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 화장실 화장지 건에 대해 고객소리함에 글 남겼는데, 별무 반응이라, 공론화를 위해 82에 글 올립니다. 일터가 서울이라 주 1회 이상 기차로 출퇴근을 합니다. 작년 봄만 해도 화장실 칸칸이 화장지가 배치되어 있어서 아주 찌질한 감동을 느꼈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칸칸이 화장지는 없어지고, 공유 공간의 2개 화장지 걸이에만 화장지가 걸려있더군요. 기억하기론 지난 3-4주 전부터 공유 공간 화장지 걸이에마저 화장지가 없는 겁니다. 지난주엔 역사의 고객감동 안내를 맡은 인턴사원한테 얘길 했습니다. 알았다고 하더군요. 이때까지만 해도 회사 방침이 '화장지 없다'로 바뀐 줄 몰랐지요.
그런데 바로 어제 아침, 또 화장지가 없더군요. 어쨌든 저는 일보러 들어간 상태였고, 듣자하니 어떤 분이 청소하시는 직원한테 말하길, '화장지가 없네요. 어떻게 하지요?' 하는데, 청소직원하시는 말씀이, '네, 없습니다. 앞으로는 고객님께서 챙겨 다니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정교한 멘트가 흘러나오는 겁니다. 이건 청소하는 분의 자의적인 말이 아니라, 회사 방침을 옮긴거라는 판단이 들었지요. 고객지원실에 가서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다고 했습니다. 기대했던 것은 '아,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당장 가져다 놓겠습니다.' 이런 정도의 반응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역무원 왈, ‘알고 있습니다. 화장지가 떨어져서 놓지 못합니다.’ 당연히 설왕설래와 고성이 오갔고, 또 다른 역무원이 나타나서 점잖게(?) ‘앉아보십시오. 화장지가 왜 떨어져서 비치하지 못하게 되었는지 상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면서 청량리역 소모품 대장이라도 펼쳐 보이고, 더 나아가서는 코레일 예산총액까지 알리고, 합리적 이해 내지 동의까지 구할 기세였습니다.
정황상 판단컨데는 청량리역은 회사방침상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기로 했던 겁니다. 떨어져서가 아니라, 비치 자체를 안한 겁니다. 뽀삐 수준도 안되는 화장지 못 매달 정도로 코레일이 힘든가? 기차요금 산정 내역 내지는 매커니즘 모르지만, 거기에 역사 화장실 관리비용 및 화장지값 정도는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어이없어서, 지금 나누는 얘길 녹음하자고 했더니,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맘 같아선 화장지가 다시 매달릴 때까지 죽치고 싶었지만, 저 역시 일로 바쁜지라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제 밤 9시 13분 기차를 타기 위해 다시 청량리역에 왔습니다. 아침의 일은 아득했고, 화장실엘 갔더니 두개의 공용 화장지 걸이 중 하나에만(꼼꼼하게도) 화장지가 걸려있더군요. 치사하게 다시 감동... 건너편 화장실에도 가봤습니다. 역시나 둘 중 하나에(꼼꼼하게도) 화장지가 당당하게 걸려있더군요.
사이트 운영방식이 얼마나 폐쇄적인지 주민등록 소지자만 글을 올리게 되어 있더군요. 제가 올린 글은 ‘처리중’으로 분류되어 있고, 아직껏 답이 없습니다.
청량리역에 가면 친절 서비스 한답시고 어깨 띠 두른 직원이 서넛 서성입니다. 기차를 타면 승무원들은 승객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고개를 숙입니다. 이번 화장실 화장지 전말을 보면서 이들이 지향하는 ‘친절’이 얼마나 공허한 제스처인지를 확인하게 되었답니다. 시민이 공공기관을 이용할 때 친절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바라는 것은 친절이 아니라, 상식이지요. 그들이 다른 공공기관을 이용할 때 당연시되는 정도의 기초적이고,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