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서울대 시국선언 전문 보세요.

아아 조회수 : 1,202
작성일 : 2013-06-19 11:29:56

뭉클하고도 가슴이 뜁니다.

이런 게 젊음이죠.

희망이 보입니다.

 

 

 

지난 6월 14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불구속 기소되었다. 지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국가정보원 소속 직원들에게 인터넷상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이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종북 세력'에 대항하는 심리전을 수행하고 종북세력의 제도권 진입을 차단한다는 미명 하에 직원들에게 선거 개입을 지시하였다. 국가정보원은, 막대한 재원과 조직력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정보력으로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기만하고 속이고 있었다. 우리는 국민의 눈길이 닿지 않는 정부기관이 반공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모습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게다가 이 문제는 사건이 알려진 지 반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재판에 넘겨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경찰에 의한 수사축소 및 은폐 사태가 있었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재직 중이었던 지난 12월,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인터넷 댓글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자, '신속한 수사'를 이유로 키워드를 78개에서 4개로 축소수사하였고,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두고 갑자기 무혐의 내용의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도록 지시하는 등 특정 후보에게 명백하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

결국 검찰에 의해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수천 건의 댓글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김용판 전 청장도 불구속 기소가 되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한패가 되어 정권 재창출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국민들의 주권 행사에 개입한 국가권력, 정부는 엄중한 조치를 단행하고 재발 방지를 보장하라.

이 문제의 핵심은 정부의 핵심적인 권력기관들이 국민들의 주권이 행사되는 선거에 개입하여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점에 있다. 본 사건은 공권력이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을 불법적이면서도 은밀하게 행사할 때,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1조가 공문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오늘날 보통, 직접, 평등, 비밀원칙에 기반을 둔 선거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저항과 희생에 기반한 성과이다. 그러나 권력기관들이 정권의 개가 되어 오히려 국민들의 여론을 통제하는 데 앞장서는 오늘날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 모습이 군사정권 하에서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보안사령부가 수행하던 역할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국가권력의 이름으로 짓밟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관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인 황교안의 행보를 보면 정부가 이 사건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는 이미 원세훈 전 원장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한다는 검찰의 입장을 꺾은 바 있다.

국가정보원의 범죄사실을 공개한 내부고발자들은 파면, 기소 처분된 데 비춰볼 때 범죄의 총책임자인 원세훈, 김용판에 대한 처분은 이상하리만큼 가볍다. 벌써부터 정권의 외압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본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반공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국가정보원의 행보를 옹호하면서, 국가권력기관이 민주주의의 절차를 마음대로 훼손하고 있는 중차대한 문제를 회피하지 말라. 서울대 총학생회는, 공권력을 이용하여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국가정보원 인사들과 축소수사와 허위보도로 국민을 속인 경찰 관계자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국가권력기관이 어떠한 형태로도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국민들을 속이지 않겠다는 약속과 구체적인 방안을 정부 스스로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정부가 책임지고 이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 땅의 국민들과 함께 더 이상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모습을 방관하지 않고 직접 일어날 것이다. 민주주의를 우습게 여기는 권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역사로부터 똑똑히 기억하기 바란다.

선거에 개입하고 수사를 축소 은폐한 관련자들을 처벌하라!

권력기관의 간섭 없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보장하라!

민중해방의 불꽃

제55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IP : 124.50.xxx.4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 오랫만이다
    '13.6.19 11:35 AM (121.147.xxx.151)

    서울대 시국선언

  • 2.
    '13.6.19 11:47 AM (124.50.xxx.49)

    작년 선관위 디도스 사건 있었을 때도 서울대 시국선언 하지 않았나요?
    근데 지금은 워낙에 사람들이 패배주의에 젖어 있고 집단적으로 나서주는 힘이 간절할 때라 더 반가운 것 같아요. 저쪽 동네 인간들이 또 서울대 하면 더 껌뻑하는 것도 있고. 어쨌든 고맙고 기특해요.
    박지성건...그런 감이 있네요. 전 결혼소식도 방금 여기서 보고 며칠전 스캔들 난 김사랑? 했는데 것도 아니고, 사실 그 외에 별 관심도 없네요.ㅎ

  • 3. 걱정
    '13.6.19 11:48 AM (168.126.xxx.3)

    서울대 시국선언...우매한 대중이 되면 안되는데..

  • 4. ㅠㅠ
    '13.6.19 11:49 AM (59.18.xxx.106)

    많이 읽혀야 할텐데....

  • 5. universe
    '13.6.19 11:51 AM (14.37.xxx.15)

    전 국정원장 & 전 서울경찰청장 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저들이 용의주도하게 움직인데는 뭔가 컨넥션이 없인 힘들 것 같은데요.

    개가 그냥 날 뛰나요?

  • 6. ...........
    '13.6.19 11:52 AM (116.127.xxx.234)

    멋져요. 이런 게 지성이죠.

  • 7. 마음이 아프네 ..
    '13.6.19 11:56 AM (58.234.xxx.175)

    고맙고 미안하고..

  • 8. 진주이쁜이
    '13.6.19 11:56 AM (182.214.xxx.6)

    박지성이가 지성인들의 시국선언에 물 먹이네//////

  • 9. 역시
    '13.6.19 12:05 PM (175.198.xxx.105)

    서울대가 대한민국의 지성임을 입증하네요.

  • 10. 짝짝짝
    '13.6.19 12:08 PM (112.214.xxx.164)

    박수 보내드립니다.

  • 11. 엘리트라
    '13.6.19 12:12 PM (67.87.xxx.210)

    아직 지식인의 길을 가네요. 연세대 고려대의 동참도 기대합니다.

  • 12. 비트
    '13.6.19 12:14 PM (121.173.xxx.164)

    멋져요. 이런 게 지성이죠.,,,2

  • 13.
    '13.6.19 2:05 PM (112.217.xxx.67)

    아...
    젊은이들에게 박수 보냅니다.
    지식인들이 일어서야 할 때인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8881 코스트코에 트래펑 있나요? 2 수소문 2013/07/27 1,510
278880 여름에 힘들까요? 3 전주한옥마을.. 2013/07/27 869
278879 최근에 본 동안녀^^ 5 동안 2013/07/27 3,435
278878 층간소음 신고했더니 죽여버린다고 하네요 53 덜덜 2013/07/27 40,517
278877 다른 가족이라 같이 여행가는거 좋아하세요? 15 손님 2013/07/27 3,184
278876 너무 긍정적이고 귀여운 제 어린동생 자랑 좀 할게요. 3 .... 2013/07/27 1,495
278875 옥수수를 삶았는데 너무 딱딱해요 11 옥수수 2013/07/27 5,803
278874 유니베라 맥스피 드셔보신 분 계신가요?? 4 Estell.. 2013/07/27 2,574
278873 (산부인과) 초음파로 난소가 안보인다는데.. 11 블루 2013/07/27 11,837
278872 고딩1학년 아들놈 진로 고민입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 24 곰두마리. 2013/07/27 3,354
278871 아기냥이 구조....입양하실 분 계실까요?! 4 고달픈~ 2013/07/27 1,032
278870 택배 아저씨 행동 질문요. 4 더워 2013/07/27 1,509
278869 브뤼셀 호텔에 두고 온 물건 5 우편료 2013/07/27 2,374
278868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봤어요. 4 스포없음 2013/07/27 2,013
278867 생크림 대신 휘핑크림 괜찮나요? 2 아이스크림 2013/07/27 2,541
278866 찜질방 말고 밤에 있을 곳 추천 좀 해주세요... 9 ... 2013/07/27 2,301
278865 일본산 수입식품에 과자원료도 많다…방사능 피폭 공포? 안전한 먹거.. 2013/07/27 1,273
278864 층간소음은 참는거 말곤 큰 방법 없나봐요 5 아휴 2013/07/27 1,670
278863 월욜에 가까운곳으로 친정엄마랑 저희애들데리고놀러가고싶은데요 1 ... 2013/07/27 718
278862 드럼세탁기 통세척할때요... 4 어리버리 2013/07/27 17,610
278861 라스베가스 야경투어 여행사 선택관광 필요한지 13 앨리스 2013/07/27 3,150
278860 주차중사고 1 주차중 사.. 2013/07/27 749
278859 오늘8시에 14 촛불문화제 2013/07/27 2,842
278858 롯데리아에서 백원때문에 진상된것같아요 8 롯데미워 2013/07/27 3,000
278857 '설국열차' 31일 개봉..흥행신화 쓸까 샬랄라 2013/07/27 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