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기관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제딴엔 아이도 키워봤고 어느정도 나이도 있으니
아이들과 정이 들어도 덤덤히 잘 할수있다 굳게 맘먹고 가지만 가끔은 정말 가슴이 아파 돌아오는길에
가슴을 쓸어내릴때가 많습니다.
입양이라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바도 아니고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신생아나 돌전의 아가들 그리고 여자아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조금 큰아이들은
입양되어 나가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조금 큰 남자아이들은 새로운 가정을
만난다는게 더욱 힘이 들겠지요.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노는 아이들 바라보면 덩달아 힐링이 되고 좋지만
이 아이들이 빨리 입양이 되지 않아 또다른 보육원으로 옮겨질 생각을 하면
안타깝고 가슴아프고 그래요..
그런데 종종 잘놀다가 이유없이 구석에서 서럽게 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정말 아무런 이유없이요..선생님께 물어보니 입양되었다가 파양된 아이들이라고 하더군요.
나이가 많아봐야 세살 네살입니다.
열달을 키우다 파양된 아이는 아이답지 않게 너무나 의젓하고 얌전하고 선생님이
뭔가를 지시하면 칼같이 따릅니다..그맘때 남자아이들이 어디 그런가요..
그러다 어느순간 서럽게 울곤 합니다. 자꾸 안아주면 안되지만 그 어린맘에
어떤 상처가 있는지 모르니 그저 잠시 안아주는것만으로도 치유되기를 바라곤 하는데요.
처음 파양되어선 눈빛도 항상 주눅들고 힘없이 앉아있고 눈치보고 하던 아이가 두달정도
지난 오늘 처음 밝게 웃었어요. 웃는 모습이 이리도 이뻤나 싶을만큼 장난도 치고 이제야 4살아이
같더라구요. 저더러 엄마하고 부르는데 차마 아니라고 못하겠어서 그래그래 우리 ㅇㅇ이 참 잘했구나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제 무릎에 폭 안기는데 눈물이 울컥 날뻔했어요..
무릎에 앉히는것도 다른아이들 있어서 선생님들이 가급적 한아이에게만 잘해주는건 안된다 하시는데
자꾸 이아이가 눈에 밟히네요..
다른 파양된 아기들도 아무것도 모르는거 같아도 다시 안정을 되찾기까지 선생님들도 봉사자들도
무척이나 힘겨운 시간을 보냅니다.
한번 버림받은 아이들 두번은 버림받는 일이 정말 없었으면 해요..
입양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정말 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시고 잘 데리고 있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파양은 아이에게 돌이키지 못할 상처를 주는일이라는걸 꼭 기억하세요.
입양을 계획하고 계신분들이 있으시다면 그 기관에서 적어도 한달정도만이라도 봉사를 직접 해보심을
권유해드립니다. 왜냐면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면 정말 각각 개성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아이가 우리가족과 맞겠구나 아이들의 성격별로 눈에 들어오는 아이가 있더라구요.
그렇다보면 아이의 장단점도 쉽게 파악이 되고 입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