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프로게이머 숙소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주부에요
처음 3개월전에 이곳에 취직이 되어서 감독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제가 오기전에 계셨던 도우미 분이 아이들 반찬을 거의 돈까스.군만두 이런 종류로만 해주다 보니
거의 그런 음식들에 많이 질려있어서 그런 반찬은 좀 피하시고 가정식 백반 위주로 신경좀 써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이 먹성이 많이 좋아서 뭘 해줘도 잘 먹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음식하라고요 전 알았다고 했고 집에와서 일주일동안 10명의 아이들이 먹을 아침 저녁식단과
또한 필요한 것들을 사기위한 장보기를 작성해서 프린트를 해서 갔고 담날 감독님과 함께
아침에 숙소앞에 있는 제법 큰 대형마트에 가서 장을 봐서 음식을 해줬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뒤....
감독님께서 처음 말씀 하신것과는 다르게 아이들의 입맛은 소탈하지 않았으며
인스턴트음식에 질려있지도 않았고 평균나이 17세부터 23세 까지 있는 아이들의 입맛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남자아이들의 입맛과 다를것이 없었어요....
매일 상위에 고기 반찬이 올라와 주길 바라고
신선한 야채 반찬은 비빔밥이 아닌이상 젓가락도 안되며
햄이든 분홍소세지든 계란이든 항상 올라와 주길 바라네요...
그러다보니 첨에는 뭣도 모르고 이왕 취직해서 아이들 음식해주는거 몸에좋은 건강한 식재료 사다가
해주자 하면서 만들었던 반찬은 음식물 쓰레기 통으로 들어가기 바뻐서 곤혹스럽고 마음이 불편한 여러날들의
연속이었네요...
아침에 한번 끓여놓았던 국이나 찌게는 저녁에 다시 댑혀서 주면은 손도 안됩니다 10명의 아이들 중에 국이나 찌개
종류를 좋아하는 2명의 아이 빼놓고는 나머지 8명의 아이들이 똑같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충격을 많이 받고 지금까지도 속상했던 점은....
집에 멀쩡한 정수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콜라 같은 음료수를 인터넷으로 박스로 시켜서 그걸 물처럼따라서 마십니다 ㅠㅠ
물은 진짜 하루에 한잔 많으면 두잔이나 마실까요?
거기다가 밤부터 새벽까지 연습을 하면서 배가 고프니 새벽마다 치킨이며 햄버거 종류를 하루도 안빠지고 매일매일 시켬먹고 자는 모습을 보고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악순환의 반복이니 특별히 살이찌지 않는 체질을 가진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평균 신장이
170~180 초반까지인 아이들이 몸무게는 80키로 90키로를 넘어서면서 심각한 복부비만과 고도비만의
길로 가고 있네요...
아이들도 알더라고요...
프로게이머의 길을 가면서 체중이 급속도로 불어서 평균 15키로 정도씩 찌고 있다고요...
그걸 알면은 뭐합니까 밥먹고 자는 시간 빼놓고는 계속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움직이지도 않고 있으니
그 살들이 어딜 가겠냐고요..
저도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고 수개월동안 이곳에서 아이들의 정도 너무 많이 들다보니...
휘트니스도 끊고 본인들한테 맞는 운동들좀 해서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말해주고 싶어도
제 입장이 그아이들의 엄마도 아닌데 주제넘게 괜한 잔소리를 한다고 그럴까봐 아무말도 못하고
괜시리 속상한 마음에 이곳에서 주절주절 되고 있습니다...
진짜 주변에 누구 아는 지인의 아이가 프로게임머 연습생이 되어서 숙소 생활을 하겠다고 하면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말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아이들의 일상이...전혀 미래가 보이지 않네요...
이바닥에서 성공하면은 계속 본인의 연봉은 올라가고 20대 중반이 되면은 은퇴를 해서
게임단 코치나 혹은 감독의 길로 가던지 아님 제2의 인생을 개척할수도 있겠지만
지금 한국사회에 너무 많은 게이머 들이 있고 그들을 이기면서 마치 한줄기 물줄기가 바위를 뚫고 지나가기는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을 옆에로 눈으로 보고 알다보니....아이들의 미래와 더불어 건강이 막막하고...
제 자식도 아닌데...그저 난 월급받는 가사도우미일 뿐인데...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에 아침부터 글을 올릴네요...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않고 선수단에 들어와서...죽어라고 게임만 하다가 나중에 검정고시 치면은 된다는 아이들...
전 왜이리 오늘 날씨 처럼 슬프고 속상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