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층 원룸을 아이들 과외용으로 얻었어요.
선생님 오시기 전에 에어컨 켜놓으라고 아들을 심부름을 시켰는데 올라오더니 안켜진다는 겁니다..
콘센트에 꼽긴 했냐 물었더니 그건 했대요..
고장은 아닐텐데..이상해서 내려가 보니 말대로 안켜지긴 하는데..
혹시나 해서 리모컨 뒤를 열어보니 건전지가 없네요.
남편이 갈아야겠다고 빼구선 잊고 안넣은 거죠..
일단 우리집 리모컨건전지빼서 넣긴 했는데..
매사 이런 식이죠..
울애는 ...뭔가 이상하면 이유를 찾아보고 이모저모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그냥 그순간 땡입니다..
작년에 제가 이뻐라하는 울애보다 한살 어린 친정조카가 일주일있다 갔었는데..
그 아인 사실 공부 못해요.
근데 어찌나 싹싹하고 사근하고 심부름 하나 시키면 딱 알아듣고 시키지 않은 뒷처리 주변 일까지 해놓고..
사교성도 좋아 친구들한테서 언제 오냐고 계속 전화가 오고요..
나중에 취직을 하게 되면 우리애는 조카보다 좋은 그럴듯한 곳에 가게 될 확률이 높을거예요..
그렇지만...걱정입니다..
저도 직장에서 본...저런 일처리 일머리로 어찌 그 좋은 대학을 나왔지???
공부머리랑 일머리랑 사회성이랑은 정말 아무 상관이 없구나....생각들게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는데
내 아아가 그런 류에 들어갈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ㅠㅠ
하나 시키면 하나밖에 못하는...
답답하게 하는...
서랍 열어서 딱 눈에 안띄면 못찾고...
한마디로 사장입장에선 속은거죠..ㅠ
조카는 아마도 고용주나 주변인들이 참 좋아해줄 사람이 될거 같아요..
그만둔달까봐 사장이 걱정해야하는 직원말이죠.
친정집 변기가 잘 막히는데 자기 때문에 막혔다며 자기 아빠한테 떠넘기지 않고 본인이
낑낑거리며 해결해 놓더라구요..
중3이 그러기 쉽지 않잖아요?
울 애는 대충 해보고 안되면 아빠한테 패쑤~
공부만 좀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이쁨받을 짓을 하고 사랑스런 아이예요.
남자애가 여드름하나도 없이 보얘선...
그나저나...울 아들은....참...열심히 가르쳐는 보겠지만..
타고나는거라...
벌써부터 며늘한테 미안한 맘이 막 듭니다..
울 애한테 하트뽕뽕일때 얼렁 결혼시켜야겠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