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장아찌 유감

비온다 조회수 : 897
작성일 : 2013-06-18 21:21:17
82에서 전업논쟁이 나올때마다 유심히 보았는데
프로전업주부의 궁극의 상징은 바로 장아찌라는 걸 알았습니다.
마침 무언가 프로패셔널한 삶을 동경하던차에 그래 바로 이거야 했습니다.
물론 각종 김치를 철마다 재료마다 만든다던가
매일 빨래를 종류별로 삶는다던가
애들 간식을 몽땅 만들어준다던가
외식을 안한다던가 하는 제가 감히 넘볼수 없는 경지의 세상도 있었으나
그 무엇도 장아찌의 상징적인 매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더군요.

그래서 난 프로다운 주부가 되기로 다짐하고 
장아찌를 담기 시작했습니다.
마늘장아찌, 양파장아찌, 곰취장아찌, 오이피클...
이 모든 것들을 하고 있자니 이루말할 수 없는 성취감과 자부심에 
무척 황홀하더군요.
남편을 불렀습니다. 
여보 나 장아찌 하고 있어. 나 이런 마눌이야..
남편도 흐뭇한 표정을 지어줍니다. 
그 흐뭇한 표정을 남편의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읽은 저는 
내친김에 딸기잼도 만들고 냉동실에 잠자던 참깨도 볶았어요. 

그러고는 뿌듯한 피곤함에 우쭐하면서 깊은 잠을 잤습니다.
밤에도 자고 낮에도 잤습니다.

장아찌는 맛이 잘 들었습니다. 
새콤달콤 짜지도 않고 맛이 괜찮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안먹습니다.
남편도 안먹고 애들도 안먹고 
저도ㅠㅠ

프로주부가 되기는 참 어렵습니다.


IP : 118.217.xxx.8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짧은 입맛
    '13.6.18 9:24 PM (125.142.xxx.160) - 삭제된댓글

    맛은 있는데 두번은 결코 안 먹는다는 함정이~~
    입 짧은데 장아찌가 왠말이냐고요?ᆢᆢ

  • 2. ...
    '13.6.18 9:34 PM (59.15.xxx.61)

    프로은 못되지만 장아찌 많이 담았어요.
    오이지, 마늘장아찌, 매실장아찌, 양파장아찌, 모듬피클...
    명이장아찌, 산초장아찌는 샀구요.
    다행히우리 식구들은
    먹는데 모두 프로급이에요.
    저는 여기저기 퍼 나르는데 프로급이구요...ㅎㅎ

  • 3. 동감
    '13.6.18 9:48 PM (125.146.xxx.174)

    저도 동감이에요.ㅠㅠ 정말하는거 좋아하는데 남편과딸은 손도안댑니다. 퍼주고 또나눠주고 그래도 남은 마늘쫑장아찌 이년된거아직있구요 매실장아찌도쪼글이가 되가고... 그래도 오이지랑 마늘장아찌또 담았어요.ㅎㅎ

  • 4. remy
    '13.6.19 7:02 AM (121.187.xxx.63)

    장아찌의 좋은 점은 재활용이 가능해요..ㅎㅎ

    먹다 남은 장아찌는 간장이나 고추장등 양념을 물에 헹구고 가볍게 우려낸 후에
    양념해 무치거나, 다른 음식의 양념으로 쓰거나, 다른 장아찌로 만들 수 있어요..

    대부분 장아찌는 많이~~ 만드는데 먹다보면 질리기도 하죠.
    그럼 요렇게 저렇게 활용해서 먹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8667 적금이랑 정기예금 장기로 하려고 하는데..(3~5년) 금리 연말.. 1 금리 2013/09/15 1,919
298666 두 갈래의 길에서 고민중입니다. 조언 부탁드릴게요... 3 nn 2013/09/15 1,497
298665 생활비 200만원주는 남편이 친구들한테 선물 쫙 4 ㅠㅠ 2013/09/15 5,529
298664 4~5살 남자 아기.. 이런 조립 장난감 갖고 놀 수 있나요? 6 ... 2013/09/15 1,759
298663 30대 되서 롯데월드 갔다온 후기 3 2013/09/15 3,460
298662 비지로 전..어떻게 부치면 맛있나요? 6 비지전 2013/09/15 2,141
298661 몸이 왜이렇게 내내 무거울까요 8 2013/09/15 2,473
298660 우리 강아지는 바보 인가봐요 22 ㅜㅜ 2013/09/15 5,310
298659 성당은 꼭 정해진 구역으로만 가야 하나요 4 트맘 2013/09/15 2,236
298658 [원전]SBS 스페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된 진실’ 전격 공.. 5 참맛 2013/09/15 2,567
298657 12월에 호주로 여행을 가는데.. 호주 잘 아시는 분.. 4 호주 2013/09/15 3,114
298656 결혼 코 앞에 앞둔 남녀의 명절 견해차-남친에게 꼭 보여주길!!.. 10 궁금이 2013/09/15 3,020
298655 메리츠 보엄 해약할려면 뭐부터 먼저해야하나요 1 쭈니 2013/09/15 1,317
298654 전 여행이 정말 좋아요. 돈 많아서 자주 가는 게 아니고... 38 .... 2013/09/15 13,414
298653 초딩6학년아들 눈에 비친 장동건은? 2 멀티인생 2013/09/15 2,636
298652 안철수 기자회견 전문(2013. 9, 15) 7 탱자 2013/09/15 2,769
298651 오늘 맨친 홍석천편은 소장하고 싶네요 7 퓨전 2013/09/15 5,066
298650 일박이일 실내취침보고...저만 예민한건가요? 41 쇼크 2013/09/15 19,386
298649 철학원에서 이사방향을...아이학교땜에 6 2013/09/15 2,210
298648 넥서스 가 두개가 왔어요. 3 금순맹 2013/09/15 1,978
298647 마흔 앞두고,... 4년만에 재취업.. 낼 첫출근해요.. 14 떨려요 2013/09/15 4,613
298646 번지지 않는 아이라이너 추천해주세요.. 14 팬더 2013/09/15 13,588
298645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9월 23일 서울광장 시국미사!! 6 참맛 2013/09/15 2,511
298644 현명한 조언 부탁드려요. 남편 폭력관련 46 123 2013/09/15 9,014
298643 결혼 코 앞에 앞둔 남녀의 명절 견해차 57 라일라 2013/09/15 6,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