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어렸을적에는 무엇을 보고 경험하느냐가 참으로 중요한거 같아요

... 조회수 : 4,635
작성일 : 2013-06-08 12:43:18

어렸을적에 저는 시골에서 살았는데요

제가 7살 때 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사시는 고모님 댁에 놀러갔어요

그런데 그날 밤... 고모님 손님들이 찾아오셨더라구요

그래서 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인왕산 근처에 가셨는데...

길거리 레코드 가게에서

빈센트라는 곡이 흘러나왔어요.

stary stary night~~하면서 DJ가 별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지나가가다 아버지하고 그 노래를 끝까지 들었는데요

지금 나이가 40이 되어

고모와 고모부 아버지도 돌아가셨지만

그 때 들은 빈센트라는 노래가 평생 잊혀지지 않네요

7살짜리 애가 팝송을 어떻게 기억하냐라는 질문도 하시겠지만

워낙 인상이 깊었거든요....

그리고... 어렸을적에... 아버지께서는 저를 무릎에 앉히시고

우리나라 역사와 지구 과학을 설명해주셨어요.

임진왜란은 왜 일어났고... 한글은 어떻게 창제되고

지구는 어떻게 탄생하고, 달은 지구 주위를 돈단다 등등

아주 쪼그만한 아이한테 왜 그런 설명을 해 주셨는지 모르겠으나

그 일로 학교 다니면서 역사와 지구과학 물리는 거의 만점 맞고 다녔네요.

또한 아버지가 육체 노동자이셨는데

어렸을적에 아버지가 일하는 공사장에 자주 놀러갔어요

그러면 아버지 친구분들이 노래부르라고 하면

노래 부르고 백원짜리 하나씩 받아오곤 했거든요

그러면서... 어머니께서는 저한테

너는 몸이 안 좋으니 아버지처럼 육체 노동자가 되지 말고

공부하라고 그러셨는데 그게 아마 5~6살 때였어요

그게 계기가 되었는지

철이 너무 일찍 들어서 학교 다닐적에 공부로 부모님 고생 덜 해드려야겠다 했네요

아.. 물론 떨어져서 지금은 평범한 사람이 되었지만

그게 계기가 되어 고시도 몇 년간 준비했었네요

제 잘난척은 아니구요

지금이야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나

어렸을적에 아이한테 동기부여하는게 중요한 듯 싶습니다

어렸을적에는 꾸중도 좋지만 칭찬과 자연스러운 학습이 중요한거 같아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우느냐가

어쩌면 평생 가는 듯

 

억지스러운 사교육이 아니라

뭔가 아이한테 좋은 추억도 심어주고

경험해주고 하는게 좋다는 의미에요

그렇다고 제가 잘 난 사람은 아니구요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그래도 그나마 괜찮은 학교 나와서 조금 괜찮은 직장 다닐 수 있는게

어렸을적의 경험들인 듯 싶습니다

IP : 203.237.xxx.7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3.6.8 12:48 PM (211.209.xxx.15)

    좋은 글입니다.

  • 2. ...
    '13.6.8 12:55 PM (222.108.xxx.252)

    원글님 말씀에 100% 동의합니다.

  • 3.
    '13.6.8 1:00 PM (58.236.xxx.74)

    아버님이 육체노동하셨다는 대목이 가장 감동적이예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도 밖에서 몸을 써서 일하면 집에서 자식에게 살갑게 이야기 잘 안하게 된다던데.
    참 좋으신 분이네요. 지구와 역사까지도.

  • 4. ...
    '13.6.8 1:01 PM (59.15.xxx.61)

    어버님이 훌륭한 분이시네요.
    비록 육체 노동자였지만
    지식이 풍부하고 현명한 분이신 것 같아요.
    따님 사랑도 느껴지구요.

  • 5. 공감 되어 지는
    '13.6.8 1:03 PM (114.200.xxx.253)

    저 어릴때 센토~ 하면서 따라 불렀는데요...
    커서 알고 보니 그건 Stand for~ 하는 가사이더라구요.
    어렵고 힘들때 에이스오브 쏘로우 하며 슬며시 되뇌어지는 노래의 추억
    참 소중합니다. 먼나라 에서는 메모리얼벨류라고 그러더라구요.
    "동기부여" 라는 좋은단어 마음에 담아갑니다.

  • 6. 오삼
    '13.6.8 1:26 PM (121.124.xxx.58)

    오래전 아버지와 끝까지들었던 추억의노래가 있으시군요
    원글님 감수성이 풍부하신분 같아요
    아버지도 따님의 감정 소중하게 여기구요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가곡, 나올때마다 아련해져서... ㅠㅠ

  • 7. 님 아버지
    '13.6.8 1:51 PM (182.222.xxx.104)

    넘넘 멋지고 훌륭하세요. 아버지 많이 그리우시겠지만 좋은 추억과 따뜻한 기억으로 행복하실듯.

  • 8. 내적동기부여
    '13.6.8 1:56 PM (124.50.xxx.131)

    를 그렇게 해주려고 여행도 자주 다니고 많은 사람들 만나보라고 체험학습,
    봉사활동 다니는거죠. 그랬더니 딸아이가 지리는 백점,역사,고고학에 관심이 많아
    전공결정하는데 우리랑 뜻이 달라 고민중이에요.

    인생에 미래를 결정지을수 있는 귀인 한명 만나는게 천운인거 같아요,.
    남편도 애들한테 역사지식,공부방법(남편도 개룡남) ,직접 공부하면서 자격증 따기...
    50 다돼서 게으르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하는데 둘째 아들은 사춘기라서 시큰둥..
    본인힘으로 뭘 이룩해 볼려는 의지가 약하네요. 너무 잘 갖춰진 환경이라 절박함이 없어서인지....

    그래서 서서히 손을 떼고 우리둘이 잘살자로 맘이 굳어 집니다.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뭘해도 무한정 기대하고 착각하지 않을려고
    냉정해 집니다.

  • 9. 부모님
    '13.6.8 2:10 PM (1.235.xxx.88)

    부모님도 온화하고 좋으신 분들이었던 것 같고
    그걸 그렇게 잘 받아들인 원글님도 성품이 좋은 분이었나 봅니다.
    글에서 안정감과 포근함이 묻어나요. 가정 분위기가 그렇지 않았을지...

  • 10. ,,,,
    '13.6.8 3:18 PM (121.157.xxx.233)

    돈이 많다고 휼륭한 부모는 아니죠

  • 11. 겨울
    '13.6.8 4:35 PM (112.185.xxx.109)

    그거 님이니까 그렇죠 아무나 그렇나요

  • 12. ---
    '13.6.8 4:47 PM (188.105.xxx.131)

    너무 잘 갖춰진 환경이라 절박함이 없어22
    양날의 칼

  • 13. ..
    '13.6.8 10:49 PM (182.214.xxx.74)

    아들 아닌가요,

  • 14. 좋은 부모님..
    '13.6.8 11:04 PM (118.218.xxx.72)

    따뜻하고 좋은 글이네요..좀 열악하더라도 아이에게 좋은 감성과 경험을 주는 환경..

    저도 노력해야 겠어요~^^

  • 15. 정말
    '13.6.10 10:37 AM (210.121.xxx.14)

    정말 좋은 글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4544 공황장애초기ㅣ 9 아휴 2013/08/09 4,025
284543 이 엄마 개념이 있는건가요?? 7 .... 2013/08/09 3,286
284542 엄마가 밥안해놓고 나가서 집안을 다뒤엎은 미쳐도완전미친넘 10 저걸아들이라.. 2013/08/09 4,829
284541 저랑 비슷한 분들 4 열대아 2013/08/09 1,037
284540 같이 있으면 숨막히는 기분이 드는 사람이 있나요? 4 2013/08/09 3,944
284539 에너지 넘치는 딸도 쓰러졌어요 8 에고~딸아 2013/08/09 3,940
284538 이 야밤에 청소기 고민.. 2 ........ 2013/08/09 1,039
284537 적금 나가는 날 잔고가 모자라서 적금이 안 나갔는데... 6 ... 2013/08/09 7,750
284536 수학 머리와 연산은 다른가요 어떤가요?? 12 궁금... 2013/08/09 2,394
284535 주문진 가는길...토요일에 많이 막힐까요? 7 .. 2013/08/09 1,313
284534 너무 좋아요. 8 라스 베가스.. 2013/08/09 2,265
284533 신랑때매 열받아서 맥주좀 마셨네요~ 3 ㅣㄷㄷ 2013/08/09 1,656
284532 20분 방문수업 선생님께 매번 간식 드리시나요? 6 수업 2013/08/09 2,382
284531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전 회장, '채널 A'에 차명으로 100억 .. 2 뉴스타파 보.. 2013/08/09 1,199
284530 예전에 인간극장 내사랑 노리코, 그 일본분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 ... 2013/08/09 3,036
284529 헤어지고 왔어요 12 샬를루 2013/08/09 3,036
284528 직장의료보험료 알면 급여산정 가능한가요? 4 두두 2013/08/09 3,067
284527 에어컨온도가 28도 예요 1 참자 2013/08/09 2,296
284526 jk 글이 완전 묻힌건가요. 지금 읽어봤는데 구구절절 맞는 얘기.. 41 . 2013/08/09 8,983
284525 저는 매해 여름이 최고 더운 거 같아요 4 단순한가봐요.. 2013/08/09 1,044
284524 실내온도 미친거죠? 6 현재 2013/08/09 2,128
284523 남편의 얄미운 한마디 5 ㅠㅠ 2013/08/09 1,740
284522 내일 통영가는데요~ 가는 길에 맛있는거 사갈거 있을까요? 4 통영 2013/08/09 1,481
284521 김소연 너무 이뻐요 5 리본 2013/08/09 2,548
284520 오늘 청담동 미용실에서 -바람피는 아저씨 2 봄바람2 2013/08/09 3,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