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간단하게 냉면으로 떼울려고 애 불러서 외식했거든요.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애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말하더군요.
그전에 우리애가 엄마 헤르만헤세 참 대단한것 같아 그러더군요..왜라고 물으니..세상의 선악에 대한 정확한 구분과 인간심리를 참 잘 묘사한것 같아 그러더군요.
그래서 뭔책이니 물었더니 단편집을 꺼내서 보여주더라구요.
단편집이라서 여러제목들의 내용이 있었어요.
자기는 그런 부분을 두번째 에피소설에서 느꼈다고 하면서 엄마도 읽어보라고 권하네요..
그 말을 듣고보니 아주 오래전 우리애가 어렸을때 책을 읽어줬던 과거로 회상이 되더라구요.
그땐 열심히 읽어줬는데 우리애가 무조건 책을 읽어줘 하는 마인드였거든요.
좀 쉴려고 하면 책장 가서 책을 가져와서 제 앞에 대령해요. 긜고 옆에 딱 끼고 앉아서 읽어주세요 그랬거든요.
저는 쉬고 싶은데 애가 자주 그러니 화도 올라오고 그래서..이제 네가 읽을떄가 되었잖아.혼자 읽고 읽기가 힘들면 엄마한테 가져와 라고 말하고 그랬었었죠.그래도 막무가내..엄마가 읽어줘 했었던 아이였죠.
실갱이도 많이하고.언제커서 혼자 책읽고 나한테도 읽어주나 뭐 그랬던 마음가짐이 번뜩 떠오르더라구요.
이제 커서 책내용 작가의 가치관.그런것까지 생각하고 저한테 권하네요.
6살 그무렵과 지금 16살의 우리애가 대치되는 상황을 저녁식사때 딱 느꼈어요..
그러고 고기를 굽는데..우리애가 추천한책을 제가 둘러보고 있으니 우리애가 고기를 굽네요.
근데 정말 딱 맞게 적절하게 구워내더라구요.
그리고 저 먹으라고 제 앞그릇에 놔줘요..
그걸 보니 또 다시 예전기억으로 슝하고 가보네요.
애가 어릴땐 고기먹으러 가면 구워서 옆에 앉아서 작은그릇에 따로 떠서 입에 넣어주고
그러다 보면 내껀 다 식어서 먹다말고..그랬거든요.
울남편이랑 가면 남편이 구워서주니깐 상관없지만 친정식구나 시댁식구가 가면 굽는건 제 몫이잖아요.
그리고 우리애가 어릴때부터 고기를 좋아해서 둘이서도 잘 갔거든요.
어쩄든 전 고기굽는게 넘 싫었던 사람이고.그때도 그런생각을 했었더랬죠.
언제 커서 내입에 넣어주나 했었는데..딱 십년만에 반대의 상황이 오네요..
햐...오늘 하루 두가지 상황을 맞고보니..참 인생이란게 이런거구나.애 키우는게 이런거구나 싶기도 하고.
상황역전이란게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전 이제 할게 딱히 많이 없구나 그런생각도 드네요.
이제 엄마로서 힘든일은 거의 없는거 맞겠죠?
그동안 힘든일이 이렇게 잊혀져가는구나 싶네요..ㅠㅠㅠㅠ
왜 갑자기 글쓰다 슬퍼지는지 몰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