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만나러 다녀올 일이 있어서 아주 오랜만에 기차를 탔어요.
KTX라서 동반석이 있었는데, 동반석 바로 뒷좌석에 앉게 되었지요.
제 앞에는 6살이라는 아이 하나와 젊은 부부 가족이 있었고,
옆의 다른 동반석에는 늦둥이를 둔 것으로 보이는 아이 셋 둔 40대 부부로 보이는 가족이 있었어요.
아이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어수선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두 가족의 행동이 하나하나 너무 비교되더군요.
아이 하나 둔 젊은 부부는 아이 비위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어요.
목소리도 크고 소리도 제법 질러대니 조용한 기차 안이 그 아이 때문에 시끄러운데도
제지하지 않고, 아이가 큰 소리로 묻는 질문에 너무 친절하게 답을 합니다.
아이가 아빠한테 핸드폰 달라고 하니 아빠라는 사람이 핸드폰을 주고,
아이는 당연히 이어폰 같은건 없이 아이용 어플을 켜서 숫자 계산 게임을 하네요.
무슨 캐릭터인 것 같은데 덧셈 문제를 내면 아이가 맞추는겁니다.
아이가 잘 모르면 엄마한테 물어요. 엄마는 조곤조곤 설명을 합니다...
이 부부한테 정말 짜증이 나더군요. 한 마디 하고 싶었는데 남편이 말려서 참았어요...
(남편의 지론은 저런 사람은 말해봤자 싸움이나 나지 소용없다,거든요)
반면 옆에 있는 아이 셋 둔 40대 부부는... 이 아이들도 조용하진 않았어요.
셋이나 있으니 셋이 투닥투닥할 땐 시끄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정도로 시끄럽게 한다 싶으면 바로 부부가 제지합니다.
그러다보니 애들이 심하게 언성 높이지도 않고, 셋이 킬킬대다가도 엄마가 기차에서 그러면 안되지, 하니
바로 웃는 소리도 줄어듭니다....
6살짜리 아이도, 10살부터 3~4살 보이는 아이까지 터울진 세 아이도..
기차에서 떠들고 시끄럽게 한 것은 마찬가지인데 부모의 행동이나 그에 대한 아이의 반응에 따라
참 달라보이네요.
6살짜리 남자아이는 엄마가 멋을 잔뜩 부려 페도라(?) 모자에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티셔츠,
멋지게 깎은 머리가 제법 귀여웠음에도 얼굴을 보니 뭔가 짜증이 나고 얄미운 느낌...
다른 세 아이는 그냥 평범한 아이들인데 얄미운 느낌이나 그런건 없고 아이들이니까 저렇지 하고 용서가 되는..
그런 느낌이 드네요...
제발 기차의 그 젊은 부부가..
본인의 행동에 따라 본인의 귀한 그 아들이 밉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