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 6월! 하지만 6월은 계절이 주는 느낌과 다르게 참혹했던 전쟁이 생각나게 하는 잔인한 달로 기억됩니다. 피워보지도 못한 꽃다운 청춘! 왜 싸워야 하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는 채 조국의 이름 모를 산야에서 아니 어떤 이는 이국 만리의 산야에서 죽어가야 했던 비극의 달이 또 어김없이 찾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가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민족에겐 무슨 연유에선가 아직까지 동족상잔이라는 제2의 참극의 빌미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인내를 가지고 자주적으로 동족의 통일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진정한 우방도 진정 우리의 통일을 원하는 나라도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주적 통일의 첩경은 인적·물적·문화적인 교류일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국민의 의식과 가치관의 전환이 필요하지요.
그것은 정부 주도가 아닌 국민으로부터 시작되는 통일의 필요성을 공유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 나라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통일은 요원해질 것입니다.
온 세계 젊은이가 참여하지 않는 전쟁은 있을 수 없으며, 또 이 나라 젊은이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통일도 무의미하다는 사실, 이 두 가지 사실이 바로 ‘평화와 통일의 열쇠’임을 이 6월에 우거진 저 산야의 신록과 더불어 깊이 있게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글마루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