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부터 부모님은 두 분의 불화로 부부싸움 많이 하시고 그 여파로 자식들에게
짜증, 폭언도 많이 하시고 자식에게도 무관심하고 그러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언니에게 많이 의지하고 언니를 따르고 그랬습니다. 나이도 6살
차이나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저 학생때도 항상 언니가 저에게용돈 주고 제가 스트레스 받는 일이나 힘든일 있으면
제 이야기 다 들어주고 달래고 서로 사이가 정말 좋았습니다. 언니가 저에게 엄마 같았어요.
제가 대학생때 언니는 결혼을 하고 조카 2명을 두고 맞벌이를 하고 이제 저는 직장인이
되어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제가 양가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처음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게 되면서 저는 언니와 조카들에게 선물도 많이하고
돈쓰는게 참 좋았습니다. 내가 돈을 버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베풀 수 있구나
생각하며 언니 생일, 조카들 생일, 기념일 마다 선물이나 용돈을 주고, 같이 모여서
밥을 사먹어도 제가 거의 다 돈을 냈습니다. 언니가 돈을 내려고 해도 제가 막으면서
제가 냈어요. 언니네는 조카들이 크면서 이리저러 돈이 많이 들어가 형편이 빠듯한
편이었고 저는 혼자 몸에 돈을 버니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커지더군요.
더구나 전 독신으로 살 생각이라 더 언니와 조카들을 의지하게 되고 더 좋아하게 되요.
제 소비 패턴을 보면 제가 옷사입는데는 돈이 아까운데 조카들 옷사주는 건 하나도 안
아까워요.조카들 옷이나 필요한 거 잔뜩 사주고 다음달 카드값에 이렇게 돈을 썼나 좀 후회되고
언니와 조카들과 맛있는 거 먹으로 가면 제가 돈을 내려고 해서 내고 집에 와서는
조금 스트레스를 받네요. 거진 한달에 조카들과 언니에게 40만원 정도 쓰는거 같아요.
이런게 쌓여서 그런지 내가 언니와 조카들을 좋아하고 챙겨주는
감정에 비해 언니와 조카들은 저를 별로 소중히 여기지 않는 다는 느낌도 받게 되고...
저 정말 이상하죠? 이것도 애정결핍의 일종 인것 같은데....
언니와 조카들에게 이제 돈 적당히 쓰자고 다짐하면서 서글퍼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