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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 할머니가 있어요.

음.. 조회수 : 2,106
작성일 : 2013-07-11 00:40:55
저희 애 미술수업 같이 듣는 아이의 외할머니세요.
아이는 다섯살이고, 여느 다서살 아이들처럼 말도 안듣고 장난치고 해찰하고 그렇죠.
그런데 이 할머니가 너무 신경질적이에요. 양미간에 아예 늘 내천자가 그려져 있어요.

예컨대 이런 경우들요,
미술수업이라 끝나면 선생님이 간단히 브리핑을 해 줘요.
아이가 토끼를 그리고 토끼 귀를 발 아래 그렸어요.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귀를 숨겼다구요.
선생님이 말씀하시자마자 이 할머니가 애를 막 다그쳐요, 왜 이렇게 그렸어? 이게 토끼야? 너 토끼 몰라?
수업 끝난 후에 애들을 씻기는데 이 아이가 낮은 세면대에 발을 안내려놓으니 또 애를 잡으시네요.
내가 너 때문에 힘들어죽겠어, 또 이렇게 말 안들을거야? 할머니 힘들어 죽을까? 
물감 묻은걸 지우는데 주변을 막 둘러보시더니 선생님들 식사 후에 설거지용으로 쓰는 수세미로 애를 벅벅.
애가 아파서 막 우니까 시끄럽다고 또 철썩, 하도 우니까 선생님이 내다보시고 잘 말씀드려 겨우 수세미 뺏었어요.

이건 오늘 하루 일이구요, 같이 들은지 몇달 됐는데 매주 이러세요.
애도 또 같이 할머니한테 바락바락 대들고 한번 울음 터지면 귀청 찢어지게 울고.
오죽하면 저희 애가 미술가기 싫대서, 왜 그러냐 했더니 그 친구랑 할머니랑 싸우는 소리 듣기 싫다고..

게시판에서나 베이비시터가 애를 막 대한다느니 엄마한테 말해주고 싶다느니 하는 이야기 들었지
제 주변에서 이렇게 보기는 또 처음이라.. 그것도 진짜 외할머니신데요.
마음이 참 안좋더라구요, 제가 뭐 도와줄 것도 없고 그냥 지켜보다가 애가 할머니한테 너무 혼나기 전에
먼저 데려가서 씻겨주거나 간식거리 건네주며 애가 할머니랑 좀 떨어져있게 하거나 그런 정도에요.

자려고 누웠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아까 낮에 서럽게 울던 그 아이 목소리가 계속 맴돌아서 더 뒤척이네요.
다음 주에 또 만날텐데 마치 제가 혼날 것 처럼 기분이 좀 그래요..

IP : 121.147.xxx.22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후...
    '13.7.11 12:42 AM (175.182.xxx.52) - 삭제된댓글

    그 애엄마 만나면 진짜 알려주고 싶네요.
    엄마는 모르고 있겠죠?

  • 2. 애 엄마힌테 알리세요.
    '13.7.11 12:43 AM (193.83.xxx.45)

    아이 살리는 길입니다.

  • 3. 왜 참으셨어요
    '13.7.11 12:43 AM (67.87.xxx.210)

    애가 부당하게 당하는데 어르신이라고 애도 보호못하고,,,
    어른대 어른으로 당당하게 요구하시길 바래요, 거품물어도 그 사람 사정입니다,
    창의력을 꺽오도 유분수지,,,

  • 4. 이런
    '13.7.11 12:58 AM (125.180.xxx.210)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어쩌나요?
    아이 엄마에게 얘기해줘야할 듯 해요.
    차라리 시터가 낫겠네요.

  • 5. 할머니들
    '13.7.11 1:08 AM (110.13.xxx.12)

    체력이 떨어져서 그래요.
    아이를 맡길때 잘 보셔요.
    이 어르신이 에너지가 남아 있는 분인지 본인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분인지..
    젊은 엄마들도 힘들다 매일 하소연이 올라오는데
    할머니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 6. ...
    '13.7.11 5:56 AM (182.219.xxx.140)

    애는 핏줄이 보호할 수 있는게 아니라 어른이 보호할 수 있는것 같네요
    지금 그 외할머니는 어른이 아니네요
    망설이지 말고 엄마에게 알리세요
    아동학대입니다.

  • 7. 어쩌면
    '13.7.11 9:10 AM (121.138.xxx.20)

    애엄마가 없는 집일 수도 있죠.
    아는 분이 이혼하면서 애 키울 형편이 안 되어 조모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원래도 입이 좀 거친 분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어찌나 애를 혼내고 구박하는지 온 동네에 소문이 다 났어요.
    애도 불쌍하고 늙으막에 애 키우느라 고생하는 그 할머니 팔자도 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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