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말수가 적은 편이고 얌전하다는 말 듣고 자랐구요
반대로 형님은 활달해서 분위기 띄우는거 참 잘하구요 언변이 뛰어나구요
장점으로 치면 자신감 넘치고, 단점으로 치면 본인 잘난맛에 사는 사람이구요
(평소에 너 내성격 알지? 이런말 잘하구요 내가 옛날같음 가만 안있었다~ 이런말도 몇번 듣구요
사람들이 보통 여자들한테는 함부로 대하는데 나한테는 그렇게들 못한다는 말도 들었어요)
저는 언행을 중요시하는 집안에서 자란 반면에
시댁은 말씀들이 참 거친데 그래서 신혼때 많이 놀랐어요
남편이 누나한테 야야거리고,
어머님이 뭐 몸에 좋다는거 챙기면 형님이 오래 살고 싶어 애쓴다고 농담하고,
시누가 웃긴 포즈로 찍은 사진보고 어머님이 딸을 가리켜 미친년이라며 서로 막 웃고,,
정말 멘붕이었죠
그런데 희안하게 이런 농담을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하며 서로 웃고
남매 우애 남다르고 남매가 효자효녀예요
그런데 문제는 남식구에서 한식구가 된 제가 겪는 성격차이? 인데요
특히 손윗시누인 형님한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결혼전까지 전 남한테 안좋은소리 들은 기억도 별로 없고 남한테 듣기 싫은 소리 해본적도 없는데
결혼한지 얼마안되어 형님한테 곰 같다는 소리 듣구요
나중에 딴자리에서 자긴 눈치 백단이다~ 여우가 곰보다 낫다더라~ 이러구요
큰 애 낳고 폴로 옷 입힌거 보고 얼마줬냐 묻고는
나중에 무슨 얘기 나오면 니네 부자잖아~ 이러구요
애 이유식땜에 주방에서 뚝딱거릴때 어머님이 우리 식당가서 먹을거니까 아무것도 하지마라~ 하시길래
네~ 애기 이유식 때문에 그래요~ 하니까
형님이 거봐~ 쟨 밥 때 신경 안쓰는 애라니까~ 이러구요
노래방가서 조카가 외숙모 노래실력이 궁금하다 하니까
쟤? 별거아냐~ 이러구요
모유수유도 하느라 옷 가려 입고 돈 아낀다고 평범한 티셔츠 입고 다닐때
형님이 "옷 좀 그지같이 입고 다니지 마라!" 하길래 넘 황당해서 "네??? 그지요???" 하고 반문하니
"그러니까 옷 좀 잘 입고 다니라고~!" 그러는데..
거지라는 말에 너무 충격이 커서 한참동안 그 말이 머릿속에서 뱅뱅 돌았어요
저도 아가씨때 나름 옷 잘입는다는 소리 많이 들었구 설마 제가 거지같이 입었을까봐요~
그러면서도 저희 아이 옷이나 장난감 많이 사주고요
설겆이는 본인이 한다면서 저보로 치우기만 하라 하구요
(그러면서 이건 내가 하.는.게 아니라 해.주.는. 거다~ 하지만요)
여행다녀오면서 시댁에 일있어 다시 시댁에 다같이 가는 상황에 저는 집에 내려주고 가라고 형님이 막 그러구요
다같이 쇼핑갔을때 제 옷도 막 사주고요..
주말마다 시댁가는거 힘들다고 하니 남편한테 그러지 말라고 얘기해주고요.. 그러면 또 막 헷갈리는거죠..
원래 말이 직설적이어서 본심과 달리 표현이 그런건지.. 아님 병주고 약주는건지..
그러다 어느날..
시댁 식구들과 야외에 놀러가서 다른 식구들은 회뜨러 나가고 형님과 저, 아이들과 있게 되었어요.
다 가만히 앉아 있는 상황에서 형님이 "어이~ 며느리~ 고기궈~" 하는데
"~야, 고기굽자" 하는것도 아니고 가만히 앉아서 종부리는듯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확 상하길래
"저 어제 캠핑가서 고기많이 먹어서 생각없는데요~" 했어요
그러자 식구들 다 온 뒤에 "쟤 내가 고기 구우라니까 어제 먹었다고 생각없다더라~ 누가 지 먹으라고 구우라고 했나? 시댁 식구들 드시라고 구우라고 했지~"
이러면서 막 웃긴다고~ 농담처럼 그러더라구요
옆에서 서방님(고모부)가 너무 그러지 말라고 그런거 다 되물림 된다고 하니까
"쟨 아들만 둘인데 뭐가 걱정이야~ 야! 넌 좋겠다? 며느리만 둘 봐서?" 이러면서 막 웃는데
사람 바보 만드는 기분 들더라구요
그래서 다음날 전화해서 어제 기분 너무 상했다고 하니까
헐~ 너 그거 진심으로 받아들였니? 어쩜좋아~ 야! 내가 웃자고 한소리지 그런말을 설마 진심으로 했겠니?
너 나 아직도 모르니? 농담이야 농담~ 내가 왜 널 가지고 장난치겠니~
그럼 내가 여태 하는소리 진심으로 받아들인거야? 그러길래
형님 평소에 뼈있는 말도 농담처럼 자주 하시지 않냐고
나중가서 "내가 그때 그런말 괜히 한줄아니? 다 너 들으라고 한소리야~" 이러지 않았냐고...
그리고 어제일은 농담이었다 하더라도 불쾌했다고 하니
뼈있는 농담인지 진짜 웃자고 하는 소리인지는 니가 걸러 듣는줄 알았다만~
그래.. 내가 농담으로 했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다면 안하는게 맞겠지
너한테 그런 농담은 줄이도록 노력해볼게
그렇지만 내 성격이 어디 가는건 아니니까 혹시 또 그러더라도 니가 이해해줘라
그러길래
그럼 앞으로 형님 그런 농담하면 같이 받아쳐도 되죠? 하니까
야 그렇다고 너 너무 안하무인으로 굴면 안된다 그러더라구요
끊고 나서 그래 말하길 잘했다 형님도 앞으로 조심하겠지 하는 맘에 맘이 한결 가볍더라구요
그 뒤로는 야,너,이름 대신 올케라고도 불러 주더라구요
그래서 "올케라고 불러주시니 듣기 좋네요~" 했어요
그렇게 잘 풀리나보다 생각했는데
지난번에 시댁에서 만난 형님한테 또 한번 멘붕왔어요ㅠ
형님이 남편한테 요새는 퇴근 일찍하니? 하고 물었고
남편이 요샌 일찍 퇴근한다고 평균 8시라고 하길래
제가 "엥? 8시? 평균 11시잖아~ 밤마다 어디서 뭐하고 다니는거야~" 이러니까
형님이 웃으면서 농담으로 "넌 둘째 부인이잖아~! 첫째 부인이랑 놀다 들어가야지~" 이러는데 또 황당한거예요
넌 둘째부인?? 첫째 부인이랑 놀다 가야 된다고?? 이게 농담으로 할소린가??
옆에 애들 다 있는데......
저 결혼 8년차구요 큰 애 내년이면 학교 들어가요..
아무리 농담이라도 다 큰 애들앞에서 저런말은 참 난감하구요..
저런 농담에 뭐라고 받아쳐야 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순간 황당해서 말이 안나와요..
제가 웃자고 하는 소리에 예민하게 구는 건가요?
그냥 전처럼 웃어 넘기면 되는 건가요?
객관적인 시각에서의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