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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절 버리고 간 엄마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치즈케이크 조회수 : 5,519
작성일 : 2013-07-03 16:28:17

 

 

언니, 이모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 중반의 한 직장인이에요. 사실 직장인이라고 하긴 거창하긴 하지만...

제가 친언니가 있는것도 아니구, 정신적으로 의지할만한 언니 내지는 이모님이 안계세요.

그래서 제 오래된 고민을... 여기에 써서 도움말씀을 받고 싶어서 글을 차근히 써내려갑니다.

 

저희 어머니와 아버지는 9살 차이가 났습니다. 어머니 22살 때, 한 대기업 기술직으로 들어간 31살의 아버지를

지금 저희 큰엄마 주선으로 만났습니다. 그 때 어머니는 전라도 시골에서 6남매집 장녀였고, 아마도 추측하기로는

시골에서 쭉 사셨던지라 서울생활에 대한 동경도 있구, 장녀로서 집안을 살려야한다 하는 마음이었다기 보다는

서울에 취직하고 생활하고 싶어서 올라오신듯 했습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시기로도 일하고 들어와서

적적한 자취방이 싫어서 가정을 꾸릴 결심 하셨다고도 했구요.

아버지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집안 이끌 대학생인 큰 형 학비 댄다고 20대를 꿈 같은거 펼칠 새 없이

그냥 착하게만 돈벌면서 지내셨고 기껏 그 돈 벌어오면 본인한테 쓰시기 보다는 (물론 사소한 기타치고

몸가꾸는 멋 정도는 부리셨던것 같아요) 집안 살림 보태달라고 당시 시집살이 하시던 큰엄마나

할머니 드리면서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20대를 사셨다고 합니다.

 

암튼 결혼하실 때가 되어서 두 분은 만났고, 그리 길게 연애하진 않은중에 덜컥 저를 가지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급히 결혼하게 되셨는데 아마 엄마는 그 때 나이가 너무나 어리기도 했고 그저 가난한 시골집

딸이었으니 미처 준비됐던게 없으셨고, 자연히 결혼 혼수나 예물 준비하시는 과정에서

 저희 친가에서 엄마가 예쁘지만은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할머니께서 워낙 독실한 기독교인이셨고

엄마 아버지도 사랑하니까 결혼을 무를 생각이 없으셨으니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기로 하셨습니다.

그래서 태어난게 저구요. ^^

 

엄마께서는 결혼하시고 나름 열심히 사신 것 같아요. 그 어린 나이에 할머니 모시고 단칸방에 네식구가 살아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미싱하고 부업하면서 쌈짓돈 버시고, 같은 동네에 저희 할머니와 큰엄마가 계시니

그냥 생활이 웰컴투시월드...였겠죠 ㅋㅋㅋ 사생활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으셨을거구.

아무튼 제가 어느정도 말도 하고 걸음을 뗀 후엔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엄마는 다시 일을 다니셨어요.

 

그러다가, 제가 다섯살쯤 엄마께서 회사에서 알게 된 분이랑 바람이 나서 도망가셨다고 합니다.

(저도 이걸 20대 초반에서야 엄마가 집을 나가시고 난 후에 들었어요) 제일 안쓰러웠던건 아빠도 사업상

아는 남자분이었다는거... 정황은 자세히 쓰지 않겠고 결국 할머니, 큰엄마, 아빠 이렇게 세 분이서 도망가신 곳에 가서

엄마를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 때의 기억은 제가 머릿속에 남기 전 아주 어릴때라 없지만 아마 제 무의식중에 있겠죠.

두 분이서 새 살림을 차리려는 목적으로 도망가신거였고, 다시 돌아오게 된 건 다름아닌 그 상대 남자분이

알고보니 전과있는 분이어서 -_-; 엄마를 설득해 모셔왔다고 합니다.

 

그 뒤로 엄마 아빠는 새다짐을 하신건지. 사실 위에 문단 얘기는 제 성장기때는 몰랐던 얘기지요.

그래서 7~8살때 엄마 아빠가 돈을 모아 청약통장으로 서울 조금 더 가까운 곳에 작은 아파트를 사게되고

잠시 엄마가 일을 쉬고 집에 계시면서 간식을 해주고 숙제를 봐주시곤 했다는 좋은 기억이 남아있어요.

부엌 식탁에서 제가 책을 보고 있으면 엄마는 맞은편에서 계산기 놓고 가계부를 쓰시던 모습도 남아있구요.

엄마는 다시 일을 하셨는데, 주로 보험영업이나 자동차세일즈를 하셨어요. 아무래도 고졸에 변변찮은 경력이

없으셨다보니 주로 영업쪽을 하셨던 것 같아요. 영업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게 생각하는데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스무살 넘어서 제가 아르바이트 해보니까 짐작되더라구요.

암튼 작게나마 아파트도 생기고 엄마 아빠 일도 적응 되시니까 두 분이서 운동으로 취미생활 다니시고...

언젠가 크고 나서 엄마한테 들었는데 이 때가 가장 좋으셨대요. 두 분이서 운동하고 맥주 한 잔 하시던게.

 

그렇게 사이가 좋던 분이었는데 사실 작게 계속 사이가 흔들거릴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싸우면 감정적으로나 심하면 물리적으로도 거칠 때가 있으셨고. 엄마께서 현금 천 만원을 실수로 잃어버리신다던지.

아빠께서 무리하게 취미생활 하시느라 (식물 키우시는걸 좋아해서요) 퇴직금도 땡겨쓰시고 큰 돈을

쏟아부었던게 다 망가졌다던지 하는 그런거요.

가끔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오시는 이모들은 저를 당연히 예뻐해주셨지만 어린 제가 느끼기에도 너무 강했고...

때로 나이트에 다녀오신다거나 술을 많이 드시고 오신다거나 가끔 그런 날이 있었어요.

 

아버지도 공고 출신이라 다니시던 대기업에서 그렇게 많이 진급은 못하셨고 퇴직하실 나이가 되었을때

해당 대기업의 점포를 차릴수 있는 권한을 가질지 계속 그냥 회사에 남으실지를 고민하시다가 전자를 선택하셨어요.

근데 딱히 밑천도 없고, 무엇보다 그냥 순하게 순하게 사셨던 아빠가 사업에 맞으실리가 없었어요.

멀쩡히 매출 잘 나오던 가게가 동업자분께서 엎으시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남의 가게가 되었어요.

결국 어찌저찌 다른곳에 다행스럽게 다시 점포를 차리셨는데, 살던 집도 빼고 이것저것 대출이며 다 끌었지만

워낙 무리하게 올인한지라 결국 그런 표현 있죠... 바지사장.. 그런 처지가 되셨었어요.

 

이 과정에서 경리로 일을 도우던 엄마는 굴욕스럽다고 결국 집을 나가셨습니다.

물론 경제적인것 뿐만이 아니었겠죠. 경제적인게 큰 포션을 차지하긴 했겠지만 그동안 쌓인 무심한 아빠에 대한

원망이라던가 큰 딸도 20살을 넘겼으니 여기까지면 참을만큼 참았다 싶으셨나봐요.

외갓집에 저랑 아빠가 가서 사정을 해도 되려 외갓집은 우리 딸 이제 못내준다, 너도 클 만큼 컸으니 엄마라는

존재는 포기하고 잘 살아라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몇 번을 찾아갔는데도... 제가 나름 무식할정도로 끈덕진

구석도 있는데 정말 이 일만은 어떻게 안되더라구요. 지금도 엄마가 다시 돌아온다 이런건 생각도 못하구요,

그냥 힘만 축 빠지네요.

 

그렇게 대학교 4년중 2년 과정 다니던 저는 학업을 접어야했고. 곧 고등학생이 될 동생 위해서 돈을 벌지 않으면

생활이 안되는 상황이었기에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아 아직도 그 때 서늘했던 가을이 생각나네요.

말리던 대학 친구들의 걱정스러운 얼굴 하며... 처음 교제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어머니도 나가고.

웃는얼굴로 눈물 뚝뚝 흘리면서 나한텐 남은게 없다고 농담하던게 얼마전 일인것 같은데 벌써 5년이 넘게 흘렀어요.

집안일도 해야했고, 동생도 돌봐야했고, 돈도 벌어야했고. 가끔 아빠랑 소주 한 잔 집에서 마시기도 했고.

덕분에 신부수업 받은 꼴이 되었고 또래들보다 아주 약간 돈이나 사회에 대한 감이 생겼고

아주 가끔은 제 사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던 어머니가 없어서 자유롭게 지낼 수도 있었어요.

(자유롭게 지낸다는게 음... 만나는 남자가 있으면 누구냐고 너무 자세하게 물으신다던지 이런거요)

 

시간이 흐르고... 저도 이십대 후반이 될랑말랑한 나이가 되니 이젠 그 때를 뒤돌아보게 됩니다.

잘 지내진 못했지만 적어도 내 자신에겐 부끄럽지 않게 지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제 저도 결혼적령기가 되고 어느정도 사회인으로서 마인드가 잡히다보니 절 버리고 간 엄마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뭐라고 이해해야할지 고민이 되더라구요.

전 '돈있는 집에 시집갈거야' 하는 악에 바친 마음을 먹을랑말랑 하던 과도기를 지나

덕분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겠다' 하는 주의가 되었어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자고. 근데 이런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을것 같아서 벌써부터 일단 나는 독신으로 살거다

잠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ㅋㅋㅋ

 

다행스럽게 아버지의 사업은 아주 잘되진 않지만 나쁘지 않게 풀려서 아마 제가 마지막으로 학업에 도전하거나

아버지 하시는 일을 물려받거나 진로는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구요...

진로가 어찌됐든... 나중에 같이 살 내 남편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처지에 있던지 흔들리지 않고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여유있게 서포트 해줄 수 있는 당찬 여자가 되고싶단 생각 하곤 합니다. 노력을 많이 해야겠지만? ^^;

 

하지만 여전히 남은 고민들... 엄마는 왜 나를 버리고 나간것이며... 그 배신감은 어떻게 정리할것이며.

나중에 결혼할 남자가 혹여나 생기면 그 남자에게 이런 상황을 털어놓는건 둘째치고 시부모님들께는 어떻게

설명할건지... 솔직히 여기 아들가진 82쿡 이모님들도 많으시겠지만 일단 저 같은 상황에서 자란 딸을

며느리감으로 들여온다면 온실속 화초처럼 예쁘게 자란, 거기까지는 안바라더래두 소소한 집안이지만

양부모 금슬좋은 모습 보고 배우며 자란 며느리가 더 좋은건 사실이잖아요...^^ 저같아도 그렇겠는걸요.

참 이런 고민들이.. 이젠 막연한 고민이 아닌... 한발짝씩 더 제 옆으로 와닿네요.

아, 그리고 아버지의 모습도 많이 고민이 돼요. 아빤 법없이도 사실 분이 맞긴 하지만 옆에서 지켜본결과

결코 좋은 남편감이 아니에요. 능력이 좋으신것도 아니구, 그렇다고 다정하거나 자상하지도 않아요.

휴일이면 애들 밥차려주거나 부인과 영화데이트를 한다거나 심지어 마트 장보기도 안하시는 분이에요.

아빤 지금도 엄마가 왜 나가셨는지 본인의 잘못에 대한 의식 조차 없으시구요...

정말 저희 아버지라서 모셔야한다 라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괜찮은 남자일줄 알고 만나서 결혼했는데 아빠같은 사람이면 어떨까 싶으면서... 이런걸 미연에 방지하려면

난 어떤 남자를 만나고 어떤 면을 봐야하는걸까 싶기도 해요. 근데 그런 말씀 들을데가 잘 없네요...^^;;;

 

어쩌다 신상에 대한 주절주절이 되었는데... 혹시 이런 제 상황 겪으셨던 82cook님들 계시진 않을런지...

친한 아가씨라고 생각하고 해주실말씀 없으신지... 그런 말씀 듣고 싶어서 글 남겨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23.109.xxx.129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7.3 4:36 PM (211.49.xxx.245)

    일단
    자식이 돌봐줄 손이 필요한 어릴 때 나간게 아니면 버렸다고는 할수 없는거 같습니다..

  • 2. ??
    '13.7.3 4:40 PM (211.49.xxx.245)

    자식을 버렸다기 보다 남편과 별거 이게 맞는거 같네요
    님과는 계속 볼수 있는거 아닌가요
    부모 자식간 연을 끊겠다고 한적은 없으니까요

  • 3. ??
    '13.7.3 4:42 PM (211.49.xxx.245)

    이제는 님이 어머니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돌봐드려야 할 때 같은데요
    왜 날 버렸어 이게 아니라...
    어쨌든 님이 어렸을때는 엄마의 손길이 있었던 거잖아요..
    엄마 없이 자라진 않았죠??

  • 4. ??
    '13.7.3 4:42 PM (211.49.xxx.245)

    남자 때문에 상처 받았을 엄마 마음도 좀 이해하고요...

  • 5. ...
    '13.7.3 4:47 PM (59.15.xxx.61)

    딸같은 아가씨인데...사연이 마음 아프네요.
    똑똑하고 야무진 여성으로 보입니다.
    저도 딸만 있어서...원글님 같은 며느리가 온다면 어떨까..
    별로 현실감은 없지만
    마음이 꽉 찬 원글님 같은 사람이라면 반대하지 않을 듯 합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사셨으면...기도할게요.

    그리고 엄마에 대한 감정은...
    엄마는 원글님 때문에 집을 나가신건 아니에요.
    원글님 잘못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건 오직 엄마 아버지 부부간의 일이에요.
    어버지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딸과 할 수 없이 헤어진 것이지요.
    많은 엄마들이 자식 때문에 할 수 없이 사는 경우도 있지만
    원글님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먼저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냥...어디에선가 잘 계시기를 빌어드리세요.
    이 담에 초라한 모습으로 원글님을 찾아오셔서 인생에 짐이 되시지 않게
    그냥 잘 살고 계시기를...
    원글님 힘내시고...학업도 마무리 하시고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행복하게 살아가세요.

  • 6. ===
    '13.7.3 4:49 PM (188.99.xxx.246)

    다른 남자랑 살림 차리려고 한 그 부분인가요?
    버리고 갔다라...
    20후반 바라보는 나이면 알겠지만 여자로서의 인생, 나의 행복도 중요해요.

  • 7. 잊으세요
    '13.7.3 4:50 PM (180.65.xxx.29)

    원글님 어머니 젊어서 바람도 나고 나이트도 다니고 한것 보니
    일반적인 엄마는 아닌것 같아요. 솔직히 이런 분들 나이들고 늙으면 여러 남자 만나다
    의지할곳 없어 자식 찾아 오더라구요

  • 8. ...
    '13.7.3 5:01 PM (220.111.xxx.53)

    제 생각에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도 정말 많으시겠지만,님도 어머니에 대한 기대를 버리시고 놓으세요.
    그리고 님 어머니도 자기 행복하겠다고 그렇게 하신거잖아요.
    님도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당차게 자기 인생 행복해지도록 모든 인연 정리 깔끔히 하세요.

    님이 앞으로 행복해질것만 생각하시고. 엄마때문에 가족때문에 힘들때는...아...과거에 나는 그런 좋지 못한 인연도, 경험도 있었구나. 그러니 지금 더 행복하게 지내야겠다. 하고 편하게 생각하시길 바래요.
    님의 행복이 제일 중요하고 소중해요. 가족도 님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만약 엄마가 님한테 뭔가를 바라시거나 그러셔도 님의 가족과 미래를 위해 강하게 끊어내세요.

  • 9. 내 자식 낳으면 마음이 변해요
    '13.7.3 5:07 PM (58.225.xxx.34)

    긴 글 잘 안 읽는데 어째 다 읽게 되었네요
    엄마를 찾아가 마음을 돌리고 싶었을때 그리고 학업을 중단했을때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엇을까 싶네요

    20살 되도록 키웠다면(동생 포함)
    엄마의 가슴에는 자식이 돌덩이처럼 얹혀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리움이랍니다
    그건 인간 됨됨이와 성품과는 상관없는 동물적인 것에 가깝지요

    지금은 소용없는 되새김질이지만 엄마의 바람 스토리가 사실이라면
    설득되어 들어왓을때의 그후 엄마의 결혼생활도 절대 행복하지 않았으리라 장담합니다
    오히려 다시 남편의 품으로 돌아 온 엄마의 선택이 엄마의 입장에서 볼때 옳았을까 싶어요
    원글님은 어려서 자세한 분위기 감지는 못하셨겠지만요

    그저 불쌍한 엄마로 기억하세요
    그리고 본인의 자식을 낳아보면 엄마에 대한 시각도 아주 많이 달라진답니다 !!!

    엄마는 어떻게 사시는지 한번 만나보는 것도 좋겠어요
    생각과 머리로만 상상하기보다 직접 만나서 현실을 보고 느끼다 보면 결론은 더 명쾌해지지요

    동생을 위한 희생도 있었고 그렇게 무탈하게 성장한 것에 칭찬을 보냅니다
    아빠의 재혼도 신경 써 보시고
    행복하고 축복 받는 결혼하시길 바랍니다
    참 여건이 허럭되면 학업도 마치세요
    그래야 피해의식에서 해방돼요

  • 10. 유전자를 절멸시키세요
    '13.7.3 6:22 PM (139.130.xxx.46)

    말씀을 보니
    님의 어머니는 엄마로서의 입장과 책임보다는 자기의 욕망과 행복이
    더 중요했던 분이네요.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좋다고도 결코 할 수 없을.

    님의 아버지도 마찬가지네요.
    아빠로서의 자신보다 남자로서의 자신이 더 중요한 사람.

    리플들도 대부분 여자인 자신의 입장을 훨씬 더 생각하네요.
    이것이ㅠ지금 시대의 흐름이고 대세인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도 돼요.
    단 자식만 갖지 않으면 됩니다.
    자식만 갖지 얺으면 남녀 사이의 헤어짐은 그냥 둘 사이가 끝난것일 뿐이죠.

    딸은 엄마 보고 알고
    아들은 아빠 보고 안다고 했습니다.

    님과 님의 형제들은 모두 다
    자식을 갖지 않는 편이 좋을겁니다.

  • 11. 언니
    '13.7.3 6:26 PM (223.62.xxx.87)

    웃는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존재감을 느꼈을 님...동생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쓸게요
    연락이 되지 않는 어머니나 훌륭한 가장이었다고 흔쾌히 말하기 힘든 아버지, 어린 동생이 님을 슬프게 한다해도 꼭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저도 서러운 가족사를 무수히 겪으며 깨닫게 된 건데 부모 형제복이 박한 사람들은 좋은 배우자를 만날 운이 많이 남아있다는 거에요
    저역시도 그렇거든요 아무튼 원글과는 좀 동떨어진 대답일진 몰라도 님이 진심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한 자 적고 갑니다

  • 12. ...
    '13.7.3 6:50 PM (118.218.xxx.236)

    일단
    아버지가 다정하고 유능한 사람은 아니라해도
    아내의 그런 배신을 겪을 만큼 부족한 남편 같지는 않아요.
    아버지가 이상하거나 모자라서가 아니라 어머니가 좀 나쁜 어머니 였던 거 같네요
    제가 보기엔 아버지도 피해자 라고 보여요.
    아버지의 상처 많은 인생에 대해 좀 동정적인 시선을 가졋으면 합니다.

    어머니는 남편이 싫어서 별거를 선언하거나 가출울 하거나 얼마든지 그럴수있는데요
    왜 원글님이랑 연락을 끊었는지 그게 이상합니다.
    남편이 싫고 결혼생활이 싫어도 자식과의 연락은 계속해야지요.
    또 돈으로든 뭐로든 도울일을 돕고요.
    학업을 중단하고 동생 학비를 벌며 살림해야 할 정도로
    아직 제 앞가림 못하는 딸을 두고 나가서 연락조차 안했다니
    저는 '버린거' 맞다고 봅니다.
    남편이 싫고 시집이 싫은 것과 자식을 돌보지 않는건 완전 다른 문제잖아요.
    성인라고는 하나, 아직 학업도 마치지 못한 딸을 '버린 '거 잖아요.

    어머니에 대한 감정은 원글님 마음대로 가져도 좋습니다.
    미워하든 무시하든 다시 찾지 않든 ..원글님이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게 정답입니다.
    단, 엄마 답지 않은 엄마, 나를 찾을 자격없는 엄마 인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그러니 죄책감 가질 것 없이 내키는대로 행동하세요.
    저라면 엄마 찾지 않을 뿌뿐 아니라 혹 볼 기회되면 아주 모진 소리해서 가슴을 찢어놓을 거 같네요.
    뭐, 자식 말에 가슴 찢어질 분은 아닌 거 같습니다만.

    어머니 얘기는 남들에게 할 필요없구요.
    님은 어머니와 다르니 (오히려 아버지 쪽이 아닌지요) 혹 그럴 기회가 되면
    나는 어머니와 다르다는 걸 이야기 하세요.

    어머니는 결혼하지 말아야할 사람이 아니었나 싶네요.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님 어머니 처럼 처신하지 않는 사람에 세상에는 훨씬 더 많아요.
    객관적으로 봣을 때 어머니가 잘못을 많이 한 거예요.
    아버지를 위로해 드리세요.

  • 13. 하루
    '13.7.3 6:54 PM (121.140.xxx.160)

    사업보다 마치지 못한 공부를 끝내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갑자기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이 생각나네요. 나중에 결혼 시 나 자신과 내 주변의 상황은 상대자에게 어디까지 얘기해아 하는 것일지....상대편에 대해선 어디까지 알아야 되는지.

    상황에 따라 다르겠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솔하게 대답하는 것과 때론 침묵이나 거짓으로 넘어가는 것 중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모르겠네요.

  • 14. 님이
    '13.7.3 7:11 PM (2.217.xxx.89)

    쓰신 글에서 느껴지는 차분함, 잘 자란 어엿한 성인 여대생 같은 이 분위기는
    어머니께서 나름 희생하며 님을 돌보시고 키우신 결과물입니다..
    어머니에 대한 감정도 잘 돌아보시고, 단지 한 성인의 선택 일 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지..
    어머니 삶과 님의 삶을 별개로 두고 생각하세요

  • 15. 하루
    '13.7.3 7:29 PM (121.140.xxx.160)

    5살 때 바람나신 것과 돌아와 20살때 떠나신 어머님이 글쓴이에겐 큰 상처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어머님 일은 글 쓰신 분의 잘못이 아니고 그냥 불행한 어떤 일이라 생각되고요.


    그 상처에도 바르게 자라신 글 쓰신 분을 보니 보기 좋네요.

    지금의 현재의 삶에서 플러스 알파와 마이너스 베타에 두 집안이 얽히는 것이 결혼 생활이겠죠. 님을 믿어 주고 님과 함께 험한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셔서 행복하시길.....

  • 16. ㅡㅡ
    '13.7.3 8:37 PM (121.136.xxx.160)

    왜 엄마가 집나간 이유를 이해하거나
    엄마와의 관계를 정리하려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이해도 안 될 것이고
    원글님 혼자 정리하셔도 나중에 또 어찌될지 모를텐데요
    남자는 긍정적이고 자존감 높고 원글님 아껴주는
    사람 만나세요
    원글님도 행복해지시구요

  • 17. ....
    '13.7.3 8:51 PM (58.124.xxx.141)

    사람이 자기가 타고난 성품, 자기가 자라온 환경,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요. 원글님 어머님은 뭐랄까...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한 반에 있는 친구들만 봐도 공부 열심히 하는 우등생 타입도 있고 문학소녀도 있고 꾸미는거 좋아하는 애들 남자만나고 놀러다니는 거 좋아하는 애들 등 여러가지 타입이 있잖아요. 원글님 어머니는 둘러싼 환경이나 성격이 이를테면 날라리^^;과였던 거에요. 그런 사람도 있어요. 모든 사람이 우등생 타입의 성장과정을 거친 현모양처형 엄마를 가질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사실 그건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행운에 불과하지요.
    하지만 저는 정말 아름답고 고귀한 꽃은 진흙에서 핀다고 생각해요. 연꽃처럼요. 식물을 키워보면요, 너무 곱고 완벽한 환경에서는 되려 비실비실하게 자란답니다. 좀 내버려두기도 하고 한여름 땡볕도 있고 해야 튼튼하게 잘 커요. 어머니는 그냥 어머니세요. 그냥 그런 사람. 원글님은 이제 가장 찬란하고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시기구요, 어머니는 원글님이 참고할 수 있는 수많은 경험 중 하나에 불과해요. 어머니를 나의 컴플렉스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모든것이 완벽한 사람은 없답니다. 누구든 배신할 수 있고요, 부모형제라 해도 예외는 없답니다. 모든 아픔이 나를 성숙하게 한다는 걸 기억하시고... 더 아름답고 단단해지세요 ^^

  • 18. ..
    '13.7.3 10:02 PM (125.31.xxx.79)

    윗....님 좋은 조언 해주셨내요 다른 분들도.. 자식을 버리고 나간것이 아닌 부부간에 맞지않는 구석이 있지않았을까요
    어머니와 글쓴분은 별개의 존재예요

  • 19. 치즈케이크
    '13.7.3 10:14 PM (121.160.xxx.26)

    아... 정말 이런 의견이든 저런 의견이든 간에 상세히 읽고 댓글 달아주셔서 모두 너무 감사드리구요.
    글 두고두고 읽으며 좋은 말씀들 해주신거 마음에 남기겠습니다.
    진흙에서 핀 꽃 같은 삶 꼭 살게요. 감사합니다.

  • 20. 솔직히
    '13.7.3 10:57 PM (1.126.xxx.153)

    저도 비슷한 가정에서 자랐어요
    못난 남자 만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엄마.. 정말 부족한 아빠..
    저는 제가 집떠났어요 스무살 때.

    엄마가 필요한 나이도 지났고.

    그저 연이 끝났을 뿐이라 생각하셔요.

  • 21. 이기적
    '13.7.4 12:05 AM (211.36.xxx.24)

    님 어머니와 외가집은 희생적이지 않고 철저히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보여집니다. 나중에 늙고 병들면 부모이니 책임지라 나타나겠죠. 원글님도 철저히 본인의 행복에 촛점을 맞추고, 아버지와 동생들과 행복하세요

  • 22. 이 글
    '13.7.4 10:08 AM (121.188.xxx.90)

    댓글을 너무 늦게 달아서 이 댓글을 보게되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원글님과 환경이 한 6-70%정도는 비슷비슷한것같아요.
    좀 다른 점은, 저희 어머니는 ''습관적인 가출''이 특징이셨다는 점이네요.
    아버지는 가정에 나름 충실하려고 노력하시는 분이셨으나 어머니는 가정생활자체가 맞지 않았던 분이셨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8년동안 가출을 상습적으로 하시다가 제가 9살이 되던해에 최종적으로 저희 아버지와 이혼을 하셨습니다.
    그 후 9살때 집을 나간 어머니를 대신하여 저는 그때부터 집안 살림에 눈을 뜨기(?) 시작했었죠..ㅎㅎ

    원글님은 어머니를 많이 좋아하고 의지하셨었나보네요. 어릴적 좋은 기억들이 남아있고 중간에 어머님이 가출하셨었던부분만 빼면 그래도 스무살까지는 한 집에 살았으니 원글님이 '버려졌다'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죠.

    사실 저는 아주 어릴땐(6-7살) 나름 즐겁고 행복한 기억도 있으며 저와 제 동생, 아버지를 버리고 가출을 하신 어머니를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좀... 슬픕니다.
    저의 어린시절 통째로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어머니의 빈 자리가 느껴졌으니 사실 원망의 마음보다는 슬픔이 더 크게 느껴지지요. 소풍가는 날 김밥을 싸줄 사람이 없었던 일, 동생이 몸이 아파 학교에서 조퇴했는데 집에 돌봐줄 사람이 없었던 일 등등등...

    원글님 어머님이나 저희 어머니나 가정에 매우 충실하신분은 아니셨던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특히 가정생활에 어울리지 않으시는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계셨던 분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저는 그 분을 '엄마'라는 칭호보다는 단순히 '한 여성'으로 바라보기로 결심한 이후로는 오히려 연민의 정이 생기더군요. 그냥 어머니는 단지 가정생활에 걸맞는 분이 아니셨나보다. 라고 깔끔하게 생각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어찌어찌 생각해보면 슬프잖아요. 한 여성, 한 인간으로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보지 못하고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는 인생이..... 저희 어머니는 부모복도 없고 형제복도 없으신 분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지도 모릅니다.

    원글님의 그 감정이 어떤건지 저는 아주 잘 압니다. 지금도 tv에 홀아버지에 형제들과 살아가는 그런 가정이 나올때면 울컥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ㅎㅎ

    원글님, 원글님의 어머니와의 행복했던 기억만 가지고 가세요. 슬펐던 기억들은 그 자리에서 펑펑 울고나서 모두 털어버리세요. 원글님의 살아온 인생의 슬픔이 원글님의 미래에는 모든 힘든 일들을 버틸 수 있는 자양분이 될것입니다. 그런 자양분을 미래의 남편과 자식에게 준다면 원글님은 꼭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___^

  • 23. 치즈케이크
    '13.7.4 11:05 AM (123.109.xxx.129)

    혹여나 놓친 댓글이 있을까 해서 들어와봤는데 귀한 댓글을 또 남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특히 위 댓글 써주신분께는 위로받기보다는 제가 수고하셨다고 대단하시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 절 이해해주시는게 너무 감사하구. 저도 시간이 조금 지나서 엄마 라는 혈연관계를 떠나
    인간 대 인간, 그니까 한 여자의 삶으로 보니 머릿속으로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나 감정적으로 버림받았다는 기분이 늘 뒤끝에 남곤 하네요.
    덕분에 저는 딸은 엄마 인생 닮는다라는 이야기를 저주가 아닌 경각심 가질 말로 마음에 늘 두고 있습니다...
    제 자식이 만약 생긴다면 정말 사랑해주고 싶은데, 참 어떨지 모르겠어요...

    좋은 말씀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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