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흔살 모태솔로 남자친구와의 연애가 너무 힘들어요

스마일 조회수 : 13,137
작성일 : 2013-06-22 15:20:23
저는 서른 후반이구요, 연애 경험은 몇 번 있어요.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보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의 인성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저보다 객관적인 조건이 많이 부족하고 외모도 참 비호감이었지만
착하고 배려심 많고 기본적으로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서 좋았어요.

처음에는 마흔살까지 모태솔로였다는 남자친구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가벼운 연애경험 한 두 번 정도는 있겠지만 굳이 연애했다라고 까지 말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나보다 정도로 여겼는데
만나면 만날 수록  이사람은 정말! 진짜! 말로만 듣던 마흔살 모태솔로구나 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친밀한 대화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관해 하나도 모르더라구요.
서로 말을 놓자고 먼저 조르고 조른 것도 저이구요, 
제 이름도 못 부르고 "저기요, OO씨..."라는 사람에게 이름을 부르라고 부탁한 것도 저구요,
손잡고 싶은데 거절 당할까봐 덜덜 떠는 사람 진정시켜가며 손을 먼저 잡은 것도 저예요. 
만난지 반 년이 다 되어가는데 키스는 시도조차 못하는 사람에게 결국 참다 참다 먼저 키스한 것도 저네요. ㅠㅠ
만나지 6개월 동안 딱 두 번 그것도 제가 먼저 시도했다면 이게 참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가끔 이러다 몸에서 사리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들긴 해요.
운전도 못해서 여행을 다닐 때도 제가 운전을 해가며 데리고 다녔어요.
저나 제 친구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면 아예 뭐랄까... 대화가 참 힘들어요.
동문서답을 하며 황당한 질문이나 대답들을 하기 일쑤예요.
본인 스스로도 경험해 본 게 별로 없고 사람들이랑 어울리며 대화를 많이 해 본 경험이 없어서 자신감이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교과서처럼 무슨 기념일이면 꽃이랑 선물을 사주는게 정석이라고 생각하지요.
처음에는 일부러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용기가 부족하고 경험이 없어서 못하는 사람이니
제가 하나씩 하나씩 가르쳐가면 된다고 생각했고 
또 아주 조금씩이나마 변화하는 남자친구를 지켜보면서 기쁨을 느끼기도 했어요.
서로에게 익숙해지며 만나면 편하고 좋은 순간도 조금씩 생겨났고 
모든걸 저에게 맞추어 주고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 주니 어떤 때는 공주가 된 것 같은 착각도 느꼈구요.

저에 대한 한결 같은 애정, 따뜻함, 순수함. 
이런 것들이 여태까지 저를 붙잡고는 있었는데 이제 저도 많이 지치네요.
남자 친구는 항상 자기가 너무 모르는게 많으니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 달라, 이제 정말 잘 할 수 있다... 라는 말로 
저를 붙잡으며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데 전 갈수록 확신이 없어져요.
요즘엔 운전 연수도 받고 있고 
말투나 대화능력을 좀 키워보겠다며 스피치학원도 다니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 (둘 다 제가 권한거죠)
전 이렇게까지 하면서 만나는게 맞는건가라는 고민이 많이 들어요. 

처음에는 백지같은 이 사람을 제가 연애에 적합한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이젠 그 자신감이 오만함이었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서른 후반에도 제 2의 결혼 적령기가 한 번 더 오는 건지 
요즘 제 또래 노처녀 동지들은 하나 둘 씩 날을 잡았다고 연락이 오는데
저는 갈수록 남자친구와의 만남이 자신 없어지고 걱정이 많아집니다.

IP : 49.1.xxx.16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ㄱㄱㄱ
    '13.6.22 3:33 PM (58.224.xxx.243)

    다른부분은 어떤가요?그런면을 좀봐야 할듯해요
    단지 연애만 서툰거면 괜찮지만.생활 전반이 그렇다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 2.
    '13.6.22 4:12 PM (59.66.xxx.91)

    엄청 고민되실 것이라고 생각은 되지만서도, 그래도 본인이 문제점을 잘 인지하고, 더구나 원글님이 권하는 부분을 무시하지 않고 잘 따라오신다는 점에 큰 점수 드리고 싶어요. (참고, 저는 37살의 거의 모태솔로와 비슷한 남자랑 사귀고 있는지라 남의 일 같지 않네요ㅠ 그래도 그들만의 장점이라는게 사실 아예 없진 않잖아요: 저에 대한 한결 같은 애정, 따뜻함, 순수함)

  • 3. 갑갑
    '13.6.22 4:39 PM (202.146.xxx.12)

    6개월에 키스 두번이면 나중에도 좀 문제일거 같기도 하네요. 사회성 너무 떨어져도 님이 편안하시다면 괜찮겠지만
    짜증스럽고 화날것 같으면 인연 만드지마세요

  • 4. .............
    '13.6.22 5:21 PM (182.208.xxx.100)

    저보다 객관적인 조건이 많이 부족하고 외모도 참 비호감이었지만



    이런분과 연애 괜찮은가요??

  • 5. 스마일
    '13.6.22 5:27 PM (49.1.xxx.162)

    남자친구가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직업이 대학교 교직원이라서 그다지 치열하고 바쁘게 지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직장 분위기도 좀 개인적인 것 같구요.
    가끔 직원들이랑 퇴근 후에 밥먹고 술마시면서 지내구요, 친구는 많지 않구요.

    조건이 부족한 부분은 집안과 재산이죠. 학벌이나 직장 수준은 둘이 비슷해요.

    제가 점점 평강공주가 되어가는 듯한 이 느낌이 참 싫으네요.

  • 6. 요새
    '13.6.22 5:47 PM (121.130.xxx.228)

    모태 솔로 많다던데

    단한번도 연애를 안해본 남자나 여자는 분명 이상하게 보이는 면들이 있죠

    근데 그게 어느정도 노력으로 극복이 되면 모르는데
    고쳐지기 힘들다면 좀....

  • 7. 요즘
    '13.6.22 6:12 PM (121.99.xxx.234)

    모 아님 도가 참 많은 듯 해요. 그냥 나랑 잘 맞는 '평범한 '남자 만나기란게 어려운.. 나쁜남자들 널리고 널렸잖아요. 끔찍한 시월드도.. 반면 그렇게 순해빠지고 경쟁사회살기 버거워하는 쑥맥형 모태솔로들도 은근 많더라구요. 연애 나름적잖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만나다보니 드센성격보다 무른성격 남자가 더 편하더라구요. 가끔 내가 엄마도 아니고.. 싶어지지만, 전 악당같은 인간들보다 이 쪽이 더 발전가능성이라든지 제 속편하게 해 주는 부분이 많아서 좋아요. 제 옆사람 맞벌인데 제가 시키는 가사 군말없이 다하고(당연한 줄 알구요), 버릇되니 제가 별 말 없어도 자기 역할 딱딱 착착 잘 하는데 넘 고맙죠.평소에도 항상 제 의견 귀담아 들어주고요. 고집불통 자기고집 센 남자들보다 백배나아요. 항상 본인이 연애 경험도 거의 없고 그닥 인기있는 스탈 아녔어서 제게 늘 기본적으로 고마워하는 그런게 있어요.. 이 사람도 기념일 이런거 어디 인터넷서 본 풍선불기 이딴거-.-나 하던 사람이였는데 제 호불호 확실히 알려주고, 본인은 뭘 받길 좋아하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게 해서 서로가 진정 좋아하는 방식대로 이벤트를 해주죠. 덕쌓는다 생각하시고 사람 하나 만들어보세요. 다만 인성이라든지가 확실하다는 보장하에... (기껏 만들어놓으니 눈 높아져서 조강지처 버릴 인간 말구요)

  • 8. 순수한 남자
    '13.6.22 6:59 PM (175.214.xxx.179)

    첫사랑이 저인 남자와17년 살고있네요
    대인관계도 좁고 하나하나 가르쳐서 17년, 연애까지 19년입니다.

    객관적으론 호남형도 아니고인기있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직업이 전문직이라 대인관계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되구요
    가정적이고 제 의견에 항상 귀담아 주고 살면 살수록 이런 남자 없다생각듭니다.
    순수한 마음 그대로 이고 퇴근후면 바로 집으로 와서 저와의 시간을 즐기구요..
    대인관계가 좁은대신 깊구요
    대신 제가 무척 사교적이고 사회성이 좋아 이런저런 부부모임이 있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그런 모임이 부담스러워하고 저도 즐기지 못했는데요.
    주변에서 남편성격을 알아 배려해주고 지루하지만 자상한 남자? 이것이 제 님편 이미지입니다.

  • 9. 그냥 안맞는거 아녜요?
    '13.6.22 7:00 PM (61.77.xxx.249)

    제 남자친구도 모태솔로인데 사귄 일년은 불만이 있었지만 시간 지나가니 내려놓을 부분 전 내려 놓기로 했어요.
    이벤트나 서프라이즈 같은거..
    바꿔야 될 부분도 있지만 사람 그렇게 쉽게 안바뀌구요. 바탕인 인성이 괜찮다면 기술적인 연애는 그냥 그러려니해요.

  • 10. 에구
    '13.6.22 9:14 PM (223.62.xxx.96)

    언능 일박 이일 여행 한번 다녀오세요 ᆞ
    울 서방 진짜 멀찌감치 뚝 떨어져서 쿨쿨 자드만요 ᆞ그때 쫑 냈어야 하는데 ㅡ내가 미친게지 ㅡ에혀~ 저는 온몸 이
    사리 투성입니돠 ᆞㅎ ㅎ

  • 11. 에구
    '13.6.22 9:15 PM (223.62.xxx.96)

    답변이 어째 엉뚱한곳으로 빠졌네요 ᆞ쏘리

  • 12.
    '13.6.23 5:09 AM (218.238.xxx.34)

    왠지 제 지인생각이 나네요. 사회생활은 잘 하시나요????? 제 지인은 인간관계가 많이 어려워했어요.
    사람을 대하는것에 지혜가 없는것이 어떻게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그렇게 오래 직장생활했나
    싶었는데 자기 스스로 누구에게 자기주장을 잘 못하는것이 답답한 성격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부부간은 참 좋은데 나머지는 좀..ㅠㅠ

    정말 괜찮은 분이라면 함께 사람들 만나는 동호회 같은것 해보는것도 괜찮을꺼 같아요.
    지금 결혼해도 30년은 함께 살아야하는데 정말 순수하고 괜찮은 분이라면 일이년 더 보구 결정하는것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7116 하트 책갈피 만들기有 하2 2013/07/22 899
277115 초등1학년 아이턱이요 3 가랑비 2013/07/22 696
277114 대구에 라식수술 잘하는곳..있나요? 4 2013/07/22 3,087
277113 매년 여름에 시집식구들과 여행 다녔는데 31 며늘 2013/07/22 6,190
277112 콧구멍 안쪽 여드름 ㅜㅜ 3 ㅎㅁㅎ 2013/07/22 3,012
277111 황금의 제국 캬...... (약스포) 14 흠흠 2013/07/22 3,528
277110 제주도 맛집 추천 부탁드려요~~ 고씨마을 2013/07/22 744
277109 레쉬가드 색깔좀 골라주세요 2 레쉬가드 2013/07/22 1,330
277108 이랜드가 월급이 그렇게 많은가요? 19 취업 2013/07/22 16,525
277107 요것 몇학년이 쓴 일기로 보이시나요 32 .. 2013/07/22 4,905
277106 광교ᆞ하남ᆞ구리 7 고민 2013/07/22 1,390
277105 드라이크리닝한 옷에서 냄새가 나요 4 세탁소 잘 .. 2013/07/22 1,300
277104 서울 강북쪽 아파트 선택에 조언 구합니다. 35 고민중 2013/07/22 8,886
277103 아들 며느리와 여행갈 때 시엄마가 지켜야할 수칙 93 시엄마 2013/07/22 16,291
277102 세컨폰을 하나 장만하고 싶은데...베타폰 괜찮을까요? 2 츄파춥스 2013/07/22 1,566
277101 와이파이 일일권 이용법은? 미궁 2013/07/22 1,723
277100 주위에 야구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여기에 주절거려요 14 가을야구하자.. 2013/07/22 1,339
277099 중등아이 집에서 도와줄때 5 수학 2013/07/22 1,139
277098 혀끝이 아려서 자두 한개를 다 못먹어요 2 과일 2013/07/22 838
277097 오션월드 첨가는데 재밌게 노는 팁 좀.. 2013/07/22 791
277096 장이 부족할때의 대안은 뭘까요? 4 ,,,, 2013/07/22 706
277095 식이다이어트 중 두통해결방법 6 알려주세요 2013/07/22 6,719
277094 콩국수 만들다 실수 했어요. 이거 어쩌죠? 2 인간아~ 2013/07/22 1,041
277093 집에 바퀴벌레가 나왔어요, 이사하고픈데 판교새아파트는 바퀴 없을.. 4 울고싶어라,.. 2013/07/22 3,566
277092 금방 샤워하고 속옷 입을때 끈끈해서 잘 안 입힐때 6 방법 없나요.. 2013/07/22 3,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