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내미는 초등학교 5학년이에요.
어젯밤 퇴근했더니,
조바심나는 얼굴로, 엄마..성적표 보고, 화내거나, 슬퍼하거나, 실망하지 말라고
미리 경고를 하더군요..
뭐 알겠다고 했어요..
원래..공부하고는 담을 쌓은 녀석이이었으니깐요..ㅠ
역시나..성적은..바닥..ㅠ
아마..학년 석차가 있다고 하면, 얘가 전교 꼴등은 몇 년째 맡아 놓은 것일거에요.ㅠ
작년엔 진단평가를 봤는데..
얼마나 죽을 썼는지,
나중에 교육청에서 학습부진아 테스트를 하러 왔더래니깐요..
그래서..읽기 쓰기 등등 을 시키더래요..
근데..그 읽기라는 게
새가 마당에 앉았습니다. 정도 수준..
아마..교육청관계자는..전혀, 읽기, 쓰기 정도가 안 되는 수준인 줄 알고,
문제를 출제했었나봐요..
그나마..유창하게 읽고 쓰니, 잘했다고.."가"란에 동그라미를 치셨데요..ㅠ
저희 부부가 성적에 대해서는 좀 무던한 편이에요..
꼭 공부 잘 한다고, 잘 풀리는 것도 아니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자..싶은데..
정말 헉 소리가 나네요..
평소 덤덤한 남편도..깜짝 놀랄 정도이니 말이에요.
제가 울 아들 공부 못 한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
겸손의 뜻으로, 그렇게 말하는 줄 알아요.
울 아들 하루 일과가 보면, 온통 노는 일이에요..
공부방 숙제 간신히 하고
학교 숙제도 아주..엄청난 잔소리 끝에 간신히 하는 수준이고,
학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블럭조립에, 책 읽기에요.
그나마..책은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고,
블럭 같은 조립 수준은 상당한 편이에요..
유일하게 이걸로 상을 받더라구요..
암튼..어제 성적표를 보니
한 숨이 절로 나와서..
조근조근 얘기를 했어요..
공부를 좀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거기까지는 아주 교양(?)있게 얘기했는데..
이 녀석이 왈..
이 번에 시험이 너무 어려웠다고,,핑게를 대는겁니다.
어려우면 얘만 어려웠을까요?
난이도는 다 똑같이 어렵게 느껴졌을텐데..
갑자기..이제까지 참고있던 잔소리가 속사포처럼 쏟아져나왔어요..
그리고..의기소침해진 모습으로 잠이 든 아들녀석을 보니
또 괜시리 미안해지구요..
집마다 한 가지 씩 고민은 있다고 하던데..
우리 집은 아들녀석 공부 못하는게 고민이네요..ㅠ
저 좀 위로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