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에서 배운 주옥같은 경구들...
특히 "효도는 셀프다" 이 말로 승질나는 마음 달랩니다...
울남편 효자입니다.
막내인데 위에 누나, 형보다 경제적 능력이 더 있어서인지
시댁 생각 많이 하구요... 누가 보면 장남인줄 알아요 ㅠ
내년 봄 아버님 팔순 벌써 걱정합니다.
자기 혼자 다 부담하려는 맘도 있는 것 같아요 ㅜ
그래도 다행인 건 며느리인 저한테까지 효도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
올겨울은 제 친정아버지 칠순인데
친정은 형제가 많고 10년전부터 형제들끼리 계를 해서 모아놓은 돈이 많아서
가을에 친정아버지 어머니 유럽이나 미국 보내드릴 생각이라 별 걱정은 없어요.
근데 어제 저녁에 내년 아버님 팔순 얘기 하다가
2년전 어머님 칠순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때 특별한 잔치같은 건 안하고
어머님이랑 이모님 두분이 함께 중국여행을 다녀오셨어요.
남편이 여행가시는데 용돈 좀 드렸다고 그걸로 칠순 퉁 친다고 해서
그래도 되나 했지만 괜찮다고 하도 그래서 게으른 며느리라 걍 넘어갔어요 ㅜ
사실 전 그렇게 좋은 며느리는 못되거든요.
결혼한지 11년인데 항상 남편 선에서 해결합니다.
시댁 어른들도 좋게 말하면 자율, 나쁘게 말하면 무심하신 편이라
저도 그냥 그냥 넘어간게 많네요...
그래도 어머님 칠순 넘 신경안쓴것 같아서 계속 죄송하던 차에
어제 그얘기가 나와서 아직도 죄송하고 맘에 걸린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자기가 할 거 다해서 괜찮다네요...
어떻게 했냐고 계속 물으니 어쩔수 없이 실토한 말이...
2년쯤 전에 어머님께 500만원 드렸답니다.
이모님들이랑 여행 다녀오시라고...
그 돈은 남편이 알바 해서 번 돈이고 전 모르는 돈입니다.
생활비나 월급과는 전혀 상관없는 돈이죠...
자기가 힘들게 번 돈 어머님 드리고 싶어 드린건데
제가 뭐라 하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배신감도 느껴지고
우리 친정엔 그렇게 못하니 죄송하기도 하고...
정말 어젯밤 기분이 참 나쁘더라구요.
저도 할말은 하는 성격이라
솔직히 기분은 좀 언짧다, 혼자 쥐도새도 모르게 (시댁에서도 저한텐 비밀로 하시고) 하고
친정에도 공평하지 못하고 (사실, 일하는 저땜에 친정부모님들이 애들 오후에 봐주세요)
어쩌구 했습니다.
남편도 조금은 미안해 하더군요...
그러다 82에서 배운 교훈으로 속상한 마음 달래네요.
"효도는 셀프다"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