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거절하기 시작하니 인생이 달라진다.

햇살 조회수 : 3,805
작성일 : 2013-07-12 14:48:25

크면서 거절하는 걸 못했어요.

그러다보니 거절하려면 늘 핑계를 대는 식이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거절을 해도 통하지 않는 부모님이었어요.

싫다고 하면

"왜?"

"뭐가 싫은데?"

"싫은 이유를 대봐."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라고!"

이런식으로 다그치기 시작했어요.

싫은데 무슨 이유가 있겠어요?

그리고 이유를 대더라도 엄마가 납득하지 못하면 그대로 하라고 하곤했죠.

그러다보니 남들과의 관계에서도 거절하는게 어렵고 이유 대기 바빴어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나와 똑같은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뒤부터 거절하기 연습을 시작했어요.

친정엄마가 오라고 하면 예전엔 애가 아파도 가고 내가 피곤해도 가곤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참 병신같이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여하튼 예전엔 그랬어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내 상황에 맞춰서 어떤건 전부다 거절하고 어떤건 일부만 거절하면서

사는것도 조금씩 편해지고 수월해졌어요.

예전엔 마트에 가서 시식하고 거절을 못해서 사들고 왔던 음식도 많았는데

지금은 맛보고 아니다.싶으면 아무리 사라고 해도 "좀더 생각해볼께요."라는 말로

적당히 거절할줄도 알게 되었고

백화점 옷매장에서 옷을 입어보고 아니다.싶으면

"이건 이 부분이 저랑은 어울리지 않네요.다른 디자인을 보여주세요."라고 할수도 있고

다른 디자인이 없다고 하면서 "잘 어울리는데 그냥 사세요."라고 점원이 말하면

"그럼 다음에 올께요.제가 원하는 옷은 아니에요."라고 당당히 말할줄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더 대접받습니다.

예전처럼 네.네.할때는 오히려 더 무시당하고 호구노릇만 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싫을땐 싫다고 거절하게 되니 오히려 존중받는다는 기분을 많이 느껴요.

다른것보다도 아이가 많이 달라졌어요.

저희부부가 거절하고 싫은 소리라도 내 생각을 말할수 있게 되면서부터

아이도 자기 생각을 말하고 친구관계에서 거절할줄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아이도 사회성이 확실히 좋아졌고 교우관계도 오히려 더 좋아졌어요.

거절할줄 모르고 거절하면 안되는줄 알았던 시간이 안타깝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달라진 삶을 살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IP : 1.236.xxx.7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7.12 2:54 PM (175.121.xxx.109) - 삭제된댓글

    정말 자식들 너무 순종형으로 키우지 마세요
    잘못은 엄하게 꾸짖되, 좀 너그러워 지셨으면 좋겠어요
    같이 사는 남편 효자병에 이혼생각 몇번이나 하며 살고 있는데
    남편이 스스로 효자가 아니라
    철저히 사육된 효자라는걸 얼마전 깨닫고
    참 불쌍하게 생각 되더군요

  • 2. 맞아요.
    '13.7.12 3:29 PM (58.236.xxx.74)

    미국소녀들은 잎파리를 따면서, 그가 나를 사랑한다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요렇게 중얼거리는 반면,
    프랑스소녀들은 같은 경우에 그는 나를 약간 사랑한다, 그는 나를 많이 사랑한다, 그는 나를 미칠듯이 사랑한다,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요렇게 중얼거린대요.
    거절이 어려웠을 때는 흑과 백만 있는 세계였다면 거절이 쉬운 지금은 내 욕구에 대해 좀더 세련되고
    다채로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요.

  • 3. 미칠듯이 감사해요
    '13.7.12 4:23 PM (124.28.xxx.36)

    "맞아요"님 댓글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요?

    비오고 오랫만에 82쿡 들어왔다가
    참 좋은 글을 보았네요.

    제게 너무너무 요긴한 글이어서 "미칠듯이" 감사해요.

  • 4. ^^*
    '13.7.12 4:44 PM (61.74.xxx.161)

    가볍게 거절하기!
    정말 중요한 삶의 지혜 같아요.

    다채로운 권리 행사하기.
    상상만 해도 정말 좋은 말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0835 혹시매일밤마다꿈꾸시는분계신가요??? 7 2013/09/26 1,329
300834 폰 바꾸려는데 이 정도 가격이면 괜찮을까요? 6 벤트 2013/09/26 1,612
300833 너무 속상해서 잠이 안와요 9 눈물 2013/09/26 3,780
300832 최지우 여성미가 정말이쁘긴 이쁘네요 13 // 2013/09/26 6,895
300831 아파트중문이나, 확장한거실에 폴딩도어 사용하시는분 계시나요 4 폴딩도어 2013/09/26 12,334
300830 화장하는데 ....몇분이나 걸리세요? 35 MAKE U.. 2013/09/26 6,137
300829 지인한테 온 www.667803.com 누르지 마세요. ㅠㅠ 11 신종사기 2013/09/26 4,989
300828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뭔가요 7 눈이 뻘개요.. 2013/09/26 2,633
300827 굴삭기나 지게차 하시는분 안계신가요? 4 ... 2013/09/26 1,348
300826 가죽쇼파는 어텋게 청소하나요? 3 궁금 2013/09/26 2,214
300825 cf 촬영 중 야생 곰 출현 1 우꼬살자 2013/09/26 1,976
300824 베스트글에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친정부모님께 서운하게한다는글요. 7 저도.. 2013/09/26 4,137
300823 영어 문장 좀 봐주세요..... 5 어째 좀.... 2013/09/26 731
300822 평일에 아이랑 가려는데 무섭지 않겠죠? 3 등산 2013/09/26 1,481
300821 구하라 아쉽네요 mi 2013/09/26 2,328
300820 광파 오븐 정말 잘 산거 같아요 15 굿이야 2013/09/26 9,019
300819 온라인 공구- 상품이 잘못 공지 됐다고 그냥 환불하래요 4 ... 2013/09/26 911
300818 아로나민골드(씨플러스말고) 100정 얼마정도하나요? 1 ........ 2013/09/26 2,394
300817 이건... 사랑일까요? 9 뭥미.. 2013/09/26 2,989
300816 보고 또 봐도 김 남주는 3 여왕이람서 2013/09/26 3,353
300815 중고생자녀 있으신 분들 부부관계는 어떻게 하나요? 8 ... 2013/09/25 8,331
300814 영양사 면허증..지금 다시 도전, 무모할까요?? 4 ^^ 2013/09/25 2,683
300813 우리나라 현행 민법상 형수였던 여자와 시동생이었던 남자가 결혼 .. 5 하늘색바다 2013/09/25 5,897
300812 10월 동유럽 날씨 어떤가요? 7 궁금맘 2013/09/25 11,648
300811 고부갈등 타파 비법 42 고부 2013/09/25 8,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