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남자 선배였는데 친하진 않았고요. 같은 수업 들으면 인사나 하는 정도.
중간에 그 선배가 주말에 드라이브 가자는 식으로 한 두번 제안한 적이 있는데
남자로서 관심도 없고 그냥 학우사이로라도 단 둘이 있기엔 지루한 타입이라 거절했었거든요.
졸업 후엔 수년간 연락 없었고 근황도 카톡 친구추천 목록에
그 선배이름이랑 웬 아기 사진이 있기에 결혼했나보구나, 짐작한 정도였고요.
근데 어젯밤이랑 오늘 아침에 갑자기 말을 걸어와서는 만나자는 거예요.
전 첨에 이름 뜨는 거 보고도 긴가민가했어요. 흔한 이름이고, 본인 사진도 없고.
그래서 XX선배 맞냐고 물으니 제 학번이랑 이름 대면서 그쪽도 확인을 해오더라고요.
그래서 맞다고, 잘 지냈냐고 몇 마디 나누자마자,
갑자기 요새 서울에 있냐면서 자기 근무지가 어디어딘데 만나서 커피나 한 잔 하자는 거예요.
좀 쌩뚱맞다 싶더라고요. 학교다닐때 친했으면 뭐 반갑게 받아들였을텐데.
수년간 얼굴 보면서도 대화한 게 통틀어 10분이 안 되는 우리가 단 둘이 뭔 할말이 있다고?
무슨 모임이 있어서 여럿이서 보자고 제안해오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사진 아들이냐고 귀엽다고 하니까 맞다고 14개월 됐다네요.
그러더니 다시 또 만나잔 얘기해요. 다이어트 중이라 약속 안 잡고 있다고 둘러대니까
저칼로리 음료 마시면 되지 않냐고 하네요.
딴 핑계 대고 일단 대화는 끊었는데요. 좀 이상하죠?
헷갈리는 게 저 선배가 학교다닐때부터 날탱이과에 좀 음흉스런 사람이었으면 경계라도 할텐데
오히려 정 반대랄까, 전형적인 시골출신이었거든요. 촌스럽고 재미없고..
왜 만나자는 건지 진정 모르겠네요 -_-
직업도 공무원이라 뭐 내게 보험이나 정수기를 팔려는 건 아닐텐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