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친정 엄마

KAZA 조회수 : 1,516
작성일 : 2013-07-01 10:34:24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더 아픈 손가락이 있다고 하잖아요.

저희 엄마한테 저는 덜 아픈 손가락입니다.

세세한 비교나 그 간에 있었던 일 전부 다 생략하더라도

해외여행 다녀오면서 제가 드린 선물 같은 거,

결혼하기 전 집에서 쓰던 물건 중 좀 쓸만한 것들,(일부러 부모님 쓰고 계셔서 놔두고 온 것들)

저희 엄마는 다 제 여동생 주십니다.

 

어제 남편과 같이 친정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는데,

제가 지난 주에 선물해드린 실크 스카프가 동생 책상 위에 떡하니 올려져 있습니다.

디자인이나 색상이 젊은 동생한테는 어울리지도 않는 그런 스카프를요.

왜 주셨냐 했더니 너희 동생 맨날 회사 다니니까 줬다고 하세요.

참고로 저도 회사 다니고, 저희 엄마도 아직까지 다니시는 곳이 있습니다.

동생만 회사다니지 않아요.

 

여동생은 곧 시집가고, 딱히 저보다 처지가 나쁘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좋은 회사 다니고, 어쨌건 자기 해야 할 일은 다 하고 사는 괜찮은 동생입니다.

저 역시 동생이랑 고만고만하고, 현재로서는 딱히 누가 더 낫네 할 만한 건 없습니다.

 

20대 초중반에는 그런 차별(엄마는 아니라고 펄쩍 뛰시지만)에 일일이 분노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일들에 상처받는 내 마음도 좀 알아달라고 얘기해왔습니다.

 

그렇다고 저희 엄마가 편애를 절대적으로 하시는 그런 분은 아닙니다.

제 나이또래 부모님들이 모두 그렇듯이 두 자식 모두를 위해 희생적으로 살아오셨고,

저에게도 잘 해주십니다.

 

하지만 왜 크지는 않지만 몇몇 지나칠 수 있는 구석들에서

저는 어릴 때부터 아… 우리 엄마가 참 살뜰히도 동생을 챙기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어린 마음에 상처받은 적 많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부모에게 분노하는 내 마음 속 어린아이를 이제 놔줘야겠다는 생각에

뭔가 다 이유가 있겠으려니 했는데, 어제도 전 좀…. 슬펐어요.

집에 오는 길 차 안에서 엉엉 울면서 남편한테 이런 얘기했는데 별 말 없이 다독여줬어요.

찌질한 아내라고 비난하지 않고요ㅋㅋ

이젠 저보고 네가 언니니까 참아라, 넌 더 많이 누리고 살았잖니 라는 말 대신에

그냥 있는 그대로 내 감정을 그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전 좀 위안을 받았어요.

 

나이 먹고 후회할까 제 딴에는 고생 많이 하신 엄마께 좋은 거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친정이든 시댁이든 적당히 거리 유지하고 지내면서 제 가정에 충실 하려고 해요.

IP : 168.248.xxx.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은
    '13.7.1 10:41 AM (180.65.xxx.29)

    야무지고 알아서 잘하고 동생은 엄마눈에 어설퍼 보이나봐요

  • 2. 저도 그래요
    '13.7.1 10:47 AM (121.140.xxx.135)

    아들딸 뿐만 아니라 친손자 외손자 차별하고 외손자들 중에서도 예쁜딸자식/덜예쁜딸자식네 아이들 차별합니다.
    정말 나이 사십 될때까지 원망과 풀어짐 반복...매번 다짐합니다. 엉뚱한데 에너지 쏟지 말자고.
    그 에너지 좋은 데 썼으면 엄청나게 발전했을 듯 싶네요.

  • 3. 조심스럽게
    '13.7.1 10:49 AM (58.225.xxx.34)

    굳이 편애라기보다

    쓰던 거 필요없으니까 친정에 두고 갔나보다
    나(엄마)보다 더 필요해 보이니 늙은 나는 아무렇게나 지내도 되니
    (아직 시집 못간 직장생활하느라 힘든)둘째 딸에게 주자

    받은 스카프를 주신 것도....

    원래 남의 가정사나 남녀관계는 관여하고 싶지않다는 주의지만
    좀더 이해하시고 보시면...??

    그리고 엄마와 부드러운 대화를 하시고 표현하세요
    등진 모녀지간도 아닌데 안타깝네요

  • 4. ...
    '13.7.1 10:49 AM (223.62.xxx.94)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하지만 손가락도 길고짧은건 있습니다
    그냥 그러려니하세요

  • 5. 원글
    '13.7.1 11:15 AM (168.248.xxx.1)

    저도 엉뚱한데 에너지 쏟지 말고 내 삶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대부분은 그냥 넘기는데요,
    가끔은 좀.. 저도 제 마음이 아직 완전히 내려놓지 못해서 그런건지 화가 났어요.
    동생이나 저나 다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데
    엄마는 항상 저한테 동생 잘 챙겨라, 외할머니 잘 챙겨라 하시네요.
    잘 하고 싶다가도 어느 순간 강요처럼 느껴질 땐 거부감 들어요.

  • 6. ..
    '13.7.1 12:14 PM (1.224.xxx.197)

    편애는 아니구요
    저두 좀 그런편인데
    큰딸은 저자신이랑 동일시하게되더라구요
    그만큼 가깝고
    말을 구태여 안해도 뭐든지 이해해준다는 그
    런 느낌일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0278 깨알같이 지르고왔네용! 5 새서미 2013/07/02 1,584
270277 아동용 스케이트 신발은 10단위로 있나요? 1 궁금 2013/07/02 409
270276 공부가 하고 싶어요 2 그런데 2013/07/01 931
270275 아이허브 계속'접수진행중'이 뜨는데 괜찮은가요? 3 아이허브 2013/07/01 5,743
270274 남 욕하고 나면 기분이 어떠세요? 5 아정말 2013/07/01 1,353
270273 불교계 시국법회 "석고대죄할 사람 따로 있다".. 1 샬랄라 2013/07/01 761
270272 27개월아기~어떤심리인가요?? 5 긍냥 2013/07/01 1,170
270271 청산도 여행시 장보기는 완도 아니면 6 여름 2013/07/01 2,245
270270 애가 자는도중에 하품을 이거슨 2013/07/01 717
270269 카메라 추천부탁드려요,nex-5r은 어떤가요? 2 ........ 2013/07/01 706
270268 지금 한혜진 힐링캠프 보는데요. 3 ^^ 2013/07/01 2,028
270267 남양우유 배달시키고 있는중인데.. 잘 몰라서... 2013/07/01 801
270266 메밀소바용 시판 장국소스 좀 추천해주세요.. 5 ... 2013/07/01 1,909
270265 강남구청역에서 제일 가가운 초밥집 가르쳐주세요 1 지현맘 2013/07/01 916
270264 대상포진증상입니다.읽어보세요. 10 ... 2013/07/01 6,879
270263 SKT 번호이동으로 옵티머스g 할부원금 0원에 나왔는데 할까요?.. 4 어리수리 2013/07/01 1,289
270262 피부과에서 멀리 있는 약국으로만 가라고 해요 4 궁금한 환자.. 2013/07/01 1,079
270261 영남제분 불매운동 '일파만파'…거래기업 '불똥' 샬랄라 2013/07/01 1,170
270260 연세우유와 서울 우유중 어떤 우유가 더 좋을까요? 9 우유 2013/07/01 2,607
270259 아이허브 무료 배송 시작됐네요 5 ^^ 2013/07/01 2,483
270258 남편이 아깝다는 친정엄마.. 2 .... 2013/07/01 2,136
270257 딩크로 살까하는데요.... 조언좀... 16 고민 2013/07/01 4,044
270256 레이온 40% 폴리60%..인견 맞나요? 2 궁금 2013/07/01 5,638
270255 일자목이신 분들 요가하세요? 5 -- 2013/07/01 6,433
270254 제주도 학교 추천 부탁드려요 8 부탁해요 2013/07/01 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