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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때문에 밤새 잠을 못잤네요..

... 조회수 : 5,508
작성일 : 2013-07-07 09:34:47

어젯밤 10시도 넘어서 전화하셔서 다짜고짜. 아빠를

죽이든지 이혼하든지 해야겠다고 한참을 퍼붓으시더라구요

 

한참을 실컷 퍼붓더니. 가만히 듣고 있는 나에게.. 뭐라고 말이래도

해보라셔서 알아서 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너는 니 남편이 그렇게 살았으면 같이 살았겠느나..하며

또 시작을 하시길래. 그러니까 알아서 이혼하시든지 말던지 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전화를 팍 끊으시네요.

 

네.. 저 싸가지 없는 딸인데요.. 내 나이도 낼모레면 40대 후반으로 들어갑니다.

부모님 다 70이 훌쩍 넘으셨구요

도대체.. 왜 엄마는 아직까지 아빠를 포기 안하실까요?

어제 엄마가 열받은 이유는 아빠가 다니는 아파트 경비에서 짤렸기때문입니다

낮에 술먹다가 짤린거죠. 뭐 이정도면 오래 다니셨어요. 한 5개월 다니셨으니..

 

그런데 한참 남들 열심히 일하던 3-40대때에도 일년에 2.3달 일하고 나머지는

방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술로 쩔어살던 분인데.. 뭐 새삼스럽게 70넘어서

일을 해봐야 얼마나 하겠습니까..

 

저라면 진작에 이혼하거나, 아니면 아예 포기하고.. 그런 저 인간은 저렇게

살다 죽어야지.. 없는 인간 취급하고 딱히 기대도 실망도 안하겠습니다.

그게 정신건강에 좋거든요

 

친정엄마..지금도 아빠가 한달에 50만원짜리라도 취직하면. 경동시장이니.

노량진시장이니 다니면서 버는돈이상으로 각종 보양식 해다바치고..

하여간 완전 떠받들다가.. 저렇게 그만둘면, 그날로  쌍욕을 달고 사십니다.

 

물론 엄마가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었겠지요.

자식 셋 키우느라. 능력뿐 아니라 책임감도 없는 아빠에다가 홀 시어머니까지.

악밖에 안남은거 압니다.

 

그래도 떡잎부터 안다고. 척보면 우리 아빠는 그냥 그렇게 살다 죽을분입니다.

얘기들어보면 그 시절 중고등학교까지 나오고 대학도 시험봤는데 본인이

공부안해서 떨어진 양반인데..

어렸을때부터 책임감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던 분이에요

학교가기 싫으면 안가고(중학교때), 남들이라면 짤려야 하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집안이 청주에서  돈은 없지만, 나름 공직자 집안 출신이라

여기저기 친척들이 손써서 전학시켜주고.

취직시켜주고..

처음엔 기술직 공무원 하셨는데. 그것도 제 기억엔.. 한달에 20일은 출근안하셨어요

맨날 집안에서 술먹고 늘어져 있었구요. 그러다가 그 기관이 공기업으로

전환되면서 완전 오지로 발령나셨고, 바로 그만두시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그러십니다.

 

엄마 고생한건 알지만, 저나 제 동생들이나, 이제는 더이상 엄마의

감정 배설장치가 되고 싶지 않아요

 

도대체 평생에 "내탓"이라는게 없습니다.

내탓이요 내탓이요란 말이.. 위로삼아 많이들 하는데

실제로 내탓이라서 그렇게 할까요?

아니잖아요. 그냥. 내탓이요하면.. 마음이 편하고 원망스런 마음이 좀 잦아들고..

운명이나 팔자를 믿지않지만, 그냥 내 운명이려니.팔자려니.하면 마음이 편해지잖아요.

다 자기 정신건강을 위해 그러는거잖아요

 

아빠랑 이렇게 사는것도 중매선 사람 잘못이고. 외할머니 잘못이고(공직자 집안이라

무조건 시집보냈다고)..

아빠랑 이혼못한것도 우리탓이랍니다.

우리가 어려서 이혼하지 말랬답니다. 물론 그랬겠죠.

지금도 아이때문에 이혼못하고 사는분들 많지만 제가 10대까지만 해도 이혼가정에

대한 색안경이 엄청 많았으니. 저나 제 동생들이나..왠만하면 참고 살아주길

바랬기도 했죠. 솔직히.

그때는 취직할때 호적등본도 내고 했던 시절입니다.

제 친구도 이혼가정이라.. 취직할때 엄청 고생했구요.

 

 

그래도 성인이 되고 난뒤에는 적극적으로 이혼하시라고 했고.

. 이혼해야겠다고 난리를 치셔서

이혼서류까지 다 가져다 드린적이 몇번됩니다.

 

그러면 또.. 아빠가 집을 나가겠냐.. 법원가자는데 안간다.. 뭐 이러고 흐지부지..

 

그러면 소송이라고 하라고 아는 법무사 소개시켜준적도 있구요

하여간 그때뿐..

 

작년에 엄마한테.. 나이 70도 넘고 산날보다 살날이 별로 없는데.

자식입장에서야 어떻게든 같이 사시는게 좋지 않느냐.. 이렇게 제가

했어요. 아빠한테 다 포기하고.. 그냥 오손도손좀 사시라고.

어차피 여지껏 벌어온돈도 없는 양반인데. 그냥 군식구려니 하고 사시라고.

 

그랬더니. 제가 이혼을 말려서 작년에 이혼못했다고 며칠전에는 그러시더라구요

 

툭하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저한테 전화해서 전화기대고 고래고래

소리치면서 니 아빠랑 못살겠으니. 당장 이혼시켜달라고 하고..

 

가만히 보니까, 이혼시키면 이혼시켰다고 날 원망할테고

이혼 말리면.. 니가 말려서 이혼못했다고 날 원망할테고..

 

그냥 부부간의 문제는 부부가 알아서 하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냥 피곤합니다. 남편은 해외출장가서 아이랑 있는데 잠도 안오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몇년전만해도. 그래도 얘기는 들어주려고 했는데요

이것도 버릇되더라구요.

엄마의 화를 좀 풀어주기 위해 신경정신과도 몇달 제가 보내드린적도 있고

이래저래 할노릇 다 했다고 생각했씁니다만..

아빠가 돌아가시기전까지, 아니 아빠가 돌아가셔도..

엄마의 그 원망은 끊이질 않을것 같네요. 그리고 그 원망을 주위사람..

자식 셋한테 말로 푸시려고 하실테고..

IP : 210.106.xxx.7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3.7.7 9:48 AM (180.182.xxx.153)

    부모로써 하지말아야 할 말 중에 하나가 '너 때문에 ...를 못했다'가 아닐까 하네요.
    그런 말을 듣어야 하는 자식인들 언제 낳아달라고 햤나요?
    본인들 좋을대로 낳아놓고는 마치 그 자식이 족쇄라도 채운듯 '너 때문에....'
    족쇄는 부모가 스스로 차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난 죄밖에 없는 자식을 핑계대고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삼는 부모에게는 자식이 해 줄 수 있는게 거의 없습니다.
    대응 잘하고 계시네요.

  • 2. 사람이
    '13.7.7 9:56 AM (183.98.xxx.129)

    너무 힘들면 어쩔 수 없이 옆에 있는 사람을 괴롭히게 되는 거 같아요. 그렇게 안하려면 수양을 많이 해야 하구요. 어머니 입장에서는 포기하기도 함께 살기도 괴로운 거겠죠. 연세가 있어도 남들처럼 살고 싶으니까요. 선을 그을 건 긋고 아닐 땐 그냥 흘려듣는 거 말고 정답이 있을까요....

  • 3. ...
    '13.7.7 9:56 AM (112.214.xxx.85) - 삭제된댓글

    님 참 현명하신 분이네요. 같이 휩쓸리지않고. 잘하고계셔요. 가족은 절대 해결이 없는것같아요. 그렇게 견딜수밖에요.

  • 4. 원래
    '13.7.7 10:04 AM (180.65.xxx.29)

    본인일이 되면 객관적으로 보기가 힘들어요 그곳에서 빠져 나와 구경하는 입장이면
    판이 너무나 잘 보이는데...어머니도 인타깝고 원글님도 힘드시겠지만 들어주세요 어머니가 하소연 할곳도 없으면 더 힘들잖아요. 힘들더라도 들어주세요

  • 5. 친정전화
    '13.7.7 10:11 AM (178.115.xxx.113)

    당분간 스팸처리하세요. 사무실로 와도 끊으세요. 평생 남탓하는 사람처럼 징그러운 사람이 없어요.

  • 6. 친정엄마라도..
    '13.7.7 10:17 AM (121.144.xxx.18)

    저도 한번씩 친정엄마가 전화해서 아버지랑 못살겟다고 하소연 합니다.
    그럼 전 같이 살지 말라고 합니다..
    그렇게 웬수같이 싫으면 안살면 되는데 왜 딸한테 전화해서 힘들게합니까?
    하소연도 한두번이지 자꾸 그러면 정말 친정부모라도 정떨어집니다.
    힘들게 산 사람들 다 딸한테 전화해서 저런식으로 안합니다.
    저도 제식구 챙기기 바쁘고 시댁,아이들 학업문제, 제건강문제등등 신경쓸꺼 많고 머리아픈데
    친정엄마가 하소연 하면 불쌍하고 받아주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제 이기적인 맘이 우선 드는건 사실이예요.
    그리고 사주에 부모복도 있어요. 자식복,남편복만 있는게 아니구요..
    그냥 원글님이 부모복이 없다고 생각하세요.

  • 7. Ok
    '13.7.7 10:18 AM (116.121.xxx.125)

    잘하고계세요.
    흔들리지 마세요. 들어드리긴 뭘 들어드려요.
    들어준다고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원글님도
    병들고 그게 나중에 원글님 자녀에게도
    독이 됩니다.
    돈 사고치는 가족, 돈 대주면 다 같이 망하는거
    아시죠??
    감정도 마찬가지에요.
    더 강해지세요 힘내시구요....
    (경험담입니다 전 다행이 극복했어요 ㅠㅠㅠㅠㅠ)

  • 8. ..
    '13.7.7 10:30 AM (115.140.xxx.39)

    어머님이 아마도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그나마 원글님이 큰딸이고 하니 의지하고파서 하소연 하시는거 같네요..
    형제들과 의논해서 어머니 생활비는 아니라도 매달 용돈 이라도 챙겨 들이면 좋을거 같네요..

  • 9. .....
    '13.7.7 10:36 AM (112.154.xxx.35)

    일단 주위 사람 탓하고 보는건 엄마 성격이시네요.70넘어 그렇게 살아오신거 고쳐지실까요? 개선의 여지는 없을것 같네요. 받아들이고 사시는 수밖에

  • 10. 원글
    '13.7.7 10:46 AM (175.223.xxx.122)

    위로 감사드려요..엄마 생활비는 제가드리고 있습니다.. 돈은 없지만 그때문이 아니라 엄마는 엄마인생을 통채로 도둑맞았다고 생각해요 그 도둑들이. 돌아가신 외할머니부터 중매쟁이..그리고 자식까지..아빠가 가장큰 도둑이고..본인은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다 본인은 부잣집맏며느리로 살았어야 한다고..제가 그냥 인정하시고 맘을 편히 가지라고 하면 인정못한답니다...근데 뭔가 개척할 성격도 아니세요..그러니 힘들고.

  • 11. 에효
    '13.7.7 10:48 AM (59.86.xxx.58)

    같은여자로써 원글님 어머니 너무 가엾으세요
    평생을 저러구사시는 본인은 얼마나 괴로울까요...
    자식입장에서도 지긋지긋하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봐주세요
    원글님까지 돌아서면 70넘은 어머니는 어떻게 사시겠어요?
    원글님팔자려니하고 받아드리는수밖에는...

  • 12. ..
    '13.7.7 11:04 AM (211.44.xxx.244)

    저도 선 긋고 삽니다 아들만 위하던 엄마 아들에겐 안하는
    우는 소리 저붙잡고 늘어지기에 선을 그어야했지요
    생각해보면 말잘듣고 착하기만하다 40넘어가면서 제대로
    반항하고 삽니다

  • 13. 제비꽃
    '13.7.7 11:19 AM (58.230.xxx.146)

    반정도는 제가 쓴글인줄 알았어요.
    제 아버지는 평생 직장 다니시고 처자식 부양 제대로 한 분인데도 그런 아버지에 대해 부정하라는게 너무 힘들어요.
    저는 심하면 끊어버려요.
    정말 내게 똥물을 막 끼얹는 느낌에 뇌는 얼어버리고 심장은 굳는 느낌이에요.
    전엔 바들바들 떨며 듣고 엄마는 멈추지 못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피하고 도망가요.
    한번 제가 아버지 선물하는데 간섭하길래 심하게 한마디 했어요.
    부부문제는 부부가 푸시고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는 내가 판단하는거니까 맘대로 하려들지 말라고.
    그후 좀 덜하시긴 하지만 그래도 친정에서 전화오면 머리부터 아파요.

  • 14. ..
    '13.7.7 1:44 PM (211.202.xxx.137)

    원글님 어머니도 이해는 되지만 아마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이 주인이 되어 본 적이 없어서 그런겁니다. 정말 어려서는 부모님이 어머니의 주인이었고, 시집와서는 아버지가 ... 혹은 자식이... 70평생을 그렇게 사신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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