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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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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카스 끊었어요.

애고. 조회수 : 6,303
작성일 : 2013-06-06 05:29:32

구구절절 쓰다가 날아갔어요.

그놈의 카스 안하면 그만이지 했다가도 고향도 직장다니던 곳도 아니라 주변에 친구도 없고 그나마 전업주부로 육아하는 지금 숨통 트이는 건 카스였네요.

근데 시부모님, 아가씨, 도련님 모두 친구신청하셔서 수락했었어요. 그러고 몇번 삐걱거렸어요

연말에 남편이랑 아기랑 바람쐬러 어디 다녀온 사진 보고 삐지셔서 전화 안받으시고 다른 며느리들은 연말에 시댁이랑 뭐뭐 ... 그러셔서 남편이 회 사들고 가서 풀어드리고. 금광채굴업자들에게 불타죽은 원주민 기사 보고서 제가 금반지 사양하고프다 올리니 바로 전화하셔서 너 유난떠는거 싫다 나 돌잔치 안갈테니 너네 맘대로 해라.. 그러시고.. 등등요.

어디 놀러나 휴가좀 가면 왜 사진 빨리 안올리냐. 이런 사진 말고 애기 사진 올려라.. 등등 주문도 하시고.

시댁에 매주 가고 일주일에 한번쯤은 전화드려요. 안가면 전화해서 뭐 사와라 그러실때도 있었고. 그러셔놓고 언젠가 시외가 가니 얘들은 오지 말래도 극구 온다고 저희 가고 나면 바로 전화하셔서 시이모님께 전화하신다고 그 며느리 셋이 저보고 진짜 매주 가냐고.. 본인들 눈치 보이셨나보더라구요. 할말 없어서 그냥 웃었어요.

2주 전쯤에 아침밥하다가 카스 올린거 보고 제 친구가 대단하다길래 그냥 애도 아침 먹으니 국만 하나 더 끓여 같이 먹는거지. 하고 대단한거 아니라는 식으로 썼더니 어머니 그거 보고 "너는 애가 밥 줄라고 신랑 밥 차려주냐?" 이러고 댓글 쓰셨네요. 남들 다 보는데다가 그렇게 남기신걸 보니 전 그동안 참은거 다 올라와서 심장까지 벌렁댔어요. 어머니 입장에선 그렇게 꼬아서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냥 카톡을 하시든 기분 나쁘시면 담에 보거든 말하시지 친구들과 얘기하는 곳에다 그렇게 쓰시는면 제 사생활은 뭐가 되나 싶구요.

신랑도 그 카톡을 보고 기분상하다고. 제가 당분간 시댁 못가겠다니 알겠다고. 전 바로 시댁 카톡 끊고 댓글 지웠어요. 뭐 구구절절 변명하고 시어머니 기분 풀어드리고 하고 싶지도 할 힘도 없었어요. 그동안 잘하려고 하면 더 막말하시는거 다 참고 지낸게 바보지 나도 그냥 내 기분 드러내고 살아보자 싶어서요.

3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살면서 처음 들어본 말 많았거든요. 지랄... 며늘바가지.. 남편 키 170도 안되는데 160인 저보고 키작다고. 말랐다고. 화장안하고 다니니 그러면 내 아들 바람난다는 둥.. 결혼 전부터 왜 애 안생기냐고 하시면서 코렐밥그릇 볼록하게 밥 두번씩 갖다주시면서 빨리 먹고 아들 낳으라고.. 그러시는 거 네네 하고 말았어요. 근데 올 초에 어머니 생신때 좋아하시는 갈비집 예약하자 하니 남편이 고기 몸에 안좋다고 횟집가자했다가 제보고 차려봐라 했다가 하면서 어머니 어디 가실라냐고 몇번 여쭤볼때마다 그냥 중국집 가자 하시더니 결국 당일에 갈비집 가시겠다고 하시고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는 저 보자 마자 "진작 이러면 되는 걸 왜 지랄이냐 난 여기 아님 식당같지도 않다" 그러세요. 신랑은 차대고 오느라 옆에 없었고 옆에 있던 아가씨가 왜 엄마가 이랬다저랬다하고서 언니한테 그러냐 한마디 했어요.

전 그닥 쿨하지 않아서. 신랑 말대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재주도 없고. 그런 한마디 들을때마다 쪼그라들었어요.

시어머니탓 안할려면 결국 내 탓 하게 되고 그러면 자괴감만 들고. 다행히 신랑이 다독여주지만 매번 그럴수록 괜히 남편에게까지 서운하려고 해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겨우 2주 안가고 다시 시댁에 갔네요. 더 오래 안가면 아예 못갈거같고. 그냥 가서 식당 가서 밥만 먹고 왔어요. 아무 일도 없던것처럼요. 어머니도 아무말 안하셨어요. 무슨 생각을 하긴 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그럴거에요. 그냥 한달에 한두번이나 가서 아들 재롱 보여드리고 밥 먹고 오면 되겠죠. 생전 어머니랑은 말도 안하는 남편한테 예전에는 어머니도 나처럼 아들 귀하게 키우셨는데 너무 그러지 말라며 편들어드리곤 했는데.. 제가 상처받아가면서까지는 못하겠어요. 가끔은 외로워보이는 어머니 삶 보다는 저는 저랑 남편, 아기 저희 세식구 행복이 우선이네요.

IP : 59.18.xxx.10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6.6 6:38 AM (37.24.xxx.45)

    시댁 식구들 보는 카스라면 끊고 볼 일이지요..
    시어머니 카스에도 한마디씩 하시지 그랬어요;;;
    발길 좀 뜸하게 끊으시고 세식구 행복부터 챙기세요!!!

  • 2. 헐....
    '13.6.6 7:23 AM (175.212.xxx.246)

    아침댓바람부터 본 첫글이 대단하네요
    시어머니 하는 꼴이 비위상해요 뭐 저따위....
    한달에 한두번도 많이 가는거 아니에요?
    결혼생활에 충실해야하는게 의무긴해도 내 자존심 짖밟혀가며 시댁에 그렇게 까지 해야하는건 아닌거 같아요
    어휴..시어머니 참 지랄염병이네요

  • 3. ..
    '13.6.6 7:31 AM (112.165.xxx.149)

    원글님이 말씀하신 그 자괴감.. 뭔지알아요.
    요구에 맞추자니 내속이 썩고
    안맞추자니 세상없는 나쁜 며느리 되는거같고..
    저도 만6년인데 시아버지때문에 요즘 마음이 넘 괴로워요... ㅠㅠ
    할도리만 하면서.. 내속 문드러지지 않게끔.. 적당히 하고 살아요 우리...
    카스 끊은건 잘하셨어요.
    스트레스의 싹은 잘라버려야 하니까요.

  • 4. ...^
    '13.6.6 7:42 AM (117.111.xxx.152)

    열개 대접 받을거 저런식으로 며느리 만만하게보고 막말하고 그럼 하나도 못 챙겨 받는거 모르는 시엄마들 많아요
    남의집 자식이라고 저 밑에 두고 근거없는 우월감에 쩔어 사는
    ....며느리는 뇌가 없어 시댁 식구들 한심한 모습은 못보는줄 아나...아마 시엄마가 며느리한테 하는 것처럼 며느리도 시엄마한테 할 말 다 하믄 시엄마들 뒷목 잡을래나요?
    결혼하고 초반이라 잘하려는 며느리는 보지 못하고
    에고 그저 한심 한가 봅니다... 자기는 얼마나 잘 하고 살았데요? ㅋㅋ 시엄마가 깔아 뭉갤때 굽히고 들어가면 더 만만히 보드라구요...대거리 할 필욘 없지만, 기분 나쁜티는 내셔도되요
    카스 잘 끊었어요

  • 5.
    '13.6.6 8:06 AM (175.213.xxx.61)

    저도 끊었어요
    이제는 어디 놀러간얘기 먹으러 간얘기 실컷올리고 하하호호 맘껏 수다떠니 왜진작 이리 못했나싶더군요

  • 6. 저위에..
    '13.6.6 9:46 AM (125.177.xxx.64)

    세상에님 글중에 -시댁은 가족이 아니라 어느 때는 남보다 못해요. 거리를 두는 게 서로 상처를 적게 받더라고요.
    이말 격하게 공감 합니다

  • 7. ...
    '13.6.6 10:25 AM (122.36.xxx.75)

    열개 대접 받을거 저런식으로 며느리 만만하게보고 막말하고 그럼 하나도 못 챙겨 받는거 모르는 시엄마들 많아요 22222

    원글님 할말하고 사세요 부당함을 당했을때 가만있으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무언의 암시에요
    님이 가만있으면 저런 막돼먹은 사람들은 호구 잡았다생각하고 자기 스트레스 마음대로 풀어요
    그러면서 겉치레로는 시어른과 며느리 도리로 살짝 포장하구요
    저도 원글님 시어른만큼 저희 시댁도 만만치 않았는데요..
    부당함 당하면 제할말 했어요.. 그러면서 일이 더 커지긴했지만 계속 반복되고 제권리 찾을려고
    노력하니 저한테 입찬소리못하시고 잘 해주시네요 ....
    지금부터 시작이니 나한테 함부로 대하는 사람한테는, 만만한 사람 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 8. ...
    '13.6.6 4:44 PM (183.99.xxx.238)

    ㅎㅎ 카스 끊는 사람 많아요
    특히 시가랑은 절대 하는게 아니고요
    시가도 며느리에게 하자고 하면 안되죠 모르는게 약입니다
    대부분 자랑글인데.. 그런거 보고 좋단 시가 없어요

  • 9. //
    '13.6.6 8:35 PM (175.213.xxx.25)

    지랄이라뇨. ㅜㅜ 왜그런 취급 받고 사세요
    남의귀한 딸한테 무슨막말인가요
    참 어지간하세요. 그러고 사시는게.

  • 10. 지랄이라니
    '13.6.7 2:09 AM (118.218.xxx.191)

    딸한테도 못하는 말을........

    원글님 대단하십니다..(이거 비꼬는거 절대 아닙니다)

  • 11. 저도~
    '13.6.7 3:17 AM (110.70.xxx.86)

    울어머니랑 비슷하네여~ 어머니 말씀이라면 네네 했더니 만만히보고 이래라저래라... 잘나지도 않은 아들 엄청 자랑하면서 며느리 인신공격이나하고...암튼 전 카스 안합니다~

  • 12. 원글이
    '13.6.7 4:33 AM (59.18.xxx.103)

    출산전까지 일하면서도, 제 부모님에게도 살면서 할말 못하고 살진 않았는데 남편 입장이란걸 자꾸 생각하다보니 시부모님 얘기에는 뭐라 토를 못달겠더라구요. 근데 이젠 착한며느리 코스프레 그만 하려구요. 잘할려고도 말고 그냥 자식이니 최소의 도리만 하고 나머진 우리 셋 잘사는거, 나 행복한거만 생각하자 싶네요.

    쌍자음 소리는 거의 듣도 못하고 살아온지라 시어머니 입에서 저에게든 혼잣말이든 듣게 되면 말문이 막혀서 또박또박 말대답 할 자신도 없고.. 그냥 방법은 자주 안 만나고 만나더라도 말은 많이 안하는 거같아요. 남편도 "울 엄마 말중에 말같지도 않은 것도 있으니.."라고 할정도라 제가 아이 생각해서라도 그냥 나보고 듣고 흘리라 하지 말고 어머니 우리 듣는데서 막말하시면 뭐라고 하라고 했더니 요즘은 가끔 얘기하네요. 괜히 떼찌 이놈 따라하도록 시키는 것도 하지 말라 하고 두돌도 안된 애기 탄산음료 먹이고 본인 드신 소주잔 헹궜다고 거기에 물따라주시는 거 보고 그런거 하지좀 말라고 하더라구요.

    시어머니는 몸으로 고생 다 하시고.. 왜 그런걸로 자식들한테 본전은 커녕 면도 안서게 스스로 깎아내리시는지.. 미운 감정에 불쌍한 생각까지 들어요. 나는 지금부터라도 내 관리 잘하고 내 자아 잘 찾아서 나중에 아들한테 저런 모습 안보여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글 보시면서 답답한 분들도 많으셨을텐데 답글로 조언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한번에 다 할 순 없겠지만 친구 끊고 카스를 계속 하기로 한 것, 시어머니가 다시 친구신청 하셔도 안받아주니 전화하셔서 "너 나랑 친구하기 싫냐? " 물으시니 "네. 저도 어머니도 기분 좋을거 없으니 끊으려구요." 라고 말한 것이 전 첫걸음이었네요. 앞으로도 그렇게 조금씩 제 생각 더 말하고 살라네요. 제 마음이 건강해야 앞으로 제 삶도, 제 가족도 행복할거같아요.

  • 13. ㅎㅎ
    '13.6.7 5:19 AM (202.156.xxx.12)

    잘하셨어요.
    애초에 친구하는게 아니라는....
    전 블로그하는데 시댁식구들 전혀몰라요.
    거기서라도 시댁욕도 못하면 병날거 같아서요.
    잘하려고, 그래도 손주보고싶으시겠지 싶어서 해드리는걸...
    복을 차는 어른같지않은 어른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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