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땐 욕하면 죽는줄 알았어요.
중고등때는 그 흔한 뇬.... 소리에도 놀라고 쌍스럽다고 생각하고.. 절대로 욕을 입에 올리지도 않았어요.
대학때도 마찬가지구요.
집안 내력인게.. 제 남동생도 지금까지도 욕을 한마디도 안해요.
한번은 얘가 고등학교 다닐때 저한테 와서 진지하게 고민 상담을 하더라구요.
자기 친구들이 자기를 어렵게 생각한다고. 남자들끼리.. 특히 그 나이대에 욕 심하게 하고 그러면서 놀기도 하고 하는데
자기는 욕을 한마디도 안하니까 심지어 친구들도 좀 어려워하는게 느껴져서.. 어찌해야 하나 싶다고..
근데. 저는 그 욕을 배우기 시작한게 대학교 졸업하고 직장 생활 하면서 부터였어요.
직장 생활 시작하니까.. 세상에 욕할 꺼리 천지더라구요. ㅋ
그당시만 하더라도 보수 꼴통적인 사회환경이라..
명문대 나오고 보무도 당당하게 좋은 직장에 들어갔는데
남자 상사가 제가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둥.. 어떻다는둥...
매일매일이 쇼크의 일환이였죠.
그때 친하게 지내던 동기 여직원 하나가 미국 교포였는데
그녀한테 욕을 배웠어요. 미국욕과 한국욕을 섞어서 각종 버라이어티 변주 욕을 만들어서 시원하게 해대는데
그게 그렇게 시원하더라구요.
그때 그 욕을 배우지 못했더라면 아마 스트레스로 금방 직장생활을 그만두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주 심할땐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면서
제 입에서 그날 아침에 제일 처음 나오는 한마디가 욕이더군요.
미친ㅅㄲ.. 뭐 이런식으로.. 정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니까요..
그 시기를 거치고 상황이 나아지고..
세월이 흘러 흘러.. 제 삶도 아주 많이 달라지고.
전 이제 관리자로 일 잘하고 있고.. 저 사랑하는 남편도 있고.
몇번의 이직을 거쳐 저를 무척이나 인정해주는 지금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마음에 무슨일이 부대낄때 혼잣말로 욕이 튀어 나오네요.
주로.. 에잇 미친ㄴ.. 미친 ㅅㄲ.. 그런 종류예요.
어떨땐 앞에 사람이 있는데.. 갖고 온 서류를 보고 그 서류를 준비한 다른 사람의 상태가 정말 마음에 안들어서
- 앞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요. - 하여간 그래서 저절로 혼자 욕이 나왔었네요.
분명 그사람이 들었을꺼 같은데. 얼마나 당황했던지.
이게 왜 자제가 안되고 관리가 안되는걸까요.
십수년전 처음 직장생활 시작할때에 비하면 지금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아닌것 같은데.
물론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죠. 업무적인. 그때의 스트레스는 정말 업무 외적인.. 욕나오는 스트레스였구요..
근데 아직도 욕이 자제가 안되네요.
욕 자제하는 법 아시는분 (???? ) 도움을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