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애틀

Sleepless in Seattle 조회수 : 1,498
작성일 : 2013-07-11 09:14:14
시애틀 여행에서 돌아온 지 이틀째...
아직 여행의 감흥에서 깨어나질 못하고 있어요.

떠나기 전에 여행기들 읽어보니 
시애틀은 도시가 작아서 볼거리가 적어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해서
중간에 하루는 포트랜드도 다녀오려고 미리 버스까지 예약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한번엔 한 도시만 탐험하는게 제일 좋을 듯 해요.
한창 젊은 시절에는 배낭메고 싼 호스텔에서 자고 밥은 맥도날드에서 주로
해결하며 유럽을 한달씩 헤매고 다녔는데
이제 더이상 그런 여행은 즐겁지 않는 시절이 온 듯 해요.
깨끗한 호텔에서 푹 자고 일어나 천천히 걸어서 맛있는 아침 식사하는 식당 찾아가서
밥 먹고 향기좋은 커피 한 잔 들고 이곳저곳 돌아보다가
또 점심 먹고 힘들면 잠시 숙소에서 쉬다가 다시 걸어다니고....
조금 넌 곳은 대중교통 일일권 끊어서 버스타고 전철 타고
돌아보고.... 이렇게 느긋하게  한 도시를 돌아보는 여행이 좋으네요. 

시애틀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파이크 퍼블릭 마켓이었죠.
부산출신 아지매라서 그런지 싱싱한 해산물이 널려 있는 흥겨운 재래시장 풍경이
정말 좋았어요. 흔한 피시 앤 칩스에 사용한 생선들도 어쩌면 그리 신선한 지....
(참고로 바다와는 비행기로 다섯 시간쯤 떨어진 대륙 한가운데 도시에 살아요.
그래서 생선은 늘 냉동으로만 먹고 있어요. ㅠ.ㅠ)

몇년 전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도 타 본 duck ride(수륙양용 차량을 타고 돌아보는 투어)도
시애틀이 훨씬 아기자기 정감있고 재미있었어요. 
비록 덕 라이드로 들어간 물이 확 뚫린 바다가 아닌 커다란 목욕탕같은 유니언 레이크였지만
즐거움은 더 컸어요. 영화 Sleepless in Seattle에서 탐 행커스가 살던 수상가옥도 보구요.

커피 애호가는 아니지만 커피로 유명한 시애틀에가면 맛있는 커피집 찾아가서
다 마샤봐야지 했는데 일부러 찾아다니진 못했고 우연히 맛있는 커피를 세 번쯤
마셔봤어요.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커피맛과는 다른 차원의 맛!!
애호가들이 맛있는 커피에 목매는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ㅎㅎㅎ
(아 그중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는 여행 중의 여행으로 하루 잠깐 다녀왔던
포트랜드의 스텀프타운 커피였어요)

어째든 다음 기회에 또 가고 싶을만큼 좋은 추억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다음엔 제주도 여행 자주 가시는 부산 아짐님처럼 부엌이 딸린 숙소를 빌려
직접 장을 봐서 밥 해먹는 것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사먹은 음식들이 크게 비싸지 않고 맛있었지만
삼일쯤 되니까 한식으로 조리한 해산물이 너무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이제 여행의 감흥에서 벗어나 다시 일상의 무료함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일해야죠.
가끔 일터에서 들어오는 십불 이십불짜리 미화를 따로 차곡차곡 모아서 다녀온 여행이었어요.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입금할 수 있는 미화계좌가 있거든요.
아 참 미국동전도 따로 모아요.
그건 자동차로 방문할 수 있는 가까운 미국 도시로 여행갈 때 요긴하게 쓴답니다.
동전은 무거워서 비행기탈 땐 가져가기 힘들고 여기 은행에선 지폐로 바꿔주지도 않거든요.
어째든 푼돈 모아 여행하는 즐거움이 일터의 지루함을 넘기는 한 방편이기도 하네요.

여행을 좋아해서 평고 여행기 올라오면 즐겁게 읽는 편이어서
나도 한번 간단히 적어봅니다.

^^





IP : 209.195.xxx.20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애틀
    '13.7.11 11:36 AM (209.195.xxx.201)

    와! 첫 댓글님 시애틀에서 자라났어요?
    완전 부럽습니다!!
    나는 한 석달만 살아봤으면 했거든요.
    물론 시애틀 뿐만 아니라 방문하는 모든 도시마다
    딱 석달만 살아봤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보지요.

    님이 남들이 모두 방문해 보고픈 도시에 살면서도 큰 감흥이
    없었던 건 아마도 머리아픈 공부나 생활의 터전이기때문일거에요.
    나도 여행자였기에 시애틀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던거겠죠.

    석달만 살아보면 눈에 씌인 콩깍지가 벗겨지며
    이런저런 불편함이 드러나겠죠? 하하...

    그래서 내 마음에 드는 도시를 방문하게 되면 딱 석달만
    구석구석 누비며 살아보고싶다고 소망한답니다.
    딱 석달만요!! ㅎㅎㅎ

  • 2. 시애틀
    '13.7.11 11:53 AM (209.195.xxx.201)

    점둘 님!!
    여행 많이 다니며 여행기쓰는게 꿈의 일부였는데
    생업에 매여 하루하루 살아가느라
    이젠 희미한 옛사랑의 추억같은 느낌으로만 남았어요.
    ^^

    최근 몇년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슬슬 여행의 꿈을 펼쳐보고 싶은데
    이젠 저렴한 배낭여행은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조금 부담스러워요.^^

    젊은 시절의 원대한(?) 꿈은 잊고
    현실과 타협해서 조금씩 맛만 보는 여행이라도 즐기자고
    맘먹고 있어요.^^

    그리고 시애틀의 유명한 비는 겨울철에 오는가 봐요.
    이번 나의 여행기간동안은 아주 날씨가 좋았어요.
    특이한게 오전에는 내내 흐리고 빗방울도 간혹 떨어지곤 했지만
    점심 무렵부턴 날이 개여서 오후 내내 화창했어요.
    아침마다 예보와는 달리 비가 오나 봐... 했는데
    삼일째 되는 날 드디어 깨달았죠.
    아 원래 아침 날씨가 이렇구나 하고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5158 지금5학년 3품인데요. 4 옹이.혼만이.. 2013/07/17 971
275157 런던 사시거나 잘 아시는 분들! 여행 관련 질문드려요~^^ 12 블러디메리 2013/07/17 1,647
275156 17개월 아기인데 복직 몇 달 전에 어린이집 보내면 좋을까요? 4 어쩌지요 2013/07/17 1,338
275155 혜화동에 방송대 건물 통과해서 벙커1 갈 수 있는지..? 6 2013/07/17 1,073
275154 이혼남 잘 살펴야겠지요 2 문제있죠 2013/07/17 2,741
275153 조부모가 아이를 봐줄경우 국가지원금이 있나요? 2 ㅠㅠ 2013/07/17 1,101
275152 펀드하나 가입하려고 하는데.. 정보를 어디서 얻으세요? 1 펀드 2013/07/17 501
275151 간헐적 단식 질문이요 2 2013/07/17 1,509
275150 빙수 맛집 추천해주실수 있나요~ 2 빙수 2013/07/17 1,490
275149 므흣하다~ 장조지롱 썬크림 쿠리다 2013/07/17 1,143
275148 정사갤 사건정리....ㄷㄷㄷㄷㄷ 2 2013/07/17 1,844
275147 이과에서 의대점수가 제일 높고 그 다음은 어디인가요? 17 요즘 2013/07/17 3,343
275146 벌금도 '껌 값'…재벌 총수에 수천억 벌금 추진 세우실 2013/07/17 794
275145 홍콩디즈니 오션파크 어디로갈까요 8 여중생가족 2013/07/17 1,466
275144 이럴 땐 1 어떻게 하나.. 2013/07/17 820
275143 제습기, 에어컨 제습 전기료 기사 나왔네요 12 .... 2013/07/17 73,353
275142 기말고사 성적은 모르고 지나가는 건가요? 8 중등맘 2013/07/17 1,798
275141 부산 해운대구 좌동쪽에 사시는분들~~~ 5 맛집.. 2013/07/17 2,045
275140 랄프로렌 빨간 가디건이요-패션 고수님~~~!! 3 살까요 말까.. 2013/07/17 1,529
275139 족발 찍어먹는 새우젓 소스? 어떻게 만드나요?? 5 ,.. 2013/07/17 10,776
275138 잠실에 전세 대출 비율이 궁금해요! 싱드 2013/07/17 1,237
275137 근데,아들키우는 맘들은 아들이랑 친하세요?? 39 땅부자 2013/07/17 4,232
275136 아이와 가서 놀만한 물놀이장은 어딘가요? 2 .. 2013/07/17 719
275135 너목들 1~7회까지 에필로그 있었나요?? 2 .. 2013/07/17 1,261
275134 정사갤 눈팅자가 기록한 살인사건의 전말인데요... 10 불펜펌 2013/07/17 6,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