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족이 젤 힘드네요

파닥이 조회수 : 2,178
작성일 : 2013-06-23 14:30:03
15년이 지났네요 갑자기 아빠가 돌아가신지요
전업주부 부잣집 사모님이셨던 엄마가 생계에 뛰어드셨고
안쓰고 안버리고 자식들한테도 퍼주지않으며 꽤 자리잡으셨어요
엄마의 조금은 냉정하고 야박한 성격을 어릴적부터 너무 잘 알았던터라
엄마 당신 노후 야무지게 준비 하시는것이 최고라 칭찬해드리며
저도 대학 이후 단한푼도 손벌리지않고 열심히 살아왔어요
보증금300 만원짜리 월세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강남 원룸 전세와
약간의 저축을 가지까지...참 많은 욕구와 욕심 그리고 열등감과
싸워야했어요
지칠때도 많았지만 20대의 제가 너무나 가여워 30대는 더 열심히 살고있고
제가 가진 삶에 대한 욕심이 혹시나 남자에게 전이되어 뭔가 보상받고싶거나
상처주고받게 될까봐 결혼생각도 없어요
커리어쌓고 여행도다니고 영어공부하교 운동하고 ...
참 괜찮은 삶을 살고있다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엄마는 늙으셨죠
몸도 여기저기 아파오고..재테크하시려다 의논없이 땅사신거 사기맞고
잘되는 사업 넘길때가 있었는데 욕심내시다가 이번에 폐업입니다
반품도 안되는 수많은 재고를 떠안구요
우울증과 스트레스와 약한 체력이 겹쳐 한달새 치아가 세개나 빠져버려
사업체 정리와 엄마간호로 매주주말마다 지방엘 다녀요

오빠가 있어요
집안 장남이고 무슨 탤런트처럼 잘생겼어요
말재주좋고 귀티나 남녀노소한테 인기가 많고 유학생이에요
잘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귀국해 엄마랑 살더니
마흔 곧 오는데 아직 직장이 없어요

엄마는 오빠때문에 속터진다하고 오빠는 엄마때문에 그렇다해요
오빠가 사회적으로 자리잡게 해줄때까지 서포트해주려니
돈욕심이 더 나셔서 그리 살았더니 결과가안죻았고
오빠는 이런 엄마가 저질러놓은 뒷일을 치닥거리하다보니
정작 자기가 하려던 길로 정진하지 못한다합니다...
어릴때부터 저 모자 사이는 죽고 못하는 사이였어요
좋을땐 다 좋지요 그런데 상황이 안죻아지니...서로 탓하네요

이젠 저더러 엄마를 맡으랍니다 그래야 자기가 갈길을 갈 수 있고
결혼이라도 할 수 있답니다
엄마한테 미안하지만....저는 그럴 마음이 없는데요
자식도리 안한적 없고 남들이 됐다할 정도로 전 잘했어요
사업이 너무 힘드시다해서
좋은직장 그만둬가며 일년넘게 도와드리고
연차 전부 합쳐 엄마일 도와드리며 살고 그랬어요
제 물건 하나사면 엄마꺼 두개 사드리며 살았고
집안일 하시기 힘들까 한번씩 가면 대청소에 커텐이불빨고
계절옷 정리에 음식하고 꽃까지 사다꽂고왔어요 그렇지만
성인이된 저와 엄마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있었고
각자의 삶에서 충실한 성숙한 관계였어요

오빠가 귀국을 하니 이 모든게 달라져버리네요
엄마의 사소한습관 행동까지 다 이상하다 해서 싸우고
엄마또한 아들에게 그렇게해요....

그들 둘이 저럴수록 저는 제 바운더리에 대한 방어가 심해져요
내가 마련한 내 공간에 침범하는게 너무 싫구요
일 잘되냐 묻는데도 그것도 너무 싫어져요
엄마 재산 돈 그 아무것도 욕심난적없고
그저 내 삶에대해 변화요인만을 주지않기를 간절히바래요

지금 엄마가 답답하시면 저에게 전화하셔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데요
너네 오빠한테 내가 이런 얘기를 할수가있어야말이지~이러세요
저도 최대한 감정 추스려 엄마와 오빠 사이에서 중재해요
하루에 엄마오빠에게 전화 두세번 카톡평균 30개 와요
일하느라 안받으면 전화달라 메시지해요
전화벨소리 카톡소리에 너무 민감해지고 알러지반응 생겨서
친구들이 하는것도 싫을정도에요
얼마전 호흡곤란과 이마마비가와서 병원다녀요

제가 엄마랑 살게되면...전 살기가 싫어지네요 삶을...
이것도 제 마음에 병이겠지요 엄마랑 사는데 왜 싫나
싫어요 전 나이 서른 중반에 엄마랑 사는거 상상해본적도 없구요
어릴때부터 전 엄마랑 잘 맞지 않아요
그저 전 제가 열심히 살기만했어요
엄마한테 어디 물좋고 산좋은 힐링할수 있는곳으로 가라하고싶어요
제가 엄마를 버리는것같겠죠?
오빠는 저에게 나쁜년이라 욕하겠죠?

직장생활에 왜 스트레스가 없겠어요
그런데 전 그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마저 달갑게 받고 풀어요
월급주잖아요 성취감주잖아요 삶의 밑천되잖아요
그런데
가족은...저에게 뭘 주나요? 주지않아도 좋아요
왜 망가뜨리나요...

기차안에서 핸드폰으로 써서 두서없이 길어요...
우울함 나눠드리는것같아 죄송하네요
혹 지혜가 있을까요 이런 경우


IP : 175.223.xxx.4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6.23 2:36 PM (115.142.xxx.219) - 삭제된댓글

    저런...
    당분간 연락을 끊으세요.
    핸펀 번호를 바꾸시든지 수신금지를 걸어놓던지...
    스스로 안정이 되면 너그러워져요. 그 때 다시 보셔도 됩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그게 억지로는 관계가 안 맺어집니다.
    스스로 우러나야지요...
    원글님 마음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2. ..
    '13.6.23 2:44 PM (175.209.xxx.207)

    토닥토닥...님 참 잘 사셨네요!!
    어린 나이에...장하세요.
    그저 이럴땐 내 마음 가는데로...하라고 답 주고 싶네요

  • 3. ㅠㅠ
    '13.6.23 2:45 PM (211.208.xxx.234)

    기차 안에서 이렇게 글을 써내려 가실 때, 그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비슷해요..그 마음 알아요.
    엄마랑 같이 사실 필요 없구요, 오빠든 님이든 꼭 엄마 옆에 같이 계실 필요 없어요.
    그렇다고 외면한다고만 해결될 일도 아니고, 오빠와 의논해서 어디 원룸이라도 엄마 살 곳 하나 마련해 드리고
    오빠, 님 모두 독립적으로 사세요. 지금 엄마 옆에 같이 사실 필요 없습니다. 맞아요..가족이 제일 힘들어요..

  • 4. oops
    '13.6.23 2:51 PM (121.175.xxx.80)

    어머니가 있는 힘껏 움켜줘야만 놓치지 않는다는 공포감으로 한 세상을 사셨나 봅니다.
    원글님 어머니가... 다른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고 냉철했고 그리고 나름 유능했었겠지요.
    또 그런 어머니의 삶에 대한 기질? 태도?가 원글님에겐 또 그런 삶의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 같구요....ㅠㅠ

    우리는 주로 손쉽게 드러나는 나쁜 습관이나 특이한 외모 습성같은 것에서만 유전자?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내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다른의미로 나를 특정짓고 한정짓는...) 그 유전자의 작용은
    우리가 그릴 수 있는 그 이상으로 훨씬 더 깊숙하고 엄청나답니다.
    그래서 불교쪽 같은 곳에서 업이란 걸 그렇게도 절대숙제로 삼는 것일 거구요.


    당장 어떤 해답을 찾으려고 하는 대신
    (나는 왜 엄마와 관련된 일이라면 내 자신도 전혀 이해시킬 수 없는 사소한 일에서조차
    그렇게 민감해지고 불편해질까?....) 그런....

  • 5. ....
    '13.6.23 4:06 PM (175.195.xxx.125)

    에휴... 힘드시겠어요... 어떻든 지금 님은 따로 있잖아요.
    오빠는 지금 독립하려해도 할수없을거예요.
    님은 지금 그대로 절대 합치지말고 발들여놓지 말고 차츰 거리를 두는게 좋겠네요.
    지금 오케이하면 오빠는 평생 나몰라라 할거예요.
    현명하게 잘 해결하셔서 행복하시면 좋겠어요.

  • 6. dk
    '13.6.23 5:01 PM (39.112.xxx.93)

    님 진짜 이해갑니다.
    저도 나름 부자집 사모님이지만....애가 셋이나 있습니다.
    남편이 지병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님 엄마처럼해서 딸을...님처럼 키울수 있을까?솔직히 자신없습니다.

    정답은 거릴두는거지만 님 어머니와 제 자신이...........오버랩 되면서....
    어머니 대단하신겁니다.
    어머닐 너무 외롭겐 하지 마세요.

    그때 엄마가 아빠 돌아가시고 울고 불고만 했다면.............님은 정말 저소득으로 떨어졌을껍니다.
    미국도 아니고 여기 대한민국서..여자 혼자 이혼만 해도 힘든 곳에서 애를 데리고 다시 일어선 엄마 대단히 힘드셔서...있는 힘껏 움켜쥐어야하는 삶을 살았나봅니다.

  • 7. 근데 님
    '13.6.23 6:26 PM (175.201.xxx.54)

    충분히 잘 하셧어요 하지만 벗어나고 싶어도 못 벗어나는게 부모와 자식이에요
    님이 더 잘 아시잖아요 그래서 고민이구요 엄마를 책임지라고는 않겠어요
    하지만 부모님이 우리의 유년을 책임지셨어요 우리가 기억하지 못해서 그렇지 잠 못자고 애지중지
    키운건 사실이죠 아마 그때 부모님도 님처럼 자식에게서 벗어나고 싶은적이 ㅇㅇ없었을까요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니에요

  • 8. ...
    '13.6.23 10:02 PM (211.226.xxx.250)

    윗님! 자식이 부모에게 낳아 달라고 한적 없습니다. 당연 부모도 자식에게서 벗어나고 싶은적이 있겠죠.. 하지만 싸질러 놓았으니 책임지느라 어쩔 수 없이 감내 해야 하죠. 그럼 다 큰 자식은 서른 중반씩이나 된 자식은 스스로 잘 살아 주는것 만으로도 모든 도리를 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욕심 부리다 인생 꼬인 부모 반갑지 않아요. 자기 욕심 채우며 죽고 못살던 엄마.아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세요. 그들이 욕한들 님 인생은 아무도 대신 살아주지 않아요. 님의 마음속을 천천히 들여다 보시고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친정 치닥거리 하다 인생 망쳤다 원망 안하게 되요. 남 눈치 보지말고 오로지 님만 생각 하세요. 친정.시댁 연락 끊고 잘먹고 잘사는 사람 많아요. 가족이라 다 보고 살 필요없어요. 마음이 기본적으로 어느정도는 통하고 편해야 가족도 소통하며 사는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1270 말안통하는 남편과 대화하기 3 프리미엄 2013/08/03 2,858
281269 옥심많은 시어머니 1 ... 2013/08/03 2,564
281268 봉준호, 역시 노련한 이야기꾼이었다 샬랄라 2013/08/03 1,497
281267 잠도 안오고해서 큰청과시장 2 조곤조곤 2013/08/03 1,830
281266 레미제라블..눈물이 계속 나요. 3 .. 2013/08/03 2,170
281265 아주 가끔씩 음식할때 그분이 오실때가 있어요. 1 .... 2013/08/03 1,767
281264 지금 제주도예요~ 제주시에만 있을건데...뭘 사와야하나요? 14 지금 2013/08/03 3,138
281263 속어>인수분해당했다? 1 무슨 뜻인가.. 2013/08/03 2,942
281262 회계용어 알려주세요. 1 질문 2013/08/03 1,247
281261 세사리빙이불에 곰팡이가 1 속상해 2013/08/03 12,020
281260 일주일에 한번 평일에 서울부산 왕복해야하는데 어떤방법이 쌀까요?.. 1 ... 2013/08/03 1,195
281259 생일선물로 2만원 or 4만원대 뭐 받을까요? 6 물욕없음 2013/08/03 2,369
281258 설국열차 보러가실때 어린아이 데려가지마셔요 6 봉준호짱 2013/08/03 3,263
281257 조개국 끓일때 조개 언제 넣나요?? 3 .. 2013/08/03 1,969
281256 보아가 앵앵거리는 목소리네요 9 듣기싫다 2013/08/03 4,384
281255 제가 속이 좁은거 겠죠 8 어머니의 마.. 2013/08/03 2,279
281254 남초사이트에서는 외모 보다 아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15 남과여 2013/08/03 5,622
281253 혹시 탤런트 김현수씨 기억하세요? 21 .... 2013/08/03 31,525
281252 레시피없이 요리하는 비법?좀 알려주세요 8 2013/08/03 2,124
281251 왜항상1박2일 해야하나.. 13 ... 2013/08/03 3,764
281250 답답하네요 2 깜찍이콩 2013/08/03 928
281249 대학병원에서 치료 받으면 비용이 어느 정도인가요? 2 부정교합 2013/08/02 1,436
281248 이런 이유로 이혼하면 후회할까요? 16 알바트로스 2013/08/02 10,516
281247 제가 들은 황당? 안주 2 팽구 2013/08/02 1,923
281246 노래방 추천곡여!! 3 답답이 2013/08/02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