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피자 매장에 가서 피자 한 판과 코코넛 슈림프 한 박스 사왔어요.
갈 땐 내리막 20분, 올 땐 오르막 30분..
비인지 땀인지 흠뻑 젖어가며 자전거 타고 운동한 거
피자 두 쪽에 새우 튀김 한 개, 맥주 한 병 마시니 도로아미타불이군요.
장마 기간 동안 저녁 운동은 생략하려 했는데
오늘도 우산 쓰고 운동장 한 시간 걸어야 할까 봐요.
아무리 먹어도 살찌고 배 나올 걱정 없던 예전이 그리워요.
폐경이 다가오니 한 끼만 마음껏 먹어도 단박에 표시가 나네요.
건강하고 날씬하게 살려면 죽을 때까지 매일 운동하고 절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힘이 쭉 빠집니다.
하루에 두세 시간 이상을 운동에 소모하다 보니
느긋하게 책 볼 시간도, 저녁 드라마 볼 시간도 내기 힘들구요.
젊을 때 맛있는 거 찾아다니며 실컷 먹고
먹자마자 배 두드리며 뒤로 넘어지고
방만하고 헤프게 좀 살 걸 그랬나 봐요.
그 땐 별로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먹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들 이해가 안 가더니만
이젠 보는 것마다 먹고 싶고 사먹을 돈도 있고
사먹으러 다닐 시간도 낼 여유가 있는데
몸이 허락하질 않네요.
사십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나이가 아니라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절제와 고행의 나이인가 봐요.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