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이 지옥..어떻게 다스릴까요?

... 조회수 : 2,930
작성일 : 2013-06-23 17:55:05
남편이 오랜시간을 투병중(암)입니다..

상황이 더 좋아질것 같지는 않구요. 재발 몇번 해서 수술 항암치료 받았고 그래도 일상 생활, 직장 등은 계속 하고 있구요.
동호회에서 이십대 중반에 만나 불같은 연애를 하고 결혼해 삼년후 암선고후 팔년이 지났네요. 그간 흘린 눈물 병원에서 보낸시간 구구절절 쓰자면 너무 길구요...남편은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십일년 결혼 생활중 한 번도 후회한적 없어요 얼마전까지는요.

살아보니 암이라는것보다 수술후유증에서 오는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게 하루하루 생활엔 더 큰 영향을 미치네요. 휠체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지팡이를 써야하고 걷는게 좀 불안정해서 항상 천천히 그리고 삼십분 걸으면 앉아서 쉬어줘야 되구요. 무거운걸 들 수가 없으니 장 보는거 마트 제가 다 하고 부부가 나눠서 할 일을 제가 다 해야되니 바쁠땐 정말 눈물나게 바쁩니다. 저도 직장인이니 시간이 힌정되어있으니까요. 결혼 전엔 여행다니는걸 아주 즐겼는데 이제 그 부분에서 많은 제약이 있죠. 아무래도 그냥 한적한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쉬는 정도. 시댁에서 많이 도와주시긴 하지만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느낌을 자주 주셔서 속상할 때도 많습니다.

지난 팔년간 뭐 리스입니다. 몇 번 시도 했는데 몸의 균형이 맞질 않으니 그냥 속만 상하고 허허 웃는척 하다 결국 그냥 피하게되었네요.

문득 한두달전 잠에서 깨서는 나 그냥 이렇게 살다 죽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매사가 불행하고 남편한테 너무너무 화가 나요. 난 여행도 좋아하고 사랑 나누는것도 좋아하고 든든한 남편한테 보호 받고도 싶은데 난 항상 그를 돌보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서글픕니다. 아이를 가질까 생각도 해 봤지만 제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을것 같아서 접었구요.

취미 생활도 하고 친구도 많고 남편이 이해심도 많지만 그런것들이 남편과의 즐거운 결혼 생활을 대체해주진 못하니까요.

친정에선 이제 내 할 도리는 다 했으니 그만 여기서 물러났음 하시네요. 더 늦기전에요. 울 엄마 얼마나 속상하셨겠어요 외동딸이 그러니.

첫 삼년의 결혼 생활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힘도 거기서 나온게 아닌가 싶네요. 남편에 대한 감정..이제는 연민 정 동지애 이런거겠지요..하루에도 열두번은 더 왔다갔다합니다. 차라리 나쁜 사람이라면 쉬울텐데하면서요.

제가 어떡해야되죠?
우선은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은데..여동생이라 생각하고 따뜻한 말씀 주시면 안될까요..너무 힘들어서요 그간 마음속에 접어두었던게 너무 많았나봐요.


IP : 178.208.xxx.22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ops
    '13.6.23 6:11 PM (121.175.xxx.80)

    정말 힘드시겠네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지만, 세상 누구라도 내가, 상대가 아니라 바로 내가,
    행복하려고 고통도 참고 노력도 하면서 사는 거죠.


    "지옥"에서 벗어나는 길은 2가지 길밖엔 없죠.
    내가 그 지옥을 탈출하거나 내가 그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어 버리거나.....

    어떤 길을 선택해도 원글님을 책하거나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 2. 아아
    '13.6.23 6:12 PM (114.205.xxx.4)

    그를 버리고 나와도 마음은 지옥일 거에요. 갑자기 그리움과 걱정이 밀려온다면..... 나 사는 동안 이 남자랑 살라고 하나님이 주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왠지 님은 남편을 그리워할 것 같아요. 행복한 기간이 짧았지만, 불같은 연애도 못해보고 행복한 기간도 없었던 부부들도 세상엔 많답니다.

  • 3. ...
    '13.6.23 6:13 PM (211.208.xxx.234)

    .'첫 삼년의 결혼 생활이 너무나 그립다'는 말씀도, 차라리 나쁜 사람이었으면 한다는 마음도.. 얼마나 절절한 마음에서 나온 말씀일지 알겠어요.친정 어머님 마음도 너무 잘 알겠고.. 에휴..어쩐대요. ㅠㅠ 제가 님 친구면, 어떤 결정이든 지지해 드리고 싶어요. 사람이 사는 게 참 서글퍼요. ㅠ

  • 4. 일상 생활
    '13.6.23 6:16 PM (122.37.xxx.97) - 삭제된댓글

    그래도 관리하면서 일상 생활이 가능하신 거면 정말 정말 축복받으신 거예요.
    게다가 두 분 다 직장 하시고 경제적으로도 괜찮으신 거 같은데... 이거 정말 중요하거든요.

    어떻게 위로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도 그 과정 다 겪어서 조금은 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부모, 형제도 님 마음 몰라요. 그건 절대 간접경험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부디 잘 이겨내시기 빕니다.

  • 5. ...
    '13.6.23 6:59 PM (110.70.xxx.74)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할 말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저 힘 내시라는 말씀밖에...
    기운 내세요

  • 6. 시크릿
    '13.6.23 6:59 PM (114.205.xxx.163)

    그러나 살아야하는게 결혼입니다
    결혼이란건 눈이오나 비가오나 슬플때나
    기쁠때나 이사람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이잖아요
    사람들은 이 혼인서약을 너무
    쉽게깨버리죠
    많이 힘드시겠지만
    내뜻대로만 되는 인생은 없답니다
    세상엔아픈사람들 참많아요
    운명이다생각하고 받아들이셔야해요

  • 7. 다른건
    '13.6.23 7:02 PM (1.126.xxx.240)

    모르겠고 무거운 짐은 마트에서 꼭 배달받으세요.. 힘내시고요.

    정말 죽고 싶고 죽을 계획세우는 중간에 해봤는 데요 배우자 밖 외도도 삶의 활력에 많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비슷한 처지에 사람들 만나 성적인 거 풀고 전 괜찮은 사람들 많이 만났었어요. 남편 분과 진지하게 니가 나라면 어쩌겠어요 라고 대화도 시도 해 보시구요, 1,2년 후에 계획하고 갈라서자 해보셔도 좋을 듯 해요, 님을 위해선요. 내일 죽는 다 생각 해 보면 못할 게 없더라구요

  • 8. ...
    '13.6.23 7:11 PM (59.15.xxx.184)

    에휴...

    이런 일에 답이 어딨겠어요

    내 맘이 답이지..


    만약 제가 남편 상황이라면 힘들겠지만 전 제 가족에게로 돌아갈래요

    앞이 보이는데 어떻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이상 꿈꿀 수 없게 하겠어요


    제 딸이라면 ... 원하는 게 내 맘인지, 내가 만든 틀인지 들여다보고 결정하라할래요 ..


    지인 두 케이스는 정 반대로

    한 집은 마흔 언저리, 남편 사고로 한 쪽 몸이 불편해요 아이 둘 십 년 지난 지금 겉만 가정모습이예요

    바람 났다고 수근거리지만 남자나 여자나 이해한다고 하지요

    한 집은 재산 다 날리고 몸을 아예 움직이지 못했는데 부인이 삼년 뒤치닥거리하다 이혼했고 기적적으로 일년인가 지나 목돈 들어오고 몸도 좀 움직이게 되었대요. 쫌만 참지 안타까워하고 .. 부인이 이혼한 이유 중 답답해서 사주 보러 갔는데 만나선 안될 사이가 만나 남편이 그리 되었다는 무서운 말 듣고 ㄴ충격도 받았고 힘들어하기도 해서였다하더라구요 그때 얼마나 술 마시고 울고 그랬는지...

  • 9. 레젼드
    '13.6.23 9:32 PM (39.7.xxx.149)

    그냥 조용한 위로와 응원 보내요
    답. 어디있겠습니까? 사실. 어떻게해야하는지 원글님은 알고 계시잖아요. 오죽 답답하시면.

    결혼하고 10년. 정겨이보내다가
    쓰러지신지 30년째 곁을 지키시는분을 알아요
    여쭸죠. 왜이러고 사시는지를..
    그분 답이. 첫 10년. 그따뜻함이 아직 식지않았노라고. 얼마나 가슴이 저리던지요 .....
    어떤 결정도 아프실겁니다. 단지.
    아픔의 총량과 기간을 생각하시고 선택하세요
    남편분도. 원글님의 행복을 바라실겁니다

  • 10. herd
    '13.6.23 10:12 PM (211.36.xxx.26)

    힘내세요............

  • 11. 원글
    '13.6.24 7:02 AM (178.208.xxx.229)

    답변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조언과 따스한말씀 여러번 읽고 조용히 제 맘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께요. 행복하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5861 돼지고기로 보쌈 만드는거 어려운가요? 13 ... 2013/06/23 1,865
265860 요즘 대학이 90년대 대학들어갈 때보다 많이 어렵나요? 48 궁금 2013/06/23 10,334
265859 맞춤법 좀 봐주세요^^;; 4 @@ 2013/06/23 861
265858 고양이 한테도 거짓말 하면 안되겠지요... 4 .... 2013/06/23 1,375
265857 성수댁님! 급해요 소금에 절인 마늘장아찌대로 했는데요 꼭 좀 보셔.. 2013/06/23 611
265856 나이트가고 싶은데 같이 갈 사람도 없고 8 가끔 2013/06/23 3,928
265855 초3 아이 영어공부 시작하려고 하는데...ebs초등영어로 공부시.. 2 영어공부 2013/06/23 3,664
265854 주아민씨 직업은 뭐길래 결혼한다고 인터네시에 나오나요 4 주아민 2013/06/23 3,708
265853 이 분양권을 살까요? 나중에 돈 마련후 살까요? 10 2013/06/23 2,178
265852 자식*ㅡ사주ㅡ대로 이뤄 지는지요... 8 심란 2013/06/23 2,708
265851 김용판에게 보내는 서울경찰청 소속 일선 경찰의 편지 1 .. 2013/06/23 720
265850 산에 올라다니는 운동을 한달 정도 했어요 2 -_- 2013/06/23 2,445
265849 왜 베란다에서 개를 키우냐고! 3 나 참 2013/06/23 2,370
265848 독일에서 사용하던 세탁기, 식기세척기 한국에서 사용하시는 분 계.. 3 귀국 2013/06/23 1,701
265847 백인남자와 다니는 여자들 12 ㄴㄴ 2013/06/23 5,759
265846 핸드믹서기 추전좀해주세요 제발 2 오로라리 2013/06/23 2,833
265845 남편에게 예쁘단 말 듣고 싶어요. 7 궁금하다.... 2013/06/23 2,228
265844 안녕하세요에서 방청객들 리액션이요 3 혹시 2013/06/23 1,520
265843 닭죽에 녹두+찹쌀 넣어도 맛있을까요? 13 ... 2013/06/23 1,825
265842 케찹소스 활용 어떻게 하시나요 요리요리 2013/06/23 638
265841 대장 내시경 약을 먹고 있는데요.. 14 glaemf.. 2013/06/23 5,692
265840 군가산점 찬성합니다 57 .. 2013/06/23 2,761
265839 닭봉으로 볶음을 할려고 하는데.. 비법좀 알려 주세요. 4 궁그미 2013/06/23 722
265838 노트2 신규로 사고 싶은데 4 노트2 2013/06/23 1,052
265837 아들이 머리가 나쁜데 남편이 나닮아 그런거라고 하면?! 28 ... 2013/06/23 3,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