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이 지옥..어떻게 다스릴까요?

... 조회수 : 2,927
작성일 : 2013-06-23 17:55:05
남편이 오랜시간을 투병중(암)입니다..

상황이 더 좋아질것 같지는 않구요. 재발 몇번 해서 수술 항암치료 받았고 그래도 일상 생활, 직장 등은 계속 하고 있구요.
동호회에서 이십대 중반에 만나 불같은 연애를 하고 결혼해 삼년후 암선고후 팔년이 지났네요. 그간 흘린 눈물 병원에서 보낸시간 구구절절 쓰자면 너무 길구요...남편은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십일년 결혼 생활중 한 번도 후회한적 없어요 얼마전까지는요.

살아보니 암이라는것보다 수술후유증에서 오는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게 하루하루 생활엔 더 큰 영향을 미치네요. 휠체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지팡이를 써야하고 걷는게 좀 불안정해서 항상 천천히 그리고 삼십분 걸으면 앉아서 쉬어줘야 되구요. 무거운걸 들 수가 없으니 장 보는거 마트 제가 다 하고 부부가 나눠서 할 일을 제가 다 해야되니 바쁠땐 정말 눈물나게 바쁩니다. 저도 직장인이니 시간이 힌정되어있으니까요. 결혼 전엔 여행다니는걸 아주 즐겼는데 이제 그 부분에서 많은 제약이 있죠. 아무래도 그냥 한적한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쉬는 정도. 시댁에서 많이 도와주시긴 하지만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느낌을 자주 주셔서 속상할 때도 많습니다.

지난 팔년간 뭐 리스입니다. 몇 번 시도 했는데 몸의 균형이 맞질 않으니 그냥 속만 상하고 허허 웃는척 하다 결국 그냥 피하게되었네요.

문득 한두달전 잠에서 깨서는 나 그냥 이렇게 살다 죽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매사가 불행하고 남편한테 너무너무 화가 나요. 난 여행도 좋아하고 사랑 나누는것도 좋아하고 든든한 남편한테 보호 받고도 싶은데 난 항상 그를 돌보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서글픕니다. 아이를 가질까 생각도 해 봤지만 제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을것 같아서 접었구요.

취미 생활도 하고 친구도 많고 남편이 이해심도 많지만 그런것들이 남편과의 즐거운 결혼 생활을 대체해주진 못하니까요.

친정에선 이제 내 할 도리는 다 했으니 그만 여기서 물러났음 하시네요. 더 늦기전에요. 울 엄마 얼마나 속상하셨겠어요 외동딸이 그러니.

첫 삼년의 결혼 생활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힘도 거기서 나온게 아닌가 싶네요. 남편에 대한 감정..이제는 연민 정 동지애 이런거겠지요..하루에도 열두번은 더 왔다갔다합니다. 차라리 나쁜 사람이라면 쉬울텐데하면서요.

제가 어떡해야되죠?
우선은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은데..여동생이라 생각하고 따뜻한 말씀 주시면 안될까요..너무 힘들어서요 그간 마음속에 접어두었던게 너무 많았나봐요.


IP : 178.208.xxx.22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ops
    '13.6.23 6:11 PM (121.175.xxx.80)

    정말 힘드시겠네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지만, 세상 누구라도 내가, 상대가 아니라 바로 내가,
    행복하려고 고통도 참고 노력도 하면서 사는 거죠.


    "지옥"에서 벗어나는 길은 2가지 길밖엔 없죠.
    내가 그 지옥을 탈출하거나 내가 그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어 버리거나.....

    어떤 길을 선택해도 원글님을 책하거나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 2. 아아
    '13.6.23 6:12 PM (114.205.xxx.4)

    그를 버리고 나와도 마음은 지옥일 거에요. 갑자기 그리움과 걱정이 밀려온다면..... 나 사는 동안 이 남자랑 살라고 하나님이 주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왠지 님은 남편을 그리워할 것 같아요. 행복한 기간이 짧았지만, 불같은 연애도 못해보고 행복한 기간도 없었던 부부들도 세상엔 많답니다.

  • 3. ...
    '13.6.23 6:13 PM (211.208.xxx.234)

    .'첫 삼년의 결혼 생활이 너무나 그립다'는 말씀도, 차라리 나쁜 사람이었으면 한다는 마음도.. 얼마나 절절한 마음에서 나온 말씀일지 알겠어요.친정 어머님 마음도 너무 잘 알겠고.. 에휴..어쩐대요. ㅠㅠ 제가 님 친구면, 어떤 결정이든 지지해 드리고 싶어요. 사람이 사는 게 참 서글퍼요. ㅠ

  • 4. 일상 생활
    '13.6.23 6:16 PM (122.37.xxx.97) - 삭제된댓글

    그래도 관리하면서 일상 생활이 가능하신 거면 정말 정말 축복받으신 거예요.
    게다가 두 분 다 직장 하시고 경제적으로도 괜찮으신 거 같은데... 이거 정말 중요하거든요.

    어떻게 위로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도 그 과정 다 겪어서 조금은 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부모, 형제도 님 마음 몰라요. 그건 절대 간접경험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부디 잘 이겨내시기 빕니다.

  • 5. ...
    '13.6.23 6:59 PM (110.70.xxx.74)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할 말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저 힘 내시라는 말씀밖에...
    기운 내세요

  • 6. 시크릿
    '13.6.23 6:59 PM (114.205.xxx.163)

    그러나 살아야하는게 결혼입니다
    결혼이란건 눈이오나 비가오나 슬플때나
    기쁠때나 이사람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이잖아요
    사람들은 이 혼인서약을 너무
    쉽게깨버리죠
    많이 힘드시겠지만
    내뜻대로만 되는 인생은 없답니다
    세상엔아픈사람들 참많아요
    운명이다생각하고 받아들이셔야해요

  • 7. 다른건
    '13.6.23 7:02 PM (1.126.xxx.240)

    모르겠고 무거운 짐은 마트에서 꼭 배달받으세요.. 힘내시고요.

    정말 죽고 싶고 죽을 계획세우는 중간에 해봤는 데요 배우자 밖 외도도 삶의 활력에 많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비슷한 처지에 사람들 만나 성적인 거 풀고 전 괜찮은 사람들 많이 만났었어요. 남편 분과 진지하게 니가 나라면 어쩌겠어요 라고 대화도 시도 해 보시구요, 1,2년 후에 계획하고 갈라서자 해보셔도 좋을 듯 해요, 님을 위해선요. 내일 죽는 다 생각 해 보면 못할 게 없더라구요

  • 8. ...
    '13.6.23 7:11 PM (59.15.xxx.184)

    에휴...

    이런 일에 답이 어딨겠어요

    내 맘이 답이지..


    만약 제가 남편 상황이라면 힘들겠지만 전 제 가족에게로 돌아갈래요

    앞이 보이는데 어떻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이상 꿈꿀 수 없게 하겠어요


    제 딸이라면 ... 원하는 게 내 맘인지, 내가 만든 틀인지 들여다보고 결정하라할래요 ..


    지인 두 케이스는 정 반대로

    한 집은 마흔 언저리, 남편 사고로 한 쪽 몸이 불편해요 아이 둘 십 년 지난 지금 겉만 가정모습이예요

    바람 났다고 수근거리지만 남자나 여자나 이해한다고 하지요

    한 집은 재산 다 날리고 몸을 아예 움직이지 못했는데 부인이 삼년 뒤치닥거리하다 이혼했고 기적적으로 일년인가 지나 목돈 들어오고 몸도 좀 움직이게 되었대요. 쫌만 참지 안타까워하고 .. 부인이 이혼한 이유 중 답답해서 사주 보러 갔는데 만나선 안될 사이가 만나 남편이 그리 되었다는 무서운 말 듣고 ㄴ충격도 받았고 힘들어하기도 해서였다하더라구요 그때 얼마나 술 마시고 울고 그랬는지...

  • 9. 레젼드
    '13.6.23 9:32 PM (39.7.xxx.149)

    그냥 조용한 위로와 응원 보내요
    답. 어디있겠습니까? 사실. 어떻게해야하는지 원글님은 알고 계시잖아요. 오죽 답답하시면.

    결혼하고 10년. 정겨이보내다가
    쓰러지신지 30년째 곁을 지키시는분을 알아요
    여쭸죠. 왜이러고 사시는지를..
    그분 답이. 첫 10년. 그따뜻함이 아직 식지않았노라고. 얼마나 가슴이 저리던지요 .....
    어떤 결정도 아프실겁니다. 단지.
    아픔의 총량과 기간을 생각하시고 선택하세요
    남편분도. 원글님의 행복을 바라실겁니다

  • 10. herd
    '13.6.23 10:12 PM (211.36.xxx.26)

    힘내세요............

  • 11. 원글
    '13.6.24 7:02 AM (178.208.xxx.229)

    답변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조언과 따스한말씀 여러번 읽고 조용히 제 맘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께요. 행복하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2054 간단하게 한식 먹기... 국 안 끓이고 가짓수를 줄이면 괜찮아요.. 2 제방법 2013/07/09 1,763
272053 장윤정 끝까지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다. 7 메이비베이비.. 2013/07/09 2,461
272052 뉴저지 부동산 중개료 대략 얼마나 하나요?(급해요) 5 봄노래 2013/07/09 1,521
272051 단어 못 외우는아이 9 영어 2013/07/09 1,616
272050 제평맛집 6 봄날 2013/07/09 1,592
272049 자녀를 기도로 키우세요..라는 말 있잖아요.. 22 . 2013/07/09 3,632
272048 주택의 애로사항, 집앞에서 하루종일 떠드는 이웃집 10 어휴 2013/07/09 3,249
272047 12인용세척기 씽크대위에 설치가능문의 1 세척기 2013/07/09 660
272046 여윳돈...어디다가 투자해 두셨나요? 5 재테크 2013/07/09 2,433
272045 부정개표... 1 라디오비평 2013/07/09 747
272044 분당 맛집 제육볶음 잘하는집 1 ........ 2013/07/09 2,118
272043 초등수학과외를 하시는분께 질문요 시작 2013/07/09 1,248
272042 이번 여름방학에 유럽 여행가는 분계세요? 7 학부모 2013/07/09 1,363
272041 성동구가 더욱 더 좋아집니다 1 garitz.. 2013/07/09 1,126
272040 부하 직원에 뇌물 심부름…한수원 고리본부 팀장 막가는 수뢰 수법.. 세우실 2013/07/09 605
272039 돈이 모일 새가 없네요 37 아 정말.... 2013/07/09 12,106
272038 시국선언이 이렇게 넘쳐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10 많~다 2013/07/09 1,788
272037 A.5컵 브라도 있을까요? B컵은 뜨고 A컵은 작은것 같고 그.. 5 A.5 2013/07/09 1,306
272036 스마트폰 휴대 남성 벼락 맞아 사망 1 운없는 남자.. 2013/07/09 1,181
272035 8살 6살 딸내미들... 2 ㅠㅠ 2013/07/09 627
272034 부관훼리님 닭가슴살샐러드 접시 어디껀지 아세요? 4 접시예뻐 2013/07/09 1,446
272033 아시아나 사고..만약. 미국이 아니었다면.. 16 그냥 2013/07/09 4,090
272032 either or 구문인데요. 규정상 해석을 해야해서 정확하게.. 3 영어 해석 .. 2013/07/09 598
272031 청약예금 4% 예금을 어찌할까요? 6 2013/07/09 2,020
272030 인천공항에서 6시간정도 보내야하는데..조언부탁드려요 4 휴가 2013/07/09 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