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5년간의 육아......

... 조회수 : 1,641
작성일 : 2013-06-18 18:12:19

장장 15년 동안 애만 키우고 있어요.

맏이가 15살, 둘째 9살, 막내 5살이에요.

편해질만 하면 낳고 또 낳았어요.

앞으로 4년은 있어야 육아에서 벗어나겠죠. ㅜㅜ

첫째는 사춘기라서 무지무지 말을 안들어요.

막내는 5살이라 미운짓만 골라하죠. ㅠㅠ

놀이터에 나가서 엄마들이랑 수다 떠는 것도 힘들어요.

옛날에 첫째랑 둘째때 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또 해야하고,

젊은 엄마들이랑 가치관도 많이 달라서요.

비도 오고 그러니 푸념이 줄줄줄 나오네요.

첫째가 adhd에 따돌림까지 당해서 너무너무 힘들었던 초등생활을 보냈어요.

그 때 제가 가진 육아의 에너지를 다 써버린 느낌이에요.

첫째는 예민하고 사시도 있고 시력도 굉장히 나쁘고 adhd에 집단따돌림까지 당해서 상처가 아주 많은 아이에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받던 놀이치료 아직도 받고 있어요.

중간에 사회성치료, 미술치료, 학습치료도 받았고요.

현재는 정말 많이 좋아져서 약은 2년 전에 중단했어요.

예민한 성격이랑 사회성 때문에 놀이치료 하고 있고요.

그 아이를 붙잡고, 태어나서 초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

13년 동안 가슴 아파하고 울고 화내고 원망하고 그랬네요.

저 또한 아이가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같이 치료받고 있어요.

거기다 둘째는 1학년 부터 언어치료를 받았어요.

사회성도 살짝 떨어지지만 첫째 만큼은 아니고요.

지금 2학년인데 많이 나아졌고, 친구랑도 잘 지내요.

작년엔 설상가상으로 초기 치매인 시어머니도 세 달 모셨어요.

이불에 똥까지 싸셔서 참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막내는 셋 중에서 제일 나아요.

말도 잘 하고 밥도 잘 먹고 친구랑도 잘 지내요.

요즘 고집이 세서 힘들게하긴 하지만 다른 문제는 없거든요.

다만 첫째때 학교의 엄마들에게 질려서 어린이집 엄마들과 가까이 지내지 않아서 좀 미안해요.

이 때는 엄마들끼리 무리지어서 노는데 이젠 거기 끼고 싶지가 않아요.

아직도 놀이치료, 언어치료 데리고 다니지만 조금씩 편해지고 있어요.

지난 15년을 돌아보니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도 안나는 거 있죠. ㅜㅜ

내향적이고  기가 세지도 못해 아이들에게 강한 엄마가 못되어준게 늘 미안하네요.

요즘엔 기세고 눈치 빠르고 외향적인 엄마들이 대세더라고요.

어쨌건 아이들은 커가고 있고 제 손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어요.

얼른 편해지고 싶은 마음 이면엔 섭섭함도 생기네요.

생각해보면 늘 힘들다, 귀찮다 하면서도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에 제일 활기차고 살아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활어들을 운반할 때 천적을 한 마리 넣어둔다고 해요.

그렇게 하면 물고기들이 죽지않고 서울까지 온다고 하네요.

비유가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처럼 아이들이 저를 긴장하게 하고 더 나아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고 있어요.

첫째는 학원가고 둘째랑 셋째는 물놀이 해서

 조금 한가한 시간에 주절 주절 글을 써봤어요.

누가 읽든 안 읽든 이렇게 하고나니 속이 시원하군요. ^^

한 고비 넘은 느낌이어서 저 스스로가 대견해요.

그리고 지금 공부하고 있는 과정에서 과제점수도 잘 받아서 제가 더 기특해요. ㅎㅎ~

점수가 처음보다 10점이나 올랐거든요.

얼마남지 않은 수업들 성실히 들으면서 잘 마무리 하려고해요.

모두들 맛있는 저녁 드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일기 끝... ^^ 

IP : 219.240.xxx.17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 읽었어요.
    '13.6.18 6:16 PM (211.210.xxx.62)

    글을 참 잘 쓰셨네요. 잘 읽었어요.

  • 2. 대단하세요
    '13.6.18 6:17 PM (211.58.xxx.125)

    아이들 셋 다 엄마 정성으로 컸네요. 묵묵히 지켜주는 큰나무같은 엄마실 것 같아요. 복많은 아이들이네요. ^^

  • 3. 짝짝짝
    '13.6.18 6:27 PM (121.167.xxx.103)

    정말 수고하셨어요. 혹시라도 더 시간나시면 미국 드라마 페어런트 후드 추천드려요. 이런 저런 아이들 키우며 생기는 갖가지 부모의 애환이 그려져 있어요. 보시면서 힐링하시길. 화이팅입니다.

  • 4. 어이구
    '13.6.18 6:46 PM (203.142.xxx.231)

    고생하셨네요...

  • 5. ..
    '13.6.18 10:03 PM (175.200.xxx.214) - 삭제된댓글

    꼬마 둘 키우기 힘들던 차에 님 글 읽었어요. 역시 엄마는 위대한가봐요~ 아직 전 너무 부족한 엄마지만요. 원글님께 박수쳐드리고 싶네요~ 더욱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6398 초등생딸하고 같이탈만한 자전거 추천부탁드려요 1 안지기 2013/10/08 747
306397 사춘기아들.. 3 초6엄마 2013/10/08 1,036
306396 기독교인들 무섭지않나요? 17 ㄴㄴ 2013/10/08 2,914
306395 노래하는 강아지 키우시나요? 8 까미 2013/10/08 1,173
306394 남편이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졌을때..질문 3 가을이다 2013/10/08 1,298
306393 cgv에서 지구를지켜라 시작하네요 1 2013/10/08 733
306392 결혼식장 다녀오고 분한일 6 mabatt.. 2013/10/08 3,882
306391 십일조 하시는 분들께 물어볼게요 31 기독교인 2013/10/08 2,998
306390 사랑과 원하는일 둘중 하나만 성공하기도 참 어렵구나 느껴요 1 /// 2013/10/07 545
306389 전교조가 없어지길 원하지 않으시면 8 한숨 2013/10/07 847
306388 군대간 아들이 각질때문에 수분크림좀.. 14 보내 달래요.. 2013/10/07 2,545
306387 남편의 외할머님이 돌아가셨는데요 저도 상복을 입어야 할까요? 4 부탁드려요 2013/10/07 4,193
306386 93 94농구대잔치 챔피언결정전 연세대 vs 상무 농구 대잔치.. 2013/10/07 565
306385 웩슬러지능검사에서.. 4 엄마 2013/10/07 2,070
306384 남편은 안들어오고 전화하긴 무섭고.. 5 ??? 2013/10/07 1,537
306383 7살 유치원 바꿔야 할까요? 4 니키 2013/10/07 1,760
306382 저 영화 "노팅힐" 보고 있어요! 8 노팅 힐 2013/10/07 2,015
306381 MBC, 중간광고 요구? 공영방송이길 포기하나.. 2 0Ariel.. 2013/10/07 423
306380 역사강좌 소개합니다. '새사회에 대한 꿈 또는 굴절의 역사' 1 역사강좌 2013/10/07 509
306379 가죽자켓에 곰팡이가 생겼는데요~~ 3 아이공 2013/10/07 2,837
306378 EBS보니까 임신기에 공기안좋은데서 미세먼지 많이 맡으면... 1 ㅇㅇㅇ 2013/10/07 1,353
306377 사주에 물이 많이 부족하대요. 그래서 어항을 하나 두라는데 17 사주에 2013/10/07 25,171
306376 모던하우* 암막커튼 어떤가요? 5 2013/10/07 2,607
306375 밤을 성공적으로 보관해보신분들 있으세요? 6 밤보관 2013/10/07 1,895
306374 똠양꿍 정말 맛있나요? 혹시 레시피 8 아시나요? 2013/10/07 2,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