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잛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 사랑하지 않았노라
맨 마지막 구절때문에 마음이 먹먹해졌네요.ㅜ
빛과 그림자처럼..사랑과 질투도 한몸이 됩니다.
40을 앞두고 내 스스로를 사랑하는것이 무언지 자꾸 묻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돈일까? 사람들과의 관계일까? 더 나아진다는거..어떻게 해야할지..
이렇게 헤매이다 스러지는 별처럼 제 빛도 희미해질까 두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