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입양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깊은슬픔 조회수 : 5,038
작성일 : 2013-06-13 18:02:42

입양기관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제딴엔 아이도 키워봤고 어느정도 나이도 있으니

아이들과 정이 들어도 덤덤히 잘 할수있다 굳게 맘먹고 가지만 가끔은 정말 가슴이 아파 돌아오는길에

가슴을 쓸어내릴때가 많습니다.

입양이라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바도 아니고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신생아나 돌전의 아가들 그리고 여자아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조금 큰아이들은

입양되어 나가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조금 큰 남자아이들은 새로운 가정을

만난다는게 더욱 힘이 들겠지요.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노는 아이들 바라보면 덩달아 힐링이 되고 좋지만

이 아이들이 빨리 입양이 되지 않아 또다른 보육원으로 옮겨질 생각을 하면

안타깝고 가슴아프고 그래요..

그런데 종종 잘놀다가 이유없이 구석에서 서럽게 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정말 아무런 이유없이요..선생님께 물어보니 입양되었다가 파양된 아이들이라고 하더군요.

나이가 많아봐야 세살 네살입니다.

열달을 키우다 파양된 아이는 아이답지 않게 너무나 의젓하고 얌전하고 선생님이

뭔가를 지시하면 칼같이 따릅니다..그맘때 남자아이들이 어디 그런가요..

그러다 어느순간 서럽게 울곤 합니다. 자꾸 안아주면 안되지만 그 어린맘에

어떤 상처가 있는지 모르니 그저 잠시 안아주는것만으로도 치유되기를 바라곤 하는데요.

처음 파양되어선 눈빛도 항상 주눅들고 힘없이 앉아있고 눈치보고 하던 아이가 두달정도

지난 오늘 처음 밝게 웃었어요. 웃는 모습이 이리도 이뻤나 싶을만큼 장난도 치고 이제야 4살아이

같더라구요. 저더러 엄마하고 부르는데 차마 아니라고 못하겠어서 그래그래 우리 ㅇㅇ이 참 잘했구나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제 무릎에 폭 안기는데 눈물이 울컥 날뻔했어요..

무릎에 앉히는것도 다른아이들 있어서 선생님들이 가급적 한아이에게만 잘해주는건 안된다 하시는데

자꾸 이아이가 눈에 밟히네요..

다른 파양된 아기들도 아무것도 모르는거 같아도 다시 안정을 되찾기까지 선생님들도 봉사자들도

무척이나 힘겨운 시간을 보냅니다.

한번 버림받은 아이들 두번은 버림받는 일이 정말 없었으면 해요..

입양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정말 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시고 잘 데리고 있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파양은 아이에게 돌이키지 못할 상처를 주는일이라는걸 꼭 기억하세요.

입양을 계획하고 계신분들이 있으시다면 그 기관에서 적어도 한달정도만이라도 봉사를 직접 해보심을

권유해드립니다. 왜냐면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면 정말 각각 개성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아이가 우리가족과 맞겠구나 아이들의 성격별로 눈에 들어오는 아이가 있더라구요.

그렇다보면 아이의 장단점도 쉽게 파악이 되고 입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IP : 116.37.xxx.4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13.6.13 6:06 PM (14.42.xxx.181)

    마음이 아프네요.
    물건도 아니고 어쩜 사람을 그렇게 맘대로 입양했다 파양했다 그럴 수가 있을까요...
    그 어린 아이들을...
    원글님 봉사하시는 곳은 동방인가요?
    저희 남편 회사에서 작년에 단체로 갔다와서 팜플렛을 하나 들고 왔던데
    지금까지 마음에 자꾸 밟혀서요.

  • 2. ...
    '13.6.13 6:12 PM (180.231.xxx.44)

    입양 자체가 쉽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그래도 입양을 결정했다는 건 대체로 나쁜 사람들은 아니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입양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우다가도 진짜 친자식이 생기면 차별하는 경우도 있고, 본인들도 자기들이 파양을 하거나 자식을 차별할 줄 몰랐겠죠. 원글님 말씀처럼 입양 전에 임신처럼 9개월동안 봉사활동 후 입양을 결정하는 걸로 했으면 좋겠어요.

  • 3. 제가
    '13.6.13 6:16 PM (14.52.xxx.59)

    그래서 자원봉사를 망설이고 있어요
    하고싶은데 그렇게 아이들이 밟힌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지금도 그다지 좋은 엄마는 못되어서 ㅠㅠ
    원글님 가시는 곳이 어딘지 알려주셔도 될까요 ...
    저도 도움드리고 싶어요

  • 4.
    '13.6.13 6:25 PM (223.62.xxx.56)

    정말 눈물이 납니다 저 아이키우니 부모없는 아이들 생각이 날때가 있더군요
    며칠전 어느목사 의 보욱원사망사건 같은거 접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우리 남편이 입양을 하고 싶다는데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저 좀 나이들면 보육원해서 애들 돌보는 꿈이 있어요
    세상은 더불어 사는거잖아요
    정말 원글님도 애쓰시네요 휴~~~

  • 5. 원글
    '13.6.13 6:29 PM (116.37.xxx.43)

    어딘지 궁금해하시는 분들껜 죄송해요.

    아이 파양이야기가 있어서 공개적으로 어딘지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봉사자를 받지 않는다고 하셨구요.

    봉사를 원하시는 분들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시면 입양기관이 꽤 있어요.

    개인봉사자의 경우 장기간 봉사가 어려우신 경우도 많고 스케줄이 들쑥날쑥이라

    한꺼번에 봉사자를 신청받아 교육후에 파견하는 곳이 많을거예요.

    왜냐면 아무리 공동으로 지내는 곳이어도 자꾸 봉사자가 바뀌면 아이들도 혼란스럽구요.

    하다말다 그렇게 되면 선생님들이 스케줄 짜느라 정말 애먹으시더라구요.

    저도 한번 아이가 갑자기 아파 하루 빠졌는데 봉사자가 충원이 안되면 선생님혼자 너무 힘들게 되세요.

    입양과 마찬가지로 봉사도 한번 시작하면 최소 몇년은 이어간다는 마음으로 해야지라고 마음먹고 있어요.

    다만 마음이 약하신 분들은 차라리 기부쪽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가 않은거 같아요..

  • 6. 근데 봉사자는
    '13.6.13 6:55 PM (203.226.xxx.112)

    누구나 가능한가요? 결혼여부 자식유무 상관없는지요? 봉사하고 싶네요

  • 7. 원글
    '13.6.13 7:00 PM (116.37.xxx.43)

    봉사기관마다 조건이 어떤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지병이 (정신병경력포함)있으면 안되는걸로 알고있구요.

    지병이라함은 옮는병을 의미할테구요.감기가 걸리거나 해도 당분간은 봉사를 쉬어야해요.

    공동으로 머무는곳이라 위생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거든요.

    다른 조건은 없는걸로 알고있는데 가장 정확한건 봉사하는 기관에서 알려주실거예요^^

  • 8. 고맙습니다
    '13.6.13 7:02 PM (203.226.xxx.112)

    좋은 마음 나누고 싶네요

  • 9. 너무
    '13.6.13 8:26 PM (223.62.xxx.89)

    맘 아픈 얘기네요 저도 아이가 세살인데 그 어린것이....

  • 10. ...
    '13.6.13 9:10 PM (182.219.xxx.140)

    저희 사촌은 미국에서 입양한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통과된 입양법때문에 늦어지는지 아직 못만나고 있네요.
    이미 이름도 항렬자로 지어 가족 되었고 돌잔치도 아이 없이 양가 조부 식구 다 모여 했는데.. 새로 생긴 입양법때문에 이년 기다리던 친구가 결국 무산되었다네요. 그거 보고 충격이었나봐요
    그 집도 한가족처럼 서로 사진 보내고 음성 보내고 가족 다 되었는데...
    그런 아픔도 있습니다

  • 11. 휴...
    '13.6.13 9:34 PM (59.26.xxx.29)

    관심은 많은데 원글님 말씀처럼 맘이 안 다스려질까봐
    시작하기가 어려운것 같아요.
    입양은 정말 신중히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ㅠㅠ

  • 12. 마음이아프네요..
    '13.6.13 10:42 PM (59.16.xxx.128) - 삭제된댓글

    좋은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을 읽으니 눈물이 나네요..
    정말 존경스럽고 감사드립니다.

  • 13. 마음이 아픕니다
    '13.6.13 11:16 PM (180.69.xxx.190)

    신께서 그 아이들을 더욱 굽어 살피실거라 믿습니다

  • 14. 불임부부
    '13.6.16 3:46 PM (89.157.xxx.123)

    원글님, 질문 하나 여쭙겠어요.
    저희는 몇 년전부터 입양을 원하는데 입양조건에 해당이 안되는 부부(나이 제한으로)인데
    혹시 입양기관을 방문하면서 원하는 아이가 있다면 원장과의 주선으로 입양이 가능한지 궁금하네요.
    몇년동안 조건 해당이 안되는 문제로 주춤주춤하다가 질문을 드려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2632 제 신체 사이즈 좀 봐주세요 7 2013/06/15 1,251
262631 영국에서 명품구입 후 한국에서의 판매 시..... 5 구매대행 2013/06/15 1,768
262630 김성령 자매 서로 싸운 이유가 무었때문이었어요? 25 ... 2013/06/15 21,158
262629 기대를 한번 해보려구요 .. 2013/06/15 471
262628 홍삼먹고 머리가 빠지는데, 홍삼이 원인일까요? 3 딸기체리망고.. 2013/06/15 1,331
262627 혹시 용인에 있는 한터 캠프장 아세요? 아우.. 2013/06/15 2,046
262626 이쁘고 늘씬한 여자들 보면 부러워요 8 -_- 2013/06/15 4,683
262625 어제 박그네찍은 할아버님 만났는데 후회막급이라합니다. 10 서울남자사람.. 2013/06/15 2,494
262624 패션 잘 아시는분.. 얼굴 검은 사람에게 하늘색과 연베이지중 어.. 13 패션 2013/06/15 10,674
262623 앞으로 박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은 신중하게 하세요. 11 ... 2013/06/14 2,695
262622 베이비시터분께 급여를 언제 드려야할까요.. 5 초5엄마 2013/06/14 1,283
262621 찹살1키로면 종이컵으로 몇컵정도 나오나요? 4 궁금이 2013/06/14 1,935
262620 압구정동 프린스턴리뷰 어학원 어떤가요? 6 rollin.. 2013/06/14 6,217
262619 블랙앤화이트라는 골프웨어.. 품질이 좋나요? 여름 티셔츠 한장 .. 6 ... 2013/06/14 4,573
262618 jtbc뉴스...요즘 좀 어떤가요???? 3 gg 2013/06/14 1,124
262617 35노처녀 아무데나 결혼해야 하나요? 57 스데이스 2013/06/14 14,510
262616 요즘은 백일사진 돌사진 스튜디오가서 잘 안 찍나요? 4 요즘 2013/06/14 1,460
262615 갈증날땐 뭘 먹어야 할까요? 13 나트륨 2013/06/14 2,458
262614 속초에서 아침식사로 할만한 식당 추천 좀 해주세요! 3 .. 2013/06/14 4,456
262613 telcoin상품권(?)아시는 분 계시나요 어떻게하면 .. 2013/06/14 2,865
262612 초보새댁이예요 지금 시댁인데 내일 황태국?끓이래요 도와주세요 16 초보 2013/06/14 3,045
262611 축의금 5만원할까요? 10만원할까요?? 7 축의금 2013/06/14 2,158
262610 남편이 돈 많이 벌어도...직업은 있어야겠네요 18 더러우ㅜ 2013/06/14 9,583
262609 누리끼리한 피부에 어울리는 틴트나 글로스 추천좀 3 2013/06/14 1,462
262608 한우 잡뼈를 끓이는데 고기가 너무 질겨요~ 2 고기 2013/06/14 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