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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새벽

^^ 조회수 : 1,138
작성일 : 2013-06-20 08:47:10

오늘아침 새벽녁 어디선가 젊은 여자의 흐느낌에

남편과 제가 눈을 떳네요

남편이 일어나면서 이게 무슨소리야! 하길래 전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가보니 맞은편 5층 뒷배란다에 젊은 여자가 매달려서는 흐느껴 우네요

양다리를 밖으로 내 놓은채 걸터앉아서는

제가 왜 그러세요? 하니 떨어져 죽을거예요 해요...

전 그 순간 마음은 콩닥거리지만 참 말은 덤덤하게 나오더군요

"그러지 말아요 거기서 떨어져서 안 죽어요 떨어지면 평생 고생만 해요

얼른 들어가요"

그러고는 얼른 핸드폰을 들어 112에 신고를 했답니다

경찰이 오는 10여분의 시간동안 저희 아이들이 다 일어나서 쳐다보고

딸아이는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안타까워 하네요

얼른 아이들과 남편을 방으로 쫓고 쳐다보지 말자고

쳐다보면 더 안좋을거 같다고 ..엎드려 기도 시켰어요

잠시 후 여자의 울음은 사그라 들었지만 기운빠진 사람처럼 머리를 축 내려뜨리고는 두 팔을

베란다 창문에 의지해 겨우 버티고 있더군요

경찰과 119가 오고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들더니만은 경찰은 옆집으로 가서 여자를 달래고

문을 열도록 유도하더군요

다행히 여자는 내려가고 어찌어찌 진정이 되나보더라구요

경찰과 119가 가고 아침 일상은 다시금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바로 눈앞에서

벌어졌던 아픔을 보고 저희 가족은 밥상에 앉을수가 없더군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일상을 시작하는 이 시간 저희 가족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겠지요

전 참 많이 마음이 아프네요

출근하면서 경비아저씨께 그분이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여쭤 봤더니만은

산후 우울증으로 벌써 몇 차례의 자살기도가 있었답니다

제발 이제라도 남편이나 다른 식구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병원에 입원을 시켰음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IP : 220.84.xxx.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6.20 8:51 AM (218.38.xxx.97)

    그 새댁 친구가 필요하네요.
    님은 침착하게 사람 하나 살리셨네요. 장하세요.
    천당행 티켓 하나 받았을지도 모름.

  • 2.
    '13.6.20 8:53 AM (175.193.xxx.19)

    아침부터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그런데 원글님이 제목과 닉에 ^^를 계속 써 두셔서 즐거운 이야기를 쓴 건가하고 들어와 읽었어요.
    ㅠㅠ

  • 3. 헐~
    '13.6.20 8:54 AM (115.126.xxx.100)

    이런 내용의 글에 제목이 ^^^ , 닉네임이 ^^ 이라니..
    낚시인가요? 뭐죠?

  • 4. ^^
    '13.6.20 9:05 AM (220.84.xxx.2)

    도대체 제목이랑 닉네임을 어떻게 달아야 될지
    모르겠더라구요

    오늘아침 겪었던 그 콩닥거리고 불안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고층 아파트에서는 이런일이 한번씩 있다 하시지만 말로만 들었지
    막상 제 눈앞에서 겪은 이 복잡하고 복잡한 마음 표현이 잘 안되네요

  • 5. 123
    '13.6.20 9:11 AM (203.226.xxx.121)

    산후 우울증 겪어봤던 사람으로써..ㅠㅠ
    정말 그 참담하고 마냥 우울하고,
    사람들은 내 마음 달래준다고 계속 말시키고 즐겁게 해주는데 그런게 더 싫고
    아.. 정말 생각하기 싫은 경험이었어요.
    친구고 뭐고 아무것도 싫고, 그냥 암담하고 우울했기만했던 그 때의 생각 ㅠㅠ
    호르몬의 변화로 금방 제자리를 찾긴했지만
    그런 상태가 맨날 지속된다고 생각하면..ㅠㅠ 그분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

  • 6. ㅇㅇ
    '13.6.20 9:12 AM (203.152.xxx.172)

    잘 하셨어요. 우울증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도피처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죠..
    많은 사람들이 많던 적던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스스로 잘 컨트롤 했으면 좋겠어요 ㅠ

  • 7.
    '13.6.20 9:17 AM (182.210.xxx.57)

    좋은 일 하셨네요
    그 엄마도 잘 치유되면 좋을텐데요 ㅠ

  • 8.
    '13.6.20 9:43 AM (112.217.xxx.67)

    에휴...
    저도 우리 집 아파트 10층 이상 정도에서 여자 한 분 배란다 난간에서 남편 손 잡고 매달려 있다가 119와서 구조된 적 있어요.
    출근 전 이른 아침이었는데 완전 아파트 사람들 난리나고...
    그때 가슴 콩닥콩닥 거리고 바로 위에 사람 있는 모습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씁쓸하고 안타까웠어요.

  • 9. ...
    '13.6.20 10:06 AM (220.72.xxx.168)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그 상황에서 그러기 쉽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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