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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새댁이신 분들, 결혼하기 전에 냉장고 청소하는걸 옆에서 보신적 있나요?

후후 조회수 : 2,959
작성일 : 2013-07-03 15:08:43

전 없어요.

아마 엄마가 냉장고 청소를 하긴 하셨을텐데 저희가 학교간 사이에 하셨겠죠.

화장실 청소나 창틀 청소, 가스렌지 싱크대 청소 이런것도 아마 저희가 학교간 사이에 하셨던거 같아요.

엄마 방침이 저녁에 가족이 다 집에 오면 같이 밥먹고 식기세척기에 다 같이 설거지거리 넣고 (저는 헹구고 제 동생은 넣고 아빠는 날라다 주고 엄마는 식탁닦고) 돌리고

같이 놀다 잔다... 이런 식이었던거 같아요.

방학때도 독서실을 가거나 학원을 가거나 하니까 집에 있는 날은 엄마랑 피자 먹으면서 라디오 듣고 얘기하고 그랬던거 같아요.

 

이건 아마 남편도 마찬가지였던거 같아요.

 

아무튼 둘이 결혼을 했는데 냉장고가 뭔가 계속 더러워져 가고

김치국물이랑 머리카락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막 붙어있으니 구역질이 나오고

야채칸은 오래된 부추 이런데서 나온 노란 물이 살얼음으로 되어있고

뭔가 냄새도 나고 넘 더러운데

어캐 해야되는건지 몰라서 엄마한테 전화했어요.

 

엄마가 응 퐁퐁으로 닦아. 해서

아하 하고 초록수세미에 퐁퐁을 묻혀서 내부를 박박 닦고 외부는 끈적끈적하길래 유리창세정제로 박박 닦았어요. 그러다 남편이 자기야 락스로 닦으면 소독되는거 아니야? 해서 어디서 본건 있어서 대야에 락스 담아서 (원액이었어요) 맨손으로 스폰지에 묻혀서 닦다가 남편은 손톱 밑이 손톱이랑 살짝 분리됨...

 

암튼 그러고 나니 냉장고에서 거품이 보글보글 생기기 시작했어요. 거품이 얼고...

 

그래서 인터넷 찾아보니 빨아쓰는 키친타월에 식초 묻혀서 닦으면 소독되고 좋다고;;

남편은 빨아쓰는 키친타월 사러 나가고...

그때 다시 보니까 초록수세미로 박박 문지른 부분들은 기스나고 난리가 아니더라고요.

또다시 힘내서 식초로 닦고 나서 엄마한테 엄마, 인터넷 보니까 키친타월에 식초 묻혀서 닦는거래. 엄마 말대로 했더니 냉장고가 미끈거리자나... 했더니

엄마가 그때서야 어우야 그거 냉장고 선반을 빼서 물에 담궈서 퐁퐁으로 닦으란 거였다고;;;

 

그때 남편이랑 저랑 냉장고 선반이 탈부착 가능하다는걸 첨 알았어요.

 

신혼때는 그런 일들이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냉장고 청소를 안하고 살아도 냉장고라는게 크게 더러워지는게 아니라는걸 알게 됐고 그렇게까지 식초로 박박 닦고 그럴 필요는 없고 애초에 뭘 안흘리고 오래된 음식물은 바로바로 버려주고 그러면 된다는걸 알게 돼서 훨씬 편해요.

 

아 정말 처음 결혼했을때 얼마나 하루하루 어려운 일들이 많던지...

그런데 둘이니까 그냥 콘도에 왔다 하고 대충 살아도 됐던걸 또 살림 잘해보겠다는 열의는 넘쳐서

인터넷도 찾아보고 엄마한테 물어보고 근데 그걸 다 글로 배우니까

걸레는 삶는거래 하고 빨지도 않은 걸레를 푹푹 삶아서 온 집안에 썩은 걸레 냄새를 퍼지게 하고

화장실 벽이랑 천장도 닦는거래 하고 또 락스로 닦다가 천장에서 락스 똑 떨어져서 눈에 들어갈 뻔 하고

남편이랑 둘이 거의 매일 쌩쑈하고 살았던거 같아요.

 

나중에 저희 애가 결혼하면 1. 냉장고 관리하기 2. 화장실 청소하기 3. 바닥 청소하기 4. 베란다와 전실 청소 이런걸 다 매뉴얼화해서 파일로 만들어서 주려고요.

IP : 171.161.xxx.5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3.7.3 3:14 PM (1.247.xxx.247)

    귀여우세요...

  • 2. ...
    '13.7.3 3:14 PM (110.14.xxx.155)

    어릴때부터 집안 청소나 요리 다 해봐선지
    왠만한건 어렵지 않았어요
    이젠 김장도 척척 ㅎㅎ 장 담그는거 빼곤 다해요
    메뉴얼까진 필요없더라도 그냥 아들딸 불문 어릴때부터 가끔은 가족 다 같이 해보는게 좋은거 같아요

  • 3.
    '13.7.3 3:17 PM (58.78.xxx.62)

    저도 직접적으로 본건 아니었지만 그냥 기본적인 청소 방법 쯤은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냉장고를 락스 원액으로 닦는다거나 초록수세미로 박박 닦는 실수는 하지 않았고요.^^;

    전 행주 뜨거운 물에 담궈서 짜고 냉장고를 닦아내곤 해요.
    조금 더럽다 싶거나 뭔가 찌꺼기가 보인다 싶으면 바로 바로 닦아내는 편이라.

    화장실 청소도 그전에는 타일도 물 뿌리고 닦아냈는데 이게 은근히 물 낭비고 또 거품 물로
    씻어내면 물자욱도 남고 그래서
    극세사 걸레 같은걸 사서 타일을 닦아내요. 벽 타일은 걸레로만 닦아 내는데 정말 깨끗하고
    물기도 없고 좋아요.
    바닥은 욕실세제로 박박 닦아내고요.

  • 4. ...
    '13.7.3 3:20 PM (180.231.xxx.44)

    공부만 하셨나봐요. 보통 이런 경우 어릴 때부터 아이와 함께 가사일을 하는 걸로 결론을 낼법도 한데 매뉴얼 파일을 만들어주신다니. 남자건 여자건 혼자서 자기 몸 건사하고 사는데 문제없게는 키워놔야죠 앞으로 결혼은 선택사항일텐데 결혼하면 다 하게된다 이딴 소리는 이제 불필요해질거에요.

  • 5. 청소
    '13.7.3 3:43 PM (211.51.xxx.98)

    냉장고 청소하실 때, 먼저 깨끗한 행주로 한번 냉장고 안을 닦아내시고
    그 다음에 알콜(약국에서 팔아요. 청소용)로 적신 행주로 다시 한번
    깨끗이 닦아주시면 끝이예요. 알콜이 소독이 다 되는데다 찌든 때도
    잘 닦이더라구요. 완전 쉽고 깨끗해요.

  • 6. //
    '13.7.3 3:51 PM (211.220.xxx.21)

    20년전 나를 보는듯
    졸업후 직장생활만 하다가
    결혼생활1년정도 지나서 친구랑 통화하다가
    청소에대한 개념이 생겼다는.......

  • 7. ..
    '13.7.3 4:02 PM (58.29.xxx.7)

    저는 속옷을 서랍에 넣어본 기억조차 없었답니다
    바닥에 있는 머리카락이 보인것은 결혼하고 10년
    ,,,,,,,,,

  • 8. ..
    '13.7.3 4:10 PM (218.55.xxx.119)

    공감해요.

    전 해외에서 국제학교 나와서 화장실 청소 교실 청소 해본 적 없었어요.
    집에서도 청소해본 적 없었어요. 엄마가 하시구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가사일 돕는 아주머니 오셨던 것 같은데
    아무튼 저 집에 가면 퇴근하고 안계셨고 엄마도 제가 귀가한 후엔 가사일 안하셨거든요.

    전 변기가 물내리면 자동으로 깨끗해지는 줄 알았답니다 -_-;
    저희엄마가 변기 닦는 솔 같은 것도 항상 어딘가에 숨겨 두셔서 솔로 닦아야 하는 줄도 몰랐어요.

    다행인 건.. 남편은 집안일 많이돕고 컸고.. (부모님 장사 하셔서)
    자취 생활도 오래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남편에게 배웠었네요.
    세탁기 돌리는 법부터.. 하나..하나..

    전업주부 2년차가 된 지금. 살림꾼이라는 칭찬 들으며 살아요 ㅋㅋ

  • 9. ..
    '13.7.3 5:56 PM (59.15.xxx.192)

    어머 저하고 너무비슷하세요
    집안 일 좀 도우려고 하면 저기 가라고 가서 공부하라고
    그 결과 공부는 좀 했는데 집안 일에 정말 꽝이예요 지금도 살림을 책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 10. 공감100%
    '13.7.3 6:22 PM (60.28.xxx.115)

    전 이미 새댁은 아니지만... 정말 신혼때 원글님처럼 살았던거 같아요.
    결혼하기 전날까지 밥도 한 번 안해보고... 우리 어머니는 무슨 강심장으로 그렇게
    어리버리 초보를 결혼하고 살도록 내버려 두셨을까 싶었어요...
    저 위에 어느분 '변기가 물내리면 자동으로 깨끗해지는 줄 알았다'는 분...
    제 친구도 실제로 그런 애 있었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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