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5년간의 육아......

... 조회수 : 1,595
작성일 : 2013-06-18 18:12:19

장장 15년 동안 애만 키우고 있어요.

맏이가 15살, 둘째 9살, 막내 5살이에요.

편해질만 하면 낳고 또 낳았어요.

앞으로 4년은 있어야 육아에서 벗어나겠죠. ㅜㅜ

첫째는 사춘기라서 무지무지 말을 안들어요.

막내는 5살이라 미운짓만 골라하죠. ㅠㅠ

놀이터에 나가서 엄마들이랑 수다 떠는 것도 힘들어요.

옛날에 첫째랑 둘째때 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또 해야하고,

젊은 엄마들이랑 가치관도 많이 달라서요.

비도 오고 그러니 푸념이 줄줄줄 나오네요.

첫째가 adhd에 따돌림까지 당해서 너무너무 힘들었던 초등생활을 보냈어요.

그 때 제가 가진 육아의 에너지를 다 써버린 느낌이에요.

첫째는 예민하고 사시도 있고 시력도 굉장히 나쁘고 adhd에 집단따돌림까지 당해서 상처가 아주 많은 아이에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받던 놀이치료 아직도 받고 있어요.

중간에 사회성치료, 미술치료, 학습치료도 받았고요.

현재는 정말 많이 좋아져서 약은 2년 전에 중단했어요.

예민한 성격이랑 사회성 때문에 놀이치료 하고 있고요.

그 아이를 붙잡고, 태어나서 초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

13년 동안 가슴 아파하고 울고 화내고 원망하고 그랬네요.

저 또한 아이가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같이 치료받고 있어요.

거기다 둘째는 1학년 부터 언어치료를 받았어요.

사회성도 살짝 떨어지지만 첫째 만큼은 아니고요.

지금 2학년인데 많이 나아졌고, 친구랑도 잘 지내요.

작년엔 설상가상으로 초기 치매인 시어머니도 세 달 모셨어요.

이불에 똥까지 싸셔서 참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막내는 셋 중에서 제일 나아요.

말도 잘 하고 밥도 잘 먹고 친구랑도 잘 지내요.

요즘 고집이 세서 힘들게하긴 하지만 다른 문제는 없거든요.

다만 첫째때 학교의 엄마들에게 질려서 어린이집 엄마들과 가까이 지내지 않아서 좀 미안해요.

이 때는 엄마들끼리 무리지어서 노는데 이젠 거기 끼고 싶지가 않아요.

아직도 놀이치료, 언어치료 데리고 다니지만 조금씩 편해지고 있어요.

지난 15년을 돌아보니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도 안나는 거 있죠. ㅜㅜ

내향적이고  기가 세지도 못해 아이들에게 강한 엄마가 못되어준게 늘 미안하네요.

요즘엔 기세고 눈치 빠르고 외향적인 엄마들이 대세더라고요.

어쨌건 아이들은 커가고 있고 제 손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어요.

얼른 편해지고 싶은 마음 이면엔 섭섭함도 생기네요.

생각해보면 늘 힘들다, 귀찮다 하면서도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에 제일 활기차고 살아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활어들을 운반할 때 천적을 한 마리 넣어둔다고 해요.

그렇게 하면 물고기들이 죽지않고 서울까지 온다고 하네요.

비유가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처럼 아이들이 저를 긴장하게 하고 더 나아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고 있어요.

첫째는 학원가고 둘째랑 셋째는 물놀이 해서

 조금 한가한 시간에 주절 주절 글을 써봤어요.

누가 읽든 안 읽든 이렇게 하고나니 속이 시원하군요. ^^

한 고비 넘은 느낌이어서 저 스스로가 대견해요.

그리고 지금 공부하고 있는 과정에서 과제점수도 잘 받아서 제가 더 기특해요. ㅎㅎ~

점수가 처음보다 10점이나 올랐거든요.

얼마남지 않은 수업들 성실히 들으면서 잘 마무리 하려고해요.

모두들 맛있는 저녁 드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일기 끝... ^^ 

IP : 219.240.xxx.17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 읽었어요.
    '13.6.18 6:16 PM (211.210.xxx.62)

    글을 참 잘 쓰셨네요. 잘 읽었어요.

  • 2. 대단하세요
    '13.6.18 6:17 PM (211.58.xxx.125)

    아이들 셋 다 엄마 정성으로 컸네요. 묵묵히 지켜주는 큰나무같은 엄마실 것 같아요. 복많은 아이들이네요. ^^

  • 3. 짝짝짝
    '13.6.18 6:27 PM (121.167.xxx.103)

    정말 수고하셨어요. 혹시라도 더 시간나시면 미국 드라마 페어런트 후드 추천드려요. 이런 저런 아이들 키우며 생기는 갖가지 부모의 애환이 그려져 있어요. 보시면서 힐링하시길. 화이팅입니다.

  • 4. 어이구
    '13.6.18 6:46 PM (203.142.xxx.231)

    고생하셨네요...

  • 5. ..
    '13.6.18 10:03 PM (175.200.xxx.214) - 삭제된댓글

    꼬마 둘 키우기 힘들던 차에 님 글 읽었어요. 역시 엄마는 위대한가봐요~ 아직 전 너무 부족한 엄마지만요. 원글님께 박수쳐드리고 싶네요~ 더욱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4461 국제선 왕복 끊었는데 출발지에서 탑승하지 않아 티켓이 취소됐어요.. 13 억울 2013/06/19 5,968
264460 남편이 며칠째 삐뚤어져있어요 ㅠㅠ 6 내일 2013/06/19 1,282
264459 6시반 시작하는 과외 시원한 물한잔만이면 좀 그렇죠? 26 고등샘간식 2013/06/19 2,994
264458 남자 키172에 몸무게 48키로... 4 급급 질.... 2013/06/19 2,554
264457 이래도 국민은 또 새누리당 찍겠죠? 5 적반하장. 2013/06/19 587
264456 팝송 노래가 제목을 몰라서 올려요..아 한대목밖에 모르는뎅 2 팝송젬고 2013/06/19 517
264455 스테이크에 곁들일 음식 뭐가 좋나요? 6 우유 2013/06/19 1,451
264454 집장만...두집 중에 어떤게 나을까요?조언 좀... 5 내집마련 2013/06/19 887
264453 전라도 광주 맛집 좀... 5 광주 2013/06/19 1,615
264452 김치삼겹찜했는데요. 어울리는 쉬운반찬 추천좀요 12 급급 2013/06/19 1,084
264451 사주에 망신살이 있는 사람은 14 박꽃 2013/06/19 20,777
264450 스맛폰으로 글쓰기 수정하면 ... 2013/06/19 280
264449 20대 이혼녀입니다. 저한테도 질문있으실까요? 16 .. 2013/06/19 4,560
264448 오후에 출출할때 챙겨먹을수 있는 간식 뭐가 있을까요? 2 건강간식 2013/06/19 1,088
264447 호박잎 찔때요~ 11 넝쿨째 호박.. 2013/06/19 6,655
264446 내일 박지성 기자회견이랑 서울대 시국 선언 발표랑 날짜가 겹치네.. 19 에공 2013/06/19 3,189
264445 부동산업에 종사자는 안계신가요? 9 리사 2013/06/19 899
264444 기념품 골라야 하는데 머리 아퍼요. 실리콘컵 어떨까요. 6 나거티브 2013/06/19 593
264443 지방소도시에 정원있는 집으로 이사온 사람입니다. 질문 있으세요.. 30 정원좋아 2013/06/19 2,847
264442 식당폐업ᆢ주방가전 처리하려고 하는데요 ᆢ 5 식당 2013/06/19 1,028
264441 알고 싶어요 ( 법무사, 관세사) 2 알고 싶어요.. 2013/06/19 2,527
264440 질문받는글 저만 별론가요? 49 225 2013/06/19 3,288
264439 질문받는 글 올라오는게 좋은이유.. 2 질문 2013/06/19 766
264438 외국 사는 조카를 위한 프로그램 추천 좀 ^^ 5 ㅇㅇㅇㅇ 2013/06/19 1,232
264437 유에스비 3 유에스비 2013/06/19 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