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서울대 시국선언 전문 보세요.

아아 조회수 : 1,236
작성일 : 2013-06-19 11:29:56

뭉클하고도 가슴이 뜁니다.

이런 게 젊음이죠.

희망이 보입니다.

 

 

 

지난 6월 14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불구속 기소되었다. 지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국가정보원 소속 직원들에게 인터넷상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이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종북 세력'에 대항하는 심리전을 수행하고 종북세력의 제도권 진입을 차단한다는 미명 하에 직원들에게 선거 개입을 지시하였다. 국가정보원은, 막대한 재원과 조직력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정보력으로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기만하고 속이고 있었다. 우리는 국민의 눈길이 닿지 않는 정부기관이 반공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모습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게다가 이 문제는 사건이 알려진 지 반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재판에 넘겨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경찰에 의한 수사축소 및 은폐 사태가 있었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재직 중이었던 지난 12월,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인터넷 댓글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자, '신속한 수사'를 이유로 키워드를 78개에서 4개로 축소수사하였고,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두고 갑자기 무혐의 내용의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도록 지시하는 등 특정 후보에게 명백하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

결국 검찰에 의해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수천 건의 댓글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김용판 전 청장도 불구속 기소가 되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한패가 되어 정권 재창출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국민들의 주권 행사에 개입한 국가권력, 정부는 엄중한 조치를 단행하고 재발 방지를 보장하라.

이 문제의 핵심은 정부의 핵심적인 권력기관들이 국민들의 주권이 행사되는 선거에 개입하여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점에 있다. 본 사건은 공권력이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을 불법적이면서도 은밀하게 행사할 때,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1조가 공문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오늘날 보통, 직접, 평등, 비밀원칙에 기반을 둔 선거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저항과 희생에 기반한 성과이다. 그러나 권력기관들이 정권의 개가 되어 오히려 국민들의 여론을 통제하는 데 앞장서는 오늘날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 모습이 군사정권 하에서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보안사령부가 수행하던 역할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국가권력의 이름으로 짓밟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관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인 황교안의 행보를 보면 정부가 이 사건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는 이미 원세훈 전 원장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한다는 검찰의 입장을 꺾은 바 있다.

국가정보원의 범죄사실을 공개한 내부고발자들은 파면, 기소 처분된 데 비춰볼 때 범죄의 총책임자인 원세훈, 김용판에 대한 처분은 이상하리만큼 가볍다. 벌써부터 정권의 외압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본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반공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국가정보원의 행보를 옹호하면서, 국가권력기관이 민주주의의 절차를 마음대로 훼손하고 있는 중차대한 문제를 회피하지 말라. 서울대 총학생회는, 공권력을 이용하여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국가정보원 인사들과 축소수사와 허위보도로 국민을 속인 경찰 관계자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국가권력기관이 어떠한 형태로도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국민들을 속이지 않겠다는 약속과 구체적인 방안을 정부 스스로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정부가 책임지고 이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 땅의 국민들과 함께 더 이상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모습을 방관하지 않고 직접 일어날 것이다. 민주주의를 우습게 여기는 권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역사로부터 똑똑히 기억하기 바란다.

선거에 개입하고 수사를 축소 은폐한 관련자들을 처벌하라!

권력기관의 간섭 없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보장하라!

민중해방의 불꽃

제55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IP : 124.50.xxx.4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 오랫만이다
    '13.6.19 11:35 AM (121.147.xxx.151)

    서울대 시국선언

  • 2.
    '13.6.19 11:47 AM (124.50.xxx.49)

    작년 선관위 디도스 사건 있었을 때도 서울대 시국선언 하지 않았나요?
    근데 지금은 워낙에 사람들이 패배주의에 젖어 있고 집단적으로 나서주는 힘이 간절할 때라 더 반가운 것 같아요. 저쪽 동네 인간들이 또 서울대 하면 더 껌뻑하는 것도 있고. 어쨌든 고맙고 기특해요.
    박지성건...그런 감이 있네요. 전 결혼소식도 방금 여기서 보고 며칠전 스캔들 난 김사랑? 했는데 것도 아니고, 사실 그 외에 별 관심도 없네요.ㅎ

  • 3. 걱정
    '13.6.19 11:48 AM (168.126.xxx.3)

    서울대 시국선언...우매한 대중이 되면 안되는데..

  • 4. ㅠㅠ
    '13.6.19 11:49 AM (59.18.xxx.106)

    많이 읽혀야 할텐데....

  • 5. universe
    '13.6.19 11:51 AM (14.37.xxx.15)

    전 국정원장 & 전 서울경찰청장 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저들이 용의주도하게 움직인데는 뭔가 컨넥션이 없인 힘들 것 같은데요.

    개가 그냥 날 뛰나요?

  • 6. ...........
    '13.6.19 11:52 AM (116.127.xxx.234)

    멋져요. 이런 게 지성이죠.

  • 7. 마음이 아프네 ..
    '13.6.19 11:56 AM (58.234.xxx.175)

    고맙고 미안하고..

  • 8. 진주이쁜이
    '13.6.19 11:56 AM (182.214.xxx.6)

    박지성이가 지성인들의 시국선언에 물 먹이네//////

  • 9. 역시
    '13.6.19 12:05 PM (175.198.xxx.105)

    서울대가 대한민국의 지성임을 입증하네요.

  • 10. 짝짝짝
    '13.6.19 12:08 PM (112.214.xxx.164)

    박수 보내드립니다.

  • 11. 엘리트라
    '13.6.19 12:12 PM (67.87.xxx.210)

    아직 지식인의 길을 가네요. 연세대 고려대의 동참도 기대합니다.

  • 12. 비트
    '13.6.19 12:14 PM (121.173.xxx.164)

    멋져요. 이런 게 지성이죠.,,,2

  • 13.
    '13.6.19 2:05 PM (112.217.xxx.67)

    아...
    젊은이들에게 박수 보냅니다.
    지식인들이 일어서야 할 때인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6281 요즘 경험한 불쾌&답답했던 경험 3 덥다 2013/06/21 1,159
266280 영어원서 추천 부탁드려요^^ 4 영어책 2013/06/21 1,122
266279 "국정원 게이트 국정조사 요구" 2번째 청원 4 국정원게이트.. 2013/06/21 539
266278 비많이 오네요. 12 기상 2013/06/21 3,624
266277 국정원과 NLL 관련, 문재인 의원이 발표한 긴급 성명 전문 8 후유 2013/06/21 1,126
266276 26개월 아기 어린이집 3 ᆞᆞ 2013/06/21 1,208
266275 그동안 나는 속고 살았다 3 세상 2013/06/21 1,518
266274 벽지에 난 곰팡이 관련해서 여쭈어요... 1 벽지 2013/06/21 1,119
266273 82쿡님들도 남자가 집해오는건 당연하다 생각하시나요 32 흠.. 2013/06/21 3,276
266272 FACT TV, 현재 대학생 집회 생중계중! 6 손전등 2013/06/21 769
266271 소심하고내성적인성격으로 육사가는것 9 재수생맘 2013/06/21 2,474
266270 오로라공주보고 보고 아들이~~ 7 2013/06/21 2,334
266269 잔잔한 책 추천 해주세요 14 ebook 2013/06/21 1,228
266268 강아지 털 색깔 4 요즘 2013/06/21 1,291
266267 여중생 여름 침구 어디서 사세요? 1 ... 2013/06/21 768
266266 남편이 화장품 냄새 싫어해요 10 ㄷㄷ 2013/06/21 2,290
266265 혹시 양재동 이효남씨 1 2013/06/21 1,373
266264 광화문 대학생 촛불시위 현장 생방송 보세요 10 응원 2013/06/21 1,282
266263 구자철 인간성이 보이네요 19 올스타 2013/06/21 14,202
266262 극세사 전기요 세탁은 어떻게 하나요ㅜ 궁금 2013/06/21 2,814
266261 광화문 현장 중계합니다 4 소원둘 2013/06/21 832
266260 웰시코기 키우시는 분 있나요? 4 베라퀸 2013/06/21 2,652
266259 진정 궁금합니다 무플방지위원.. 2013/06/21 376
266258 흰죽 맛있게 끓이는 법 알려주세요 14 2013/06/21 32,345
266257 주식이야기-왜 개미는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을까요? 26 ... 2013/06/21 4,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