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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나의 힘

doing 조회수 : 1,405
작성일 : 2013-06-21 21:03:39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잛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 사랑하지 않았노라





맨 마지막 구절때문에 마음이 먹먹해졌네요.ㅜ

빛과 그림자처럼..사랑과 질투도 한몸이 됩니다.

40을 앞두고 내 스스로를 사랑하는것이 무언지 자꾸 묻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돈일까? 사람들과의 관계일까? 더 나아진다는거..어떻게 해야할지..

이렇게 헤매이다 스러지는 별처럼 제 빛도 희미해질까 두렵네요.




IP : 119.71.xxx.3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3.6.21 9:08 PM (39.119.xxx.125)

    저는 기형도 시인의 시중에 엄마생각... 이 그렇게 가슴이 아프고 슬펐어요
    기형도 시인 어릴때 자랐던 집 사진 보면
    정말 가난했던데... 그런 모습하고 겹쳐져서 그런지
    어린 시인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슬퍼져요

  • 2. 커피맛사탕
    '13.6.21 9:09 PM (211.246.xxx.231)

    희미해져 가는 자기의 모습을 받아들이거나
    기형도가 시를 쓴 것처럼 뭔가 정리해 보려고 애쓰거나...

  • 3. doing
    '13.6.21 9:11 PM (119.71.xxx.36)

    인간의 본성은 참 외로운거구나..항상 느끼지만 요즘은 더 그렇네요..
    엄마생각이란 시 찾아 읽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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