이었거든요.
    장난이었다면 일행이 있거나 낄낄거리는 소리라도 들었을텐데 그랬으면 저도 그냥 화가 났을거 같은데
    아이가 그냥 막 달려갔어요 안잡히려고 도망가는 그 달리기 있잖아요.
    물론 돈이든 햄버거든 채간건 나쁜 짓이지만 그 또래 조카들이랑 사촌동생들이 있어서 그냥 짠하네요.

  • 17. ....
    '13.7.18 3:10 PM (39.7.xxx.43)

    딱하네요

  • 18. ....
    '13.7.18 3:11 PM (175.223.xxx.14)

    ㅋㅋ 위에 솜사탕은 상상되서 너무 웃겨요

  • 19. 마음이
    '13.7.18 3:29 PM (39.7.xxx.163)

    짠하네요...
    굶는 아이들 의외로 많아요.ㅠㅠ

  • 20. 에구..
    '13.7.18 4:06 PM (180.67.xxx.11)

    소 도둑만 안 되면 좋겠는데...
    암튼 원글님 착한 분이네요.

  • 21. ㅜㅜ
    '13.7.18 4:08 PM (175.117.xxx.177)

    엄밀히 말하면 도둑질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ㅜㅜ 얼마나 배고팠으면 그랬을까... 며칠을 굶었을까... ㅜㅜ

    원글님의 따뜻한 마음이 그 아이에게 꼭 전달되어, 큰사람으로 자랄수있었음 좋겠어요..

  • 22. 음...
    '13.7.18 4:39 PM (220.86.xxx.151)

    원글님 참 마음 따뜻하신 분이네요...
    아마 그 아이가 배가 많이 고팠나 봅니다
    굶주리는 아이들.. 도대체 어느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였을까 싶네요
    그렇게 한끼 먹고 나중에라도 자기 갈 길 찾았으면 해요
    원글님께도 복이 다 돌아올것이구요

  • 23. ...
    '13.7.18 5:20 PM (112.162.xxx.209)

    날치기 연습 중일수도 있어요. 다들 착하시네요ㅜㅜ제가 썪었는지....

  • 24. ...
    '13.7.18 6:23 PM (112.155.xxx.72)

    음식을 훔치는 이야기는 가슴이 아프네요.

  • 25. ㅇㄹ
    '13.7.18 8:57 PM (175.192.xxx.81)

    방학이라 끼니 거르는 결손가정아이일수도 있죠.
    원글님 착하시네요.
    한창 배고플나이에..

  • 26. ...
    '13.7.18 9:47 PM (59.10.xxx.93)

    피자한판 날치기 당한 이야기도 들었어요.

  • 27. 그게
    '13.7.18 10:41 PM (175.208.xxx.91)

    우리가 굶고 있지 않고 있어서 요새 굶는사람 어딨어 하지만 사실 굶는 사람 많은거 같아요.
    혹시 아나요. 그 아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생 먹이려고 그랬는지
    원글님 맘이 참 이쁘네요.
    살면서 말로만이 아니라 우리가 조금만 고개 돌리며 세상 살아야 할거 같아요.
    덕을 쌓는다는게 엄청 부를 나눠주는게 아니라 작은일에도 덕을 쌓을수 있는일인데
    오늘 원글님 덕 쌓으셨네요

  • 28. ...
    '13.7.18 11:12 PM (58.227.xxx.7)

    방학동안 엄마없는 아이들 보면 좀 짠 ~ 해요
    현장학습 갈때 3학년 아이가 새벽에 김밥 싸서 왔다고 해서
    맘이 뭉클해지면서 눈물날려고 하더만요....
    원글님 복 받으세요~
    불쌍한 아이들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 29.
    '13.7.18 11:19 PM (125.186.xxx.25)

    진짜 살다살다 햄버거 소매치기는 또 처음 보겠네요

    ㅠㅠㅠㅠ 휴우

  • 30. 에고..아니에요..
    '13.7.19 12:05 AM (121.147.xxx.224)

    제가 사준 것도 아닌데 착한 것도 덕을 쌓은 것도 아니죠 아니죠.
    아휴.. 그냥 마음이 아프네요..

  • 31. ㅇㅇ
    '13.7.19 12:27 AM (125.178.xxx.140)

    그아이가 이글을 꼭 봤으면 좋겠네요..

    배고파서 훔쳤더라도..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고...

    그냥 나쁜맘에 먹고싶어서 훔쳤더라도 이글을 보고 꼭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 32. 벼리벼리
    '13.7.19 12:46 AM (203.226.xxx.92)

    님이 착하셔서 그렇게 보였을듯..
    마음이 아프면서도 훈훈하네요

  • 33. 아휴
    '13.7.19 2:08 AM (98.246.xxx.214)

    햠버거까지 날치기를 당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게 ....안타깝네요.

  • 34. 해....
    '13.7.19 2:22 AM (175.117.xxx.18)

    애 사정이야 모르는 일이고 원글님 마음씨에 감동해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엄마 마음 같은 거.

  • 35. ...
    '13.7.19 2:51 AM (175.223.xxx.148)

    정말 애잔하네요 .. 아이가 사정이 있을거 같다는..
    좋은맘으로 이해해 주세요

  • 36. ...
    '13.7.19 2:54 AM (121.144.xxx.111)

    솜사탕 ㅋㅋㅋㅋ

  • 37. 전두환 놈
    '13.7.19 3:14 AM (61.43.xxx.89)

    숨겨놓은 재산 다 몰수해서 소외되고 방치된 아이들을 위한 재단 만들기 운동합시다! 박상아가 미국에서도 호의호식하며 산 돈도 그놈 돈이고 지금도 그 놈 자식들 형제들 귀족 생활하는거 보면 분통터져요 그 아이가 진정 소매치기 하려고 했다면 님의 핸드 백이 목표였지 햄버거는 아니였을거에요 부모 집 나가고 혼자 방치된 아이를 제가 직접 본 적이 있어요 중 1아이였는데 다 쓰러져가는 엿날 슬레브 지붕 집에서 혼자 살고 있었어요 너무 기막혀서 제가 동사무소에 신고했었어요 님글 읽고 아 너무 가슴아파요

  • 38. ㅇㅇㅇ
    '13.7.19 10:18 AM (203.251.xxx.119)

    정말 황당한 사건이네요.
    먹는걸 낚아채다니. 지금이 보릿고개도 아닌데
    먹는걸 소매치기당했다고 신고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지갑 안채가서 다행.

  • 39. 마테차
    '13.7.19 10:35 AM (121.128.xxx.63)

    가슴이 뭉클하네요..
    장발장이 생각나기도 하구요..
    원글님의 아름다운마음에 더 감동했습니다..
    그아이도 다시는 그런일 없기를 기도합니다...

  • 40. ............
    '13.7.19 2:31 PM (175.249.xxx.99)

    그 아이가 원글님 햄버거 먹고 정신 차렸으면 좋겠네요.

    ㅡ,.ㅡ;;;;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5578 가지못한 길에 대한 미련때문에 방황하는 저에게 채찍을 좀 주세요.. 6 정신드는말좀.. 2013/07/18 1,716
275577 성적은 잘 나오는데 공부는 정말로 한자도 안하는 아들. 걍 냅.. 8 123 2013/07/18 2,065
275576 국세청·檢, 전두환 일가 보험계약 전방위 조사 外 세우실 2013/07/18 1,475
275575 친구의 와이프 18일이네요.. 2013/07/18 1,638
275574 너는 좋겠다... 3 .. 2013/07/18 1,538
275573 취학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안보내도 되나요? 2 pppppp.. 2013/07/18 1,207
275572 지지리궁상 도시락 후기 궁금해요... 4 소환글.. 2013/07/18 2,296
275571 이번주 서울광장 촛불집회 내일19일 금요일입니다~ 30 촛불집회 2013/07/18 1,160
275570 아이허브 질문이요 1 다람쥐여사 2013/07/18 910
275569 오늘'도' 최민수 봤어요... 10 aaabb 2013/07/18 3,738
275568 그럼 회담록이 도대체 어디있단말인가요? 9 NLL 2013/07/18 1,020
275567 옥택연 정말 잘생겼네요... 21 미둥리 2013/07/18 4,338
275566 재산분할시 전업주부가 재테크로 불린 재산이란 건 어떻게 증명하나.. 5 성공여인 2013/07/18 2,260
275565 마인크래프트 테킷라이트 정품구매 아시는분? 1 커피나무 2013/07/18 851
275564 대통령의 정통성 1 샬랄라 2013/07/18 562
275563 남자가 저를 열심히 좋아해 주는 기간이 너무 짧네요... 9 ... 2013/07/18 2,842
275562 아이폰4->갤3로 바꿨는데... 1 ... 2013/07/18 1,146
275561 스타벅스 티셔츠 파는 곳 아세요? 궁금 2013/07/18 795
275560 일베충이지? 작전 15 qas 2013/07/18 1,507
275559 많은 짜투리시간 젤 효율적이게 보내는 방법은? 1 다큰귀요미맘.. 2013/07/18 692
275558 표창원님 국정원 국정조사 3차 청원 9 성실히 2013/07/18 645
275557 남자 30대 보험료는 얼마가 적절한가요? 7 헬리오트뤼프.. 2013/07/18 5,799
275556 알려주세요~질리안 마이클스 따라하기 1 dvd 2013/07/18 1,585
275555 동안 여배우들 보면 부러워요 7 보고또보고 2013/07/18 2,088
275554 또 지름신 5 2013/07/18 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